쑈를 하세요~!
권영길 선본차원에서 한겨레와 경향에 항의방문을 갔단다. 처음에 이 이야기가 돌았을 때, 걍 지들끼리 씨끈벌떡 하다가 관두겠거니 했다. 그랬는데 진짜 갔다. 당 홈페이지에 자랑스럽게 항의방문 동영상까지 올려놨다. 완전 생코메디다.
한겨레와 경향의 두 기사 다 봤다. 그거 볼 때 별 문제 없었다. 되려 이런 기사가 나갈 수밖에 없는 현재의 당 사정이 쪽팔리기 한이 없었다. 자중하고 반성하고 더욱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이 살길이었다. 그런데 정작 해야 할 건 하지 않고 동네 시끄럽게 쫓아다니면서 법석을 떤다. 잘 돌아가는 꼬라지다.
이러다가 최장집이나 남재희에게도 쫓아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실상 행인이 진짜루 쪽팔려하면서 읽었던 기사는 11월 16일자 프레시안의 남재희 인터뷰 기사였다. 이 기사를 죽 훑다가 남재희가 한 다음 발언때문에 속이 이만저만 상한 것이 아니다.
"권영길씨가 헛다리를 짚고 있어요. 리얼리즘이 너무 없어요. 예를 들어 '연방제다'하는데, 그 무슨 웃기는 얘깁니까. 북한이 고려연방제라고 하니까, 자기는 코리아, 고려를 코리아로 표기만 바꾼 것 아닙니까. 연방제라는 게 뭡니까. 남북을 통틀어 그 위에 중앙정부가 있는 게 연방제 아닙니까. 연방이 군사와 외교를 장악하는 겁니다. 현재 남북이 군사문제를 담당하는 연방국가를 세울 수 있습니까. 군사문제를 남도 아니고 북도 아닌 제3의 연방국가에 맡길 수 있는 처지냐, 이 말입니다. 그건 잠꼬대 같은 소립니다. 잠꼬댑니다, 잠꼬대."
뉀장... 다른 사람도 아닌 남재희에게 "잠꼬대"소리를 들어야 하나... 남재희, 민자당의 적자이자 핵심브레인 중의 한 사람이었고, 노동부장관까지 해먹었던 사람이다. 전력이 이렇다고 해서 이 사람 말을 수구반동의 "잠꼬대"로 받아 들여야 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애초 '코리아 연방' 이야기가 권선본에서 나올 때부터 문제제기를 하려 했다. 도대체 어떤 인간이 이따위 발상을 했는지 알고싶을 정도였으니까. 코리아 연방에서 말하는 "1국 2체제", 이거 본질적으로 어렵다. 왜냐하면 여기서 이야기하는 그 "체제"라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니라 생산수단의 소유를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기 때문이다.
코리아 연방에서 이야기하는 "체제"는 사회체제나 문화체제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경제체제의 문제다. 다시 말해 1국가 안에 남쪽은 '자본주의'를 그대로 이어 가고 북쪽은 '사회주의'를 유지하도록 한다는 발상이다. 이건 이론적으로도 불가능하고 실제로도 이루어질 수 없다. 최소한 이 구조는 현재 세계체제 내에서 북쪽이 지구적 자본주의에 일정하게 편입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그나마도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그게 되나?
북한을 '사회주의'국가로 볼 수 있느냐의 여부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적어도 북한이 자국 경제체제를 완전한 국가통제체제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일부 사적 시장의 기능을 용인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북한식 계획경제순환구조를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일 뿐이다.
지구상에 경제체제 자체를 달리 하면서도 연방으로 존재하고 있는 국가가 어디 있을까? 미국? 러시아? 얘네들 연방은 코리아 연방에서 이야기하는 "2체제" 구조가 아니다. 그러니 아예 모델대상에서 제외하고.
만일 코리아 연방이 이야기하는 1국 2체제가 시스템상으로 가능한 것이었다면 독일은 왜 동독 서독이 1국 2체제 하지 않았을까나?
홍콩? 영국으로부터 반환된 홍콩은 종주국만을 바꾼 식민체제에 불과했다. 그건 코리아 연방의 모델이 되지 못한다.
예멘? 그거 1국 2체제 비스무리하게 한다고 했다가 바로 내전일어나서 피떡이 됐다.
체코슬로바키아? 얘네는 체제가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생산토대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분리독립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남한과 북한? 남재희의 말마따나 "연방은 고사하고 연합도 될까 말까"다. 남재희가 북한을 실패한 경제체제로 단언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연방은 고사하고 연합도 될까 말까"한 지경이 정확한 판단이다. 바로 그것 때문에 정책연구원들이 코리아 연방의 환상에 대해 반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조승수를 비롯한 당내 인사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거다.
그런데, 대오각성, 반성하고 고칠 생각은 않고 이걸 지적한 언론사에 "항의방문"씩이나 가는 이 닭덜의 용감무쌍함은 뭔가? 차라리 김형탁 전 대변인이 요청하는 바 더 쌔게 때려달라고 하는 것이 맞다. 뭐하자는 수작들인지...
민주노동당의 언론사 항의방문 건을 기사화한 미디어 오늘 인터넷 판 아래 덧글이 사람 참담하게 만들고 있다.
"하하하 이놈들도 한나라당과 같잖아. 웃겨 정말"
미치겠다...
민주노동당에서 한겨레에 항의방문을 했나보다. 당 홈페이지에 자랑스러운지 동영상을 올려놔서 한번 봤는데 정말 가관이다. 여기서 김종구 편집국장의 대응이 압권이다. 팩트를 가지고 얘기하라!!! ...
행인님의 [쑈를 하세요~!] 에 관련된 글. 한겨레를 '항의방문'했던 어떤 인사가 "너 나이 몇 살 먹었어?"라고 한 발언이 당 내에서 유행어가 될 모양이다. 그러나 진보정론을 자랑하는 당 기관지가 부설사이트처럼 운영하는 명목상 진보포털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 검색어 순위에는 "너 나이 몇 살 먹었어?"가 인기검색어로 등극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만 봐도 포털사이트들이 얼마나 언론을 조작하고 있는지 알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