분당이 답인가?
진중권이야 진작에 "얘네들과 무슨 진보를 합니까?"라고 하면서 따로 갈 것을 이야기한 바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아니더라도, 홍세화까지 나서서 갈라서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태가 보통 심각해진 것이 아니라는 증거다. 손호철은 노기어린 음성으로 분당하라고 종용을 하고 있고, 상황이 이렇게 진전되다보니 이젠 말 좀 한다는 사람들이 나서서 바뀌어야 한다는 둥 어떻게 하라는 둥 훈수를 두고 있다. 솔직히, 쪽팔린다.
진보블로그에서도 이런 이야기들이 이제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민주노동당에 대하여 싫건 좋건 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리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겠고.
겨울철쭉님은 "민주노동당, 분당이 답인가?"라는 분석적인 글을 올렸고, 이에 대하여 새벽길님은 "민주노동당의 분당이 답이라고 생각하면서..."라는 글로 트랙백을 걸었다. 두 분 모두 고민이 많은 듯 싶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아직 정리를 하지 못했다. 행인이 민주노동당원이 되기로 결심했던 이유, 민주노동당 상근자가 되면서 가졌던 목표가 있었고, 지금 상황을 근거로 이 결심과 목표를 수정해야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지금 당의 현재는 분명히 어떤 결정을 내리라고 행인에게 요구하고 있다.
처음에는 적어도 4월 총선까지 당에서 내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때까지는 버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복직준비를 하면서도 전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난 토요일, 중앙위원회 결과를 보면서 이 마음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과연 이 난장판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가만 앉아서 총선 공약이나 다듬고 있으면 다 끝나는 걸까?
분당이 답이라고 분명하게 말할 자신은 없다. 그러나 적어도 시스템 자체가 변화되지 않는다면, 이 당은 존립이 불가능하다. 그건 정파니 뭐니 하는 입장에서 보더라도 그렇고 정파하고는 무관한 행인같은 입장에서 보더라도 그렇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선거를 위한 봉합만 했다가는 총선 자체도 돌파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이후 역시 예측할 수 없다. 구조의 문제는 정파가 아니라 상식이기 때문이다.
일 할 수 있는 사람을 보냈나?
진짜 각 정파에게 묻고 싶은 것. 특히 NL에게 묻고 싶은 것이 이거다. 의원실, 중앙당, 시도당에 보낸 당신들의 조직원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발해서 보낸 건가? 정말 성실하게 자신의 위치에서 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골라서 추천하고 선발한 것인가?
작금 벌어지고 있는 자주파와 평등파 간의 대립, 이거 솔직한 얘기로 진짜 이념과 사상의 대립이 아니다. "주사파는 X같은 것이여~"라고 한 쪽에서 이야기하면 다른 쪽에서는 "니덜은 더해"라는 공방만 있을 뿐이다. 거기 어디에 북한 주체사상에 대한 이론적 이야기 한 번 나온 적이 없다. 한 쪽은 몰아서 주사파라고 비난하고 다른 한 쪽은 주사파가 없는데 왜 유령을 붙잡고 이야기하냐며 비아냥 댄다. 여기에 무슨 사상적 대립이 있나? 기껏 친북이냐 종북이냐 거기서 거기다.
실제 문제는 바로 불신이다. 그리고 그 불신의 바닥에는 상식을 벗어난 파행이 있었다. 게다가 이런 파행의 원인제공자는 내가 아는 한 대부분 자주파들이다. 열거하자면 한도 없다. 각 시도당에서 발생하고 있는 회계부정, 중앙당에 있는 도대체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없는 각종 부문위원회, 거기서 일하면서 자신이 해야하는 업무가 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집회동원능력만 과시하려는 당직자들, 논공행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부 의원실의 보좌관 인선, 대선 기간 동안 이루어진 이해할 수 없는 자금집행과 인력충원,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역위 장악을 위한 부정행위 등.
이건 사상이고 이념이고를 떠난 차원의 문제다. 일반의 상식으로 보더라도 기가 막힌 일들이다. 진작에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들이 문책되었어야 할 일들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한 쪽은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항의를 했고, 다른 한 쪽은 그게 뭐 어떻냐고 항변했다. 그런 와중에 독특하게도 사고를 친 집단의 구성원들 중 일부가 조선노동당에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의 신상명세를 넘기는가 하면 북핵에 대해서 자위권의 발동이라고 찬사를 보내거나 독도에 군대를 보내자고 하는 한편 더 나가서는 대마도도 우리땅이라는 진보정당에서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들을 했다.
그러니 신뢰를 할 수 없는 거다. 저것들이 잡고 있는 한 당은 망한다는 극단의 불신이 남아버린다. 이거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다. 사고 친 넘들 책임을 묻고 그간 먹은 거 다 토해내게 하고 다시는 당직에 나올 수 없도로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되지 않는다. 노무현 탄핵 당시 제일 먼저 탄핵반대촛불집회 달려갔다고 자랑하던 그 인간도 이번에 지역에서 출마한다고 하고, 조선노동당에 넘긴 당원인적사항이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그런 것이 없었다고 변론하던 사람이 지역에서 출마한다. 그리고 그것도 그동안 있었던 과오에 대해서 일언반구 반성 한 마디 없이. 신뢰가 가나?
일 할 수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제대로 했다면 정파고 나발이고 사실 지금 상황에서 문제가 될 수 없다. 정파의 문제는 순전히 미래의 문제로 남게 되었을 것이고 지금과는 다른 차원에서 논의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사람 앉쳐 놓는데 급급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조차 분간하지 않고 우리편이면 무조건 괜찮다는 사고방식으로 사람들을 중요한 위치에 밀어넣었다. 이용대가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으로 가당한 사람이었나? 김선동이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으로 마땅한 사람이었나? 이런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걍 우리 편이고 우리 사람이고 우리 대빵이니까 밀어 넣는다. 이게 문제였다.
종북인가, 친북인가?
이제 실무차원을 넘어 말 그대로 지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이 보여준 행위, 특히 북한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 행위들의 전말을 살펴보자. 여기서 자주파(&다함께)와 그 외의 집단 간에 충돌이 발생한다.
당내 다수를 장악하고 있다보니 대부분 자주파의 입장이 관철되는 선에서 당 내 대북정책 및 이와 관련된 각종 정책들이 결정되어왔다. 대표적인 것이 조사당과의 교류. 조선사회당, 즉 조사당은 형식적으로 북한의 야당이다. 그런데 조사당의 실제 사업은 조선노동당의 비서역이다. 지금까지 북한과 교류한 어떤 정당도 조선노동당과 동위의 대면교류를 성공한 역사가 없다. 왜? 당연한 결과다. 조선노동당은 남한의 모든 정치세력을 자신들이 지도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그런데 어디 감히 남한의 정당 나부랑이가 조로당과 직접 교류를 하나?
그러다보니 그 비서역할을 하는 조사당에게 일단 말이라도 붙여 봐야 조로당과 통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조사당에 달라 붙는 것은 조로당이 남한 정당들을 지도하는 정당임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집권을 목표로 하는 민주노동당이 세상이 뒤집어져도 집권의 가능성이 없는 위성정당과 교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코메디다. 상전벽해가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조사당이 북조선을 장악하는 것은 백년하청이다. 차라리 미국 공산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바라지...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기껏 한 일이 뭔가? 조사당에 버스 갖다 주면서 그걸 북한과 정당교류한다고 선전한 것이다. 조중동 욕할 일이 아니다. 행인이 한국에서 언론인이라 하더라도 그걸 뉴스로 만들 생각 하지 않는다. 니들이 그러면 그렇지 할 뿐이지.
또다른 예를 들어보자. 남한 사회에서 민주노동당만큼 615에 목매다는 정당이 없다. 615 시즌만 다가오면 민주노동당은 무슨 명절 만난 것처럼 난리 북새통을 벌인다. 항상 궁금한 것이 도대체 민주노동당은 무엇 때문에 615에 그렇게 환호하는가이다. 실제 이번 대선에서 그 웃기지도 않은 "코리아연방"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민주노동당은 구체적인 통일방안을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민주노동당 내의 정파구도가 어느 한쪽이 섣불리 자신들의 통일론을 관철시키기 어려운 상황때문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그랬다.
여기서 615선언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 그것은 5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합의문이다. 그것도 실제 내용은 별로 없는 구호에 불과한 합의 뿐이다. 여기에는 민주노동당이 환호작약할 어떤 내용도 없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그동안 615행사에는 불러주지 않아도 대규모로 내려가 자기 생일상 받은 것처럼 난리를 피웠다. 615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그 추상성, 그리고 장래의 효용에 대해서는 어떠한 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고서 말이다.
민주당이나 열우당이 그랬다면 이해를 하겠다. 그거야 김대중이 만들어낸 업적이고 그 덕분에 김대중이 노벨상까지 받았으니까. 이 대목에서 행인은 차라리 노태우가 노벨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 남북교류의 기본 베이스는 노태우의 남북교류협력사업에서 출발했으니까. 만일 615를 노태우가 이끌어냈다면 민주노동당 자주파들은 그렇게 열렬하게 응원했을까? 이런 가정에 대해 나름의 결론을 내려보면 그들은 노태우가 했더라도 좋아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들에게는 북조선의 최고 지도자가 인정받는다는 것이 중요할 뿐 남한에서 누가 그것에 조응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현한 것이 전 사무부총장의 프락션이고 북핵동조고 이번 대선의 코리아연방 방안이다. 기본적으로 코리아연방방안은 그 실체가 없다. 코리아연방이 되면 이루어질 것이라는 10대 과제는 그 자체가 민주노동당의 강령수준이다. 코리아연방이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거다. 게다가 3단계 방안이라는 것 자체가 북한을 자본주의체제에 완전 편입시키는 안이다. 자주파가 "북한식 사회주의"라고 칭송해마지 않는 현재의 북한체제를 완전 해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남한식 자본주의체제에 북한을 흡수하는 것이 될 것이고. 그토록 흡수통일을 반대하던 사람들이 스스로 내놓는 흡수통일방안을 뭐라고 이해해야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통일지상주의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이야기가 뭔지도 모르면서 이것을 통일방안이며 국가비전이라고 떠든다. 뭐하자는 이야길까, 지금?
이러니 민주노동당 안의 자주파가 자신들을 친북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그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받지 않을 수가 없다. "종북"이라는 표현 자체도 어설플 정도다. 조승수가 북한을 왕조라고 표현했지만 그 말 자체가 형식적으로는 문제가 있을지라도 내용적으로는 사실 아닌가? 조선노동당으로 가장된 김씨 일족의 유일세습체계를 단지 왕이라는 호칭만 쓰지 않는다고 해서 왕조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인가? 행인은 오히려 왕조라기 보다는 정교일체의 사회라고 볼 정도다. 일전에 당 내에서 문제가 되었던 행인의 성명서에서도 밝혔듯이 지금 당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북"의 현상은 일종의 신앙일 정도다.
이 판국에서 새로운 사회의 대안을 고민하는 움직임은 어쩔 수 없이 둘로 나뉠 수밖에 없다. 현재 당세를 장악한 당권파, 조승수의 표현을 패러디하자면 왕당파인 자주파가 해왔던 대로 북한의 입장에 그대로 편승한 형태에서 사회를 설계할 것인가, 아니면 그와는 전혀 관계 없이 남한사회 자체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사회를 설계할 것인가이다. 여기서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당을 쪼개니 마니 하는 상황이 전개되게 된다.
계급정당, 정책정당은 꿈인가?
민주노동당은 당명 자체에서 일정한 사회계층 혹은 계급의 이해를 반영하는 정당임을 천명하고 있다. 비록 "대중정당"이라고 하는 용어를 쓰고 있지만 당의 명칭 등에서 충분히 그 대중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실제 그런가?
예컨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민주노총당"이라는 말을 보자. 민주노총당이라는 말은 당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명칭이 되어야할 용어이다. 그것은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작금 현실은 민주노총이 과연 그 역할을 하고 있는가이고 민주노동당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가이다.
다음으로 보아야할 것은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관계다. 민주노총은 노동조합이라는 노동자의 자주적 결사체들이 모여 조직된 힘을 발휘하는 단체이고 민주노동당은 최고 정치조직인 정당이다. 그런데 지금 당과 민주노총의 관계는 완전히 주종의 관계가 되어버렸다. 그 대표적인 예가 며칠 전 당사로 찾아와 개꼬장을 부린 이석행과 이용식이다.
먼저 민주노총과 당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보자. 어떤 식으로든 각기 노력을 해왔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와 한미FTA투쟁 및 기타 정치투쟁에 있어서 당과 민주노총은 각기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고 그 모든 것을 몰아서 비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있었느냐와는 별개로 과연 무엇을 만들어냈느냐를 보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부당하지는 않다는 것이 행인의 결론이다.
비정규직 문제가 날이 갈수록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민주노총, 여기에 대해서 "투쟁하자"는 말 이외에 제대로 대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당에서 사회협약에 대한 안을 내놓자 정규직의 밥그릇을 줄이라는 말이냐며 난리를 쳤다. 당도 마찬가지다. 비정규위원회 만들어놓고 그 비정규위원회에서 한 일이라고는 비정규현장투쟁에 얼굴 비친 것이 다다. 원내에서 비정규악법이 통과될 때 보여준 무기력은 일종의 한계라고 봐주더라도 그 이후 이에 대한 공격은 대선과 맞물린 정도였을 뿐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과연 민주노동당이 노동자들을 위한 대안세력이라고 인정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고, 게다가 민주노총에 대한 불신이 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당이라는 용어가 자랑스러울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 반성이라는 것이 용렬하기 이를데가 없다. 구체적인 책임에 대한 이야기 없이 우리 모두 잘못했으니 앞으로 열심히 하자는 두리뭉실한 이야기가 다다. 뭐하자는 건가?
여기에 민주노총당이라는 표현이 달갑지 않은 일이 바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관계다. 며칠 전 당에 이석행과 이용식이 찾아와 "조승수라는 놈이 어떻게 생긴 놈이야? 얼굴 좀 보자"며 같잖은 깽판을 부린 일이 있다. 대마도 원정대장 이용식은 대마도 갈 생각도 않고 민주노총 간부씩이나 하면서 깔짝거리고 있다가 이번 중앙위에서도 역시 웃기지도 않는 양아치 기질만 보여줬다. 이석행과 이용식이 중앙당에 와서 난장판을 벌인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니들이 분당을 하더라도 민주노총은 까딱 없이 자주파를 지원한다는 평등파에 보내는 메시지. 즉 분당을 하더라도 니들이 민주노총의 지지를 얻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는 평등파에 대한 선전포고다. 진짜 조승수에 대해 항의하고자 했으면 여의도에 있는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소로 가서 조승수와 대면하면 될 일이다. 굳이 당사로 찾아와 애꿎은 당대표와 사무총장을 앞에 놓고 개소리할 일이 아닌 거다.
둘째,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을 정치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연대하는 연대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걍 시다발이로 보고 있다는 거다. 민주노총이 돈 대주고 사람대주는데 민주노동당이 어디 감히 민주노총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냐는 의식이 전제되어 있는 거다.
이처럼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관계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는 차원에서 과연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의 이해와 무관하게 노동자 계급 전체에 대한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계급정당이라는 것이 일정한 이해를 가진 이익집단에 완전 종속되어 있는 정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진대, 그렇다면 계급정당 정책정당을 지향하는 정당이라면 이석행과 이용식의 이런 도발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어야 한다. 그러나 오히려 당대표와 사무총장은 무슨 죄인인냥 얼굴 굳히고 앉아서 그 패악질에 송구스러워하는 모습만 보였다. 웃기지도 않는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당 차원에서는 앞으로 한 달 이내에 정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한 달 안에 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총선에 대비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결국 완전한 파국으로 달려가게 될 것이다. 정파에 소속되지 않은 입장에서 말하자면 우선 당 강령에 충실한 입장정리가 있어야 한다. 당 강령을 곡해하면서까지 정파조직의 이해를 관철시키려고 하는 행동은 근절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인적쇄신을 단행하는 거다. 정파고 나발이고 관계하지 말고 정말 일할 수 있는 사람, 능력있는 사람을 일자리에 앉쳐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실용을 주장하고 있는 이명박에게 대응할 수 있다. 정파의 이해관계, 인적 네트워크의 관계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당을 살리고 인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을 고르고 골라 당직에 올려야 한다. 그거 안 되면 끝장이다.
세번째로, 종북주의 청산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 관대한 자세는 필요하다. 그러나 관대함이 아니라 추종의 단계로 가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코리아연방"을 주장한 사람들부터 잘못된 정책대안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걸 자꾸 국가비전이라고 우기면 곤란하다. 남한사회를 식민지로 보는 관점이야 뭐 그렇다고 치더라도 남한인민들 모두를 성조기 흔드는 식민지 주구들로 본다면 그건 오판이다.
개인적으로 고민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 당이 쇄신하길 바라지만 지금 상태에선 요원하다. 진보정당에 대한 희망, 그리고 비전, 이런 거 모두를 잠시 접어야할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내일부터 출근이다. 과연 어찌해야할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
참세상 동영상에서 위아래도 없냐고 소리치던 그 쉐리죠. 웬만하면 욕 안쓸라고 했는데~ 이주노동자들 표도 없자냐~하는 소리에 피가 꺼꾸로 솟구쳐서...쓰발...민주노총당 꼴깞떨고있네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 현장 활동가들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도 분명 많지만, 진보랍네 정치합네하면서 오만하기 이를데 없이 구는 인간들 상판을 다 찢어 발기고 싶다는~ 설초부터 얌전하니 보들보들하니 맘좀 삭힐려하는데 참 힘드네요. 피눈물난다는~ 지금 어떻해야하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걸 실천으로 옮겨서 분당이건 당내부에서건 오염된것들 청소가 될 가능성이 있나요? 그 한줌도 안되는 권력 틀어잡고 있는 인간들이 개소리하는 것들이 개과천선할가요? 아휴 비정규직 처지에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나도 영감님과 비슷한 고민중이염....
나 언제까지 출근해야 하나..... 고민이여
사실 고민 많이 되는 부분이에요; 음... 민노당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은 계속 관심가지고 보는 문제이긴 한데 음... 머 이래저래;; 배우고는 있지마는; 음...
30일 아침 중앙위 결과를 확인하고 미련없이 탈당이란 걸 결행했습니다
도저히 희망이라곤 찾을 수 없는 정파간의 패권구조
끝까지 한줌도 안되는 (비례)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주사파
문제의 본질은 외면한 채 마치 지금 중앙위에서 종북주의 청산이 안되면 끝이라고 탈당협박하는 전진
(종복주의 청산이 중앙위 결정 하나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구요)
정작 새로운 좌파정당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벗어나 버린 탈당과 분당 논의들.
새로운 좌파정당 건설의 필요성을 주사반대로 협소화 시켜버린 전진의 종파성
다수파인 주사야 말할 것도 없지만 소수파를 이루는 전진 역시 현 민노당의 정파담합 행태에 많은 부분 책임이 있는 건 주지의 사실 아닌가요?
이런 식의 당내 논의구조 하에서는
새로운 좌파정당의 건설
(난 이것을 새로운 좌파패러다임의 구성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아직 확실하게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우선 사상적인 측면에서 첫째 통일만이 최고 최선이라는 통일민족주의 배격, 둘째 증오만을 강요하는 반미투쟁의 전환, 셋째 사상양심의 자유를 외치는 좌파정당으로서 웃기는 일인 민주노총등의 배타적지지 종식을 기반으로 갖춰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은 요원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더군요 신년 15일경에 다시 중앙윈가 열어서 논의 하자고 하는데 지금의 정파싸움이 되어버린 논의구조하에서 가능할 것 같지도 않구요
뭐 조용히 탈당했죠..
같이 할 정파란게 있는 것도 아니구요…
암튼 주사파에 대한 감정적인 비난을 앞세운 지금의 당내 분당과 새로운 좌파정당 창당논의로는 새로운 좌파정당의 건설은 커녕 당내 혁신마저 이루기에는 요원할 거라는 생각입니다
한두석의 비례의석에 감사하며 조선노동당 2중대 역할에 만족하는 주사 다수파들과
한줌안되는 기득권에 만족해서 끝내 주사의 족쇄을 벗지 못하는 전진을 주로 한 일부좌파들로 연명하는 민주노동당이 아른거리네요
참, 위 글과 관련하여 한가지..
언젠가 6.15를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라는 성명이 나온 적 있죠?
어이 없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피식 웃음만 나더군요
내가 당원으로 있는 이 당이 진짜 진보고 좌파 노동자 정당이 맞기는 한지……
조금 있음 김일성 김정일 생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라고 떼쓰지 않을지….
출근 축하!
처절한기타맨/ 중앙위 현장에서 있었던 사람들의 낙심하던 소리가 가슴을 치더군요. 이주노동자때문에 건설노동자들이 쫓겨난다고 하는 소리까지 나왔다면 볼장 다 본 이야기죠. 민주노총 안에서 이 문제가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하긴 뭐 대마도 정벌하자던 이용식과 나란히 앉은 사람에게서 나온 소리니 뭐라 하겠습니까만은... 개과천선이요... 저도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삼순/ 이 따라쟁이... ㅎㅎ
에밀리오/ 배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걍 싸움 구경하시면 될 것 같네요. ㅎㅎㅎ
루시앙/ 당게에 올리신 글들 봤습니다. 저도 루시앙님의 의견에 이견이 없습니다. 당내 여러 그룹 중 자주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소위 좌파그룹들 역시 반성할 것이 많죠. 제일 많이 반성해야할 것은 자주파가 저렇게 몇 년 간 야금야금 지역과 중앙을 갉아먹을 동안 왜 지금처럼 전면대결을 하지 않았느냐는 거겠죠. 이 와중에 정파조직과 관련 없이 순수한 개인의 차원에서 진보정치를 고민했던 많은 동지들이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고 황당해하다가 결국 당을 떠났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시하신 세 가지 패러다임에 대해선 동의합니다. 저는 거기 더해서 좌파가 해야할 일 몇 가지를 더하고 싶습니다. 첫째, 웃음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인민에게 웃음을 선사하지 못하는 현재의 엄숙함은 인민들보다 자신들이 한참 위에 있다는 오만함의 발로입니다. 둘째, 인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해야 하는 것이 좌파의 임무입니다. 내가 얘들을 지지하면 뭔가 얻을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 말입니다. 민주노동당이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주장할 때 그것은 살가운 희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희망이 종래 방향을 보이지 못하면서 인민들은 관심을 접게 되고 대안을 찾게 되었습니다. 경제개발이니 일자리 창출이니 하는 것으로 말이죠. 셋째, 우리 자신이 즐거워야 합니다. 스스로 즐겁지 않으면서 무슨 운동을 하겠습니까? 우리 스스로 즐거우면서 동시에 인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정당운동이 과연 불가능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여기에서부터 출발했으면 좋겠어요.
현재 당내에서 요란스레 논의되고 있는 주제들로는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이 요원할 것이라는 루시앙님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당내에서 615 국경일 제정 이야기 나올 때 일부 당직자와 시끄럽게 설전을 벌였던 기억이 있네요. 물론 저와 논쟁했던 그분들, 별다른 논리도 없었습니다. 걍 통일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주장할 뿐이더만요. ㅎㅎ
말걸기/ 읔...
웃음과 희망, 즐거움
맞는 말이죠. 이것 없이 어떻게 사람(당원)들의 신명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요. 2000 2004년 당시의 신명이 아른하기만 하네요
어둡거나 무겁지 않은 당원 개개인의 발칙한 상상력으로 언제나 재기발랄하고 활기가 넘치는 그런 공간을 꿈꾸지만..... 그런 날이 오겠죠?
루시앙/ 루시앙님과 같이 그런 날을 만들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