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연방공화국의 실체

야스피스님의 [코리아연방공화국] 에 관련된 글.
 

제목은 "코리아연방공화국의 실체"라고 했으나 실상 그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결정적 문제가 있다. 적어도 대선공약으로 내놓은 구호라면 그 구호를 달성하기 위한 밑그림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보이질 않는 거다. 그런 비판이 있어서였던가,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의장인 이용대가 '말'지에 코리아연방공화국의 비전에 대해 글을 올렸다.

 

'코리아 연방'은 어떤 나라인가? - 민주노동당만의 고유한 국가 대안

 

정책을 고민하는 사람 중의 하나로서 당이 내놓은 정책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평가해주고 동의해주길 바라지만, 이용대 의장의 이 '정책대안'은 될 수 있는 한 사람들이 좀 모르고 지나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조선찌라시를 가끔 능가하는 민중운동계의 찌라시 "민중의 소리"가 이 글을 대문에 떡하니 걸어놓고 있는 상황이라 꽤 많은 사람들이 볼듯 하여 찜찜하기 이를 데가 없다.

 

이용대야 뭐 더 이상 소개가 불필요할 정도로 그 머리 속이 일반의 상식으로는 이해불능의 지경에 까지 가 있는 사람이다. 상사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하는 음식점의 직원을 보며 북한의 "집단주의"에 홀라당 반하는 단순함을 자랑하던 이분은 동성애를 '자본주의의 폐해'라고 주장하는 개뼉다구 부러지는 소리를 거침없이 하는가 하면, 북핵실험에 대해 "자위권"차원에서 찬성한다는 해당적 발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알려진 것이 다가 아니다. 진실은 항상 저 너머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일일이 까발리진 않겠다. 많이 알면 다친다.

 

암튼 이 희안한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는 분이 원내정당의 정책위 의장을 할 정도니 당 돌아가는 꼬라지가 오늘날 요모양 요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냥 국으로 가만히 앉아있음 중간이라도 갈텐데 이렇게 뜬금없이 한 소리씩 하시는 통에 밑천 다 드러나는 쪽팔림을 당해야 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이 사람은 지가 하는 소리가 뭔 소린지도 모르면서 게다가 쪽팔림도 잘 모른다.

 

이용대의 글을 문장단위로 분석하다가 때려 치웠다. 뭐 이야기할 거리가 없다. 내나 코리아연방공화국 만쉐이~!를 외쳐대는 수준인데 이걸 뭐 분석하고 자시고 하는 것이 별반 필요가 없을 듯하다. 다만, 이용대가 말지 기고글에서 "코리아 연방공화국 건설안"이라고 제시한 구체적인 내용들만 좀 보도록 하자. 혹시 보시다가 애꿎은 모니터 싸대기 날리시는 일은 없도록 자제하면서 보시라.

 

코리아연방공화국 건설안


  
  1. 당당한 나라에서 진보적 민주주의를 뿌리 내리겠습니다
   (1) 대미의존정치 반대, SOFA·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 주한미군 단계적 철수
   (2) 국민 발안제 ·소환제 확대, 민중참여 예산제, 국민투표권 확대
   (3) 국가보안법 철폐, 국정원 등 공안기구 해체
  
  2. 7천만의 염원, ‘코리아연방공화국’을 건설하겠습니다
   (1)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한미군사동맹 폐기, 비핵지대화, 남북상호군축 등
   (2) 6.15남북공동선언 철저 이행과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제 정당·단체 연석회의 소집
   (3) 평화군축 100조 재원 마련, 천연자원 공동개발, 한반도 물류중심지화
   (4) 민족통일기구-연방의회·연방정부 구성, <코리아연방공화국> 창립
  
  3. ‘사람 중심, 노동 주도의 경제’를 실현하겠습니다
   (1) 한미 FTA 무효화, 국제투기자본 강력 규제
   (2) 비정규직 철폐와 청년실업해소,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가고용책임제 실시
   (3) 부유세 도입으로 서민복지 실현
   (4) 기간산업 재국유화, 재벌해체와 민중참여 소유·경영 구조 실현
   (5) 공공은행 설립과 서민금융 활성화, 지역경제 활성화
   (6) 원-하청 불공정거래 엄단, 납품가 원자재가 연동제 실시, 중소기업 협동조합화
   (7) 대형유통구조 개선과 영세상인 보호, 생계형 노점상 탄압 금지와 합법화
  
  4. 농업을 공공산업화하고 식량주권을 지키겠습니다
   (1) 국가공공산업으로서의 농업의 지위 법제화,
   (2) 식량자급률 법제화
   (3) ‘국가기간농민제’ 도입 및 지역농업의 협업화
   (4) 직불제 전면실시 및 농축산물 최저가격 보장
   (5) 통일농업 기반 마련과 환경친화적 농업으로의 전환
  
  5. 무상주택 공급으로 1가구 1주택을 실현하겠습니다
   (1) 1가구 1주택 법제화, 3채 이상 유상몰수와 집없는 서민에게 무상주택 공급
   (2) 개발권 공유제를 통한 토지공개념 실현
   (3) 환매수 공공분양주택제, 택지국유화와 대지임대부 공공주택제 실시
   (4) 공정 임대료·임대차를 보장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정
  
  6. 무상교육ㆍ무상의료를 실현하겠습니다
   (1) 입시철폐, 공교육 강화, 고액과외와 사교육비 해소
   (2) 유아부터 대학까지 무상교육 확대, 대학등록금 절반 인하
   (3) 국공립대 통폐합, 외고·자사고 등 귀족학교 폐지
   (4) 건강보험 보장 90% 이상, 공공의료기관 50% 이상 확대
   (5) 전국민 주치의제도와 예방·재활의료서비스 전면 실시
  
  7.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보장 및 사회참여를 책임지겠습니다.
  (1) 출산비용 전액 국가부담 및 모성권 보장
  (2) 취학전 아동 완전 무상보육ㆍ교육 실현 - 10분거리, 24시간 운영 ‘아동보육센터’, 국공립 아동 보육시설 50% 설립
  (3) 성차별 고용구조 철폐 및 여성 노동권 강화
  (4) 장애인 이동ㆍ교육ㆍ노동 평등권 실현과 차별 철폐
  (5) 이주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 권리보장
  
  8. 생태환경대안으로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
   (1) 친환경 지속가능 ‘로컬에너지시스템’ 구축
   (2) 바이오디젤 법제화 및 생계형 에너지 사용자 보조
   (3) ‘원자력문화재단’ 폐지, 재생가능에너지산업육성과 일자리 창출
   (4) ‘교통ㆍ환경ㆍ에너지세’ 09년 완전 폐지, ‘순도 100% 환경세’로 전환
  
  9. 인간 존중의 건강한 사회문화를 꽃 피우겠습니다
   (1) 민중문화 - 부패,타락,향락 문화 척결, 인간·노동 존중의 문화 육성
   (2) 생계 및 창작활동 보장을 위한 ‘예술인 사회보장제도’ 마련
   (3) 일하는 사람들의 문화예술 교육 확대
  
  10. 호폐평등의 새로운 국제협력을 추진하겠습니다.
   (1) 탈미 중심의 자주평화 외교 강화, 침략전쟁에 따른 파병 철회
   (2) 비동맹 영세중립국 지향
   (3) 통일 코리아 중심의 동북아 호혜 경제권 개척

절라 길다. 길긴 긴데, 이 10가지 테제 중에서 앞의 두 가지를 제외하면 뭐 별반 새로울 것도 없다. 저거 원래 그냥 당 강령의 내용이고 지난 2002대선과 2004총선에서 공약으로 나왔던 거다. 이게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인지 "코리아 연방공화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인지 분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3번 항목 "‘사람 중심, 노동 주도의 경제’를 실현하겠습니다"의 (2) 비정규직 철폐와 청년실업해소,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가고용책임제 실시를 보자. 이거 "대한민국"의 당면 과제다. "코리아연방공화국"이 되면 이 문제가 삽시간에 해결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당장 철책 무너지면 북한에서 1000만 노동자가 발생한다. 선군정치 체제 하에서 당이 명령한 사업에 충실했던 노동자들이 자본의 흐름에 따라 남한 경제체제에 흡수되기 위해 내려온다. 지금 남한 1000만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급기야 며칠 전에 또다시 노동자 한 분이 분신을 했다.

 

게다가 지금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노동자와 남한노동자 간의 평균임금의 격차가 얼마인가? 노동력을 제공할만한 적절한 산업기반을 가지고 있지 못한 북한의 노동자는 남한노동자들과 어울려 현재 남한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임금수준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통일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되어야할 과제다. 현재 남한 자본주의체제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라면 북한 노동자는 지금 남한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보다도 훨씬 열악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남한 노동자들 역시 대규모 이동해오는 북한노동자들로 인해 현재의 일자리조차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질 수 있다.

 

"코리아 연방공화국"은 이 부분을 도외시한다. '1국 2체제'라고는 하지만 인위적으로 노동자들의 이동을 막을 수 없다. 단일화된 국가체계에서 남북이 일정기간 현재의 체제를 고수한다고 하더라도 인민들의 이동권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리아 연방공화국"은 최소한 북한 노동자들이 유입되었을 때 그들에게 남한 노동자와 똑같은 대우를 보장해 줄 수 있는 방법과 유입된 북한노동자들로 인하여 남한노동자들이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방법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조건이 성립되지 않으면 위 대안은 단지 "남한에서만 가능한 공약"일 뿐이다. 이걸 어떻게 코리아연방공화국의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단 말인가?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대체 "통일농업"이 뭘까? 주체농법? 한총련 애기들이 농활가서 농민들 앞에 두고 허구한 날 떠드는 통일농업, 도대체 그 실체를 확인할 수가 없다. 떠들고 앉았는 지들도 그거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으면 기냥 통일농법이라고 할 뿐 잘 모른다. 대체 그냥 앞에다 갖다 붙이면 공약이 되고 대안이 되는가?

 

일일이 분석해볼 시간이 없는데, 어쨌든 결론은 위 대안들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죄다 "코리아연방공화국"이 되어야만 가능한 일들이 아니라 당장 남한사회에서 현실에 부닥친 문제들이라는 점이다. 이걸 "코리아연방공화국 건설안"이라고 눙쳐놓는 수준에서 언론이 관심가져주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용대가리같은 이용대 정책의장은 하등 대선에 도움은 되지 않고 표떨어질 짓만 골라서 하고 있다. 내년 총선 비례대표로 출마할 생각이 있어서 언론노출을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렇다면 왜 이런 천하의 명문을 거대 일간지에 기고하지 않을까?

 

당은 이번 대선의 핵심구호로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을 선택했다. 코리아연방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뜻인가? 이토록 코리아연방공화국을 옹호하는 이용대는 어째서 끝까지 대선 핵심구호를 코리아연방공화국으로 지켜내지 못했을까?

 

정책위 의장 정도 되면 뭐가 똥이고 된장인지 정도는 구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가금류 수준의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정책위 의장으로 밀어 올린 당내 주사돌이들, 한심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 동네 사람이 그렇게 없냐?

 

어쨌거나 이번 대선, 참 기가 차게 돌아간다. 대선 끝나고 나서 당이 어떻게 흔들릴지 걱정이 태산이다. 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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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30 14:59 2007/10/3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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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 At 2007/10/30 15:09

    행인님의 [코리아연방공화국의 실체] 에 관련된 글. 북핵에 눈물흘리며 감동하면서 코리아연방공화국의 한길로 매진하자 노력하시는 이용대 의장 이하 주사돌이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져야할 당이 창당했다. 이름하여 &quot;핵나라당&quot; 비록 지금은 서로 합치기 어려운 구호를 내놓고 있으나 근본을 뒤벼보면 핵으로 강성대국을 꿈꾼다는 점에서 공통된 바가 있으니, 여러분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quot;통 큰 단결&quot; 차원의 결합을 재고하실

  1. 애초에 '1국가 2체제'가 가능한 거야? 북한이 통일을 원하지 않지만 '통일'을 내세우기 위해서 만든 이데올로기 아니야? 어쨌든 행인의 지적대로 위 '건설안'은 바보가 만든 게 맞아.

  2. ㅡ,.ㅡ;; 쳐부끄러워

  3. 구독신청도 안한 진보정치가 배달되면서 제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더군요. 까짓 거 뭐 귀찮아서 안따지고 있는데 매번 실리는 '이용대의 정책 프리즘'을 대하는 건 짜증 지대로더군요.

  4. 말걸기/ 1국 2체제 했다가는 예멘짝 나기 십상인데 이거떨은 그 생각을 못해요... '코리아연방공화국'이 조선말 그대로 하자면 결국 '고려연방공화국'인데, 이 어감을 가지고 어필을 하겠다는 발상을 했다는 것은 이거떨의 머리가 거의 닭 수준이라는 걸 보여주는 거지 머...

    삼순/ 나도 그래... ㅡ,.ㅡ;;

    무위/ 강력 항의하세요. 그거 통신회사에서 신청도 하지 않은 서비스 지들 멋대로 해놓고 돈 빼가는 거랑 마찬가집니다. 퉷...!

  5. 당 정책위 자료집이 1,2,3부로 구성될 건데, 1부가 총론/국가비전이다. 이걸로 도배될 거 같아 두려운데, 인쇄소라도 점거해야 하나?

  6. pang/ 환장하겠군... 그거 당 정책위 이름으로 나가면 진지하게 탈당을 고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