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타격은 가능한가?
얼핏 보니까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과 관련하여 비판적인 분들이 이럴 때는 지사가 아니라 본사를 쳐야 하는 거 아니냐고 주장한다. 즉 더민당이나 미통당에게 일련의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거다. 선거지원 국고지원금을 주지 않는다거나 선거운동에 제한을 둔다거나 하자는 거다. 빡이 치셨다는 건 잘 알겠는데, 법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를 할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한들 이런 식의 대응이라는 것이 뭐 얼마나 가능한 건지 잘 모르겠다.
과거에 민주노동당 당시 당내 일부 분파들 중에 여러 차례 당원들의 뚝배기를 깨던 일부 집단들의 문제가 바로 본사 따로 두고 본사에서 지령받으면서 민주노동당을 숙주로 이용하려 했던 거다. 예컨대 평양본사 하청업 하던 자들이나 런던본사 하청업 하던 자들, 그리고 또 있었다. '전진'본사 하청업자들. 그 외에 명확한 조직체는 아니었지만 열우당을 정신적 본사로 여기던 자들이 있었고.
이들처럼 본사 따로 두고 오더 받아서 움직이던 자들 덕분에 당은 개판이 되었고, 결국 쪼개졌고, 오늘날 요모양 요꼴의 출발점이 되었다. 갑자기 '본사' 이야기가 나오니까 아주 걍 꼭지가 돌라고 그러네... 암튼 그건 옛날 일이고, 요즘 봐하니 그 본사들은 이미 나가리들 다 되었더구먼.
갑자기 옛 추억이 새록거리긴 한다만, 물론 이번에 본사를 치자고 하는 분들이 이야기하는 본사의 개념은 그런 차원은 아니다. 하지만 뭐 가능성 없는 이야기일 뿐이니 사람 허전하게 만드는 건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어차피 우리 정치자금법에는 총선에 비례후보 내지 않는 당에 대해 국고지원을 금하는 내용이 전혀 없다. 혹시라도 있다면 그건 위헌이다. 비례후보는 후보고 지역구 후보는 시다발이냐? 행여나 그런 규정이 있다면 그건 없어져야 할 규정이고, 그런 규정 철폐하라고 주장하는 게 진보정치의 몫이다. 더 나가 정치자금법 자체가 완전 개판이니 형평성 있게 뜯어고치자고 할 일이지. 아니면 앗쌀하게 일본 공산당처럼 국고보조금 거부하고 국고보조금 받는 정치세력을 싸잡아 욕하든가.
선거운동에 대한 제한도 마찬가진데, 전국단위 신문광고나 방송광고에는 이미 비례후보 내지 못하는 정당이 이를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있으니 그냥 그거나 하면 된다. 하지만 기실 이것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아니 어떤 정당이 당의 이념상 비례후보따위 내지 않는 정강정책을 가지고 있다면 이 정당은 어쩔 건데? 비례후보 안 내니 전국단위 방송광고나 신문광고는 꿈도꾸지 말라고 하는 게 이게 온당한 건가?
더민당이 하는 꼬라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가 그동안 그래도 나름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 따라 운동한다고 여겼던 몇몇 정당들이 꼬리 말고 위성정당에 기어들어가는 꼴을 보니 빡이 칠만도 하다만, 그래도 이분들까지 정줄을 놓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