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들...
요즘 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니 북한 무력에 대해 희안한 소설들이 씌여지고 있다. 일일이 다 링크를 걸기도 귀찮고 그냥 소개만 하자면...
- 북한은 이미 수소폭탄과 중성자 폭탄을 가지고 있다
- 북한은 사거리 2500km에 달하는 미사일을 수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핵잠을 가지고 있다
- 북한은 EMP 파 무기 등 첨단 무기를 가지고 있다
- 북한은 최신예 기갑무기사단을 보유하고 있다
- 북한은 이미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정도의 미사일 능력을 가지고 있다
뭐 기타 등등...
주장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 여러 자료를 여러 가지 자료를 들이민다. 예컨대 김정일의 비공식 대변인이라 칭해지는 일본의 모 박사는 자신의 커리어 자체가 증거다. 김정일과 지근거리에 있으면서 내부사정을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그러면서 수폭과 중성자탄의 존재를 주장한다.
다른 이들의 경우에는 각국 언론자료를 근거로 들이민다. 예를 들어 12척 이상의 소련제 핵잠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의 제시자들은 과거 영국언론과 이를 받아 쓴 동아일보 기사를 증거로 내민다. 다들 마찬가지다.
그런데, 얘네들의 글을 읽다보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나치시대 독일의 기술력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나치가 반중력장치에다가 영구기관, 심지어 UFO까지 만들었었다는...
암튼 이 주장들을 하는 사람들의 말인 즉슨, 바로 이런 무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북한이 평화를 사랑한다는 증거라는 것이고, 더불어 미국이 함부로 북한을 건들지 못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국이 북한을 건들긴 커녕 북한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하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현실은? 아놔... 엿이나 먹어라...
각박한 현실세계에서 뭔가 쌔끈한 일이 터져주길 바라는 심정에 오컬트적인 음모론 속에 빠져드는 이 사람들이 한편 불쌍하기도 하다만, 뻥도 정도껏... 적어도 행인 수준으로 쳐야지, 구라도 정도껏... 역시 행인 수준으로 쳐야지 뭔가 그럴싸 한 거지, 이렇게 삽으로 개구라를 퍼질러 올리면 보는 이들, 옆구리만 가려워진다.
이런 주장들이 가능한 결정적 이유는 바로 북한이라는 사회체제가 완전 밀봉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거다. "북한 = 평양"으로 알고 있는 주사돌이들은 주둥이를 댓발 내밀면서 왜 북한이 밀봉되었다는 거냐,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라고 투덜대겠지만, 아이구야... 누가 거기 사람 안 산다고 했니? 그런 곳에서 사람이 살고 있으니 그 사람들이 불쌍한 거지...
밀봉된 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뭐든지 가능하다. 김정일이 주지육림에 파묻혀 기쁨조에 둘러싸여 있더라...라는 이야기에서부터 전 세계를 한 순간에 파멸시켜버릴 수 있는 코발트탄을 갖고 있더라... 하는 이야기까지 뭐든 이야기를 쓸 수 있다. 잘만 하면 평양말고 다른 곳에는 해리포터가 빗자루를 타고 날라다니고, 사실 물 대신 코카콜라를 먹더라...라고 해도,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알 턱이 있나...
다시 한 번 이야기하는 거지만 빨리 국가보안법은 철폐되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이라고 하면 갑자기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위대하신 영도자와 그 아들 위원장님에 대한 하염없는 그리움에 몸부림 치는 주사돌이들이 마음껏 환타지 소설을 쓰도록 해줘야 한다. 한 때 남한에서는 김진명이라는 소설가가 '무궁화 꽃이...'하는 환타지 소설을 만들어서 이 땅 핵 매니아들을 기쁨의 도가니탕에 빠지게 만든 적이 있다.
남한에서 이 소설이 3백만부나 팔렸단다. 시장이 엄청난 거다. 최소한 3백만 정도는 "무협 + 환타지"의 퓨전적 장르를 선호하는 독자층이 남한에 존재한다고 보면 되겠다. 위에 올린 최신예무기들로 무장한 북한이 미국과 싸워서 "백악관을 불바다로 만들고 미국을 지도에서 지워버리는" 내용으로 환타지 소설 한 번 제대로 쓰면 아마 천만부는 족히 팔릴 거다. 물론 현재 주사돌이들의 필력으로는 조금 모자라니까 김진명과 같이 공저를 하면 되겠다. 역사에 길이 남을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국가보안법은 철폐되어야 한다.
국가보안법 폐기하여 저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허하라!
소설이 너무 재미없어... 그래서 걔들은 잘 팔리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국가보안법 폐기에 관심이 없나봐...
북핵은 기술력부족으로 미 본토를 타격할 용도는 못되고 해봤자 남한 위협용이라는 얘기를 뒤엎기 위해 '북한 첨단과학국가론'이 나온것 같아요. 주사분들이 열광하는 핵개발이 기껏 죄없는 형제의 목에 겨누는 못난이의 칼이라는 현실이 못견디게 비루하니까요.
무위/ 종교의 자유를 허하라! X 2
말걸기/ 쫘식들... 그렇게 도전정신이 없는 넘들이란 말여? 김진명하고 어떻게 해보면 잘 팔릴 듯도 한데? 요즘 남 이름으로 번역물 내고 소설 쓰고 하는 거 유행이라며?
taidje/ 문제는 그걸 비루하다고 여기긴 커녕 진짜 그런줄 철석같이 믿고 있는 철두(鐵頭)들이 있다는 거죠... 서프 국제방이나 자주민보 같은데 보면 이 개념 버로우시킨 인간들이 아주 신나서 떠드는 거 그냥 보이거든요.
김진명...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