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조선 저녁문화
아침엔 조선일보, 저녁엔 문화일보~!
행인이 뭔가 씹을 거리를 찾을 때 즐겨찾는 "찌라시" 되겠다. 아무 생각없이 머리 속이 하얗게 되면서 너털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보기 드문 매체가 이 두 신문을 가장한 찌라시다.
오늘도 한 포럼에 참석하고 늦게 오는 길에 심심해서 문화일보 한 부를 거금 500원을 주고 샀다. 그리고 첫 면부터 시원하게 웃었다.
제목도 무지하게 섹쉬하다. 게다가 깜찍하기조차 하다. 어쩌면 이렇게 눈에 쏙 드는 카피를 뽑을 수 있을까?
요즘 문화일보, 노골적으로 특정인물 띄우기에 혈안이 된 듯 하다. 그 특정인물은? 다름 아닌 이명박 현 서울시장이다. 문화일보, 은근히 공작까지 한다. 며칠 전 문화일보가 선정한 금주의 인물은 수도이전 반대 결의를 굽히지 않고 끝내 의원직까지 버린 '박세일' 전 의원이었다.
그 쬐끔 더 전에 문화일보는 아예 대한민국의 리더쉽에 대해서 자신의 의사를 피력했다. 수평적 리더쉽은 없단다. 국민은 강력한 정부를 원하고 있단다. 정말인지 어떤지는 확인할 도리가 없지만 어쨌든 문화일보는 강력한 정부, 강력한 리더를 원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박세일을 다룬 기사나 대한민국 리더쉽에 대한 시론이 이명박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졸지에 청계천 개발하고 공연장 마련을 한 덕분에 서울을 '동양의 파리'로 만든 사람은 다름 아닌 이명박이다. 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세력 중 가장 파워풀한 인력 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바로 박세일. 그리고 문화일보는 이명박처럼 무대뽀정신으로 무장하고 강력하게 일을 추진하는 강력한 리더를 원한다.
그러나 문화일보는 청계천 개발 과정에서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고 울부짖는 사람들에 대해선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복원'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new 청계천을 만들면서 훼손되고 버려진 문화유산에 대해선 별무관심이다. 청계천 주변을 개발하면서 벌어진 온갖 추잡한 이권싸움에 대해서는 아예 신경을 끈다.
수도 서울이 가지고 있는 지방 왜곡에 대해서 문화일보는 역시 말이 없다. 문화일보가 수도권 집중화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은 것도 본 적이 없다. 적어도 언론이 가지고 있는 사건의 전달, 여론의 형성이라는 두 측면에서 볼 때 문화일보는 극단적으로 한 편에 치우친 사건의 전달과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뭐 신문더러 중립을 지켜달라는 되도 않을 부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화일보가 더욱 강력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혀주기를 바란다.
강력한 리더쉽을 가진 이명박을 차기 대권 주자로~! 이렇게 시원하게 선언해버리고, 서민들이야 철거를 당해 길거리에서 죽거나 말거나, 문화재가 파괴되거나 말거나, 5000만 전 국민이 서울로 몰려들어 아비규환을 만들거나 말거나, 지방은 아예 인적이 끊겨 무덤만 남거나 말거나 관심 없다는 것을 선언하기 바란다. 괜히 1사1촌운동이니 뭐니 하면서 뭔가 사회적으로 공익적 활동을 하고 있다는 쇼맨십은 버리고 말이다. 자꾸 그러니까 찌라시 수준을 면치 못하는 거 아닌가?
아예 노골적으로 조선일보처럼 극우 반동들의 시다바리 역할을 자처하던가, 아니면 한겨레나 오마이처럼 대통령 한 번 만들어서 큰소리 땅땅 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던가 했으면 좋겠다. 하긴 뭐 그럴 배짱도 없는 찌라시긴 하다만...
문화일보 이병규 사장은 현대 백화점 사장 출신인데 젊어서는 정주영 회장의 비서로 대단한 신임을 받았죠. 이명박 시장과 직접적 커넥션이 있습니다..이 건에 대해 하나 준비중인데..앗 소문나면--;;
Pro/ 소문 안 내겠습니다 ^^;;; 문화일보 부쩍 요즘들어 뭔가를 하는 것 같은데, 참 거시기 하더군요. 준비 잘 하셔서 멋진 일 한 번 만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0^
요즘 신문 찌라시에는 이런 일이 있군요..ㅋㅋ
유일하게 신문찌라시 내용을 접하는게 행인님 블로그군요.
글쿠나.. 그런 뒷일이 있었구나. 흥미진진~~
산오리/ 이상하게 그놈의 찌라시는 가끔 볼 때마다 그런 글을 내더라구요~ ^^
자일리톨/ 작전을 하려면 표시나 나지 않게 해야하는데, 잔머리 굴리는 소리가 탱크 굴러가는 소리처럼 들리니 웃지 않을 수가 있어야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