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울 때 달리기
하면 안 된다...
오늘 계획은 15km 달리기였다. 12km정도는 이젠 충분히 뛸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으므로 본격적으로 거리를 늘려보기로 작정하고 나섰는데...
11km를 걷다가 뛰다가 걷다가 뛰다가 걷다가 쉬다가 걷다가 쉬다가 쉬다가 쉬다가 쉬다가 걷다가... 이런 줸장...
일단 오늘의 패인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더위였다. 해가 쨍쨍하고 덥다는 생각은 했는데, 이런 날씨에는 계획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만 계획이 없었다. 거리만 생각했을 뿐.
두 번째 요인은, 장거리를 뛰겠다는 욕심이 앞서 그만 오버페이스를 해버렸다는 거... 5km 정도 뛰고 나자 아차 싶은 생각이 뒤통수를 심하게 후려 갈기며 지나갔다. 마음이 급했구나...
뭐든 그렇다. 사실 10km를 사뿐히 뛸 수 있게 되면 하프 정도는 조금만 노력하면 된다. 그런데 그 조금만이 어디까지냐, 얼마만큼이냐가 중요하다. 절대적으로 축적해야 할 운동량이라는 것이 있다. 조금만이라는 건 그 절대적 축적량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냥 좀 더 뛴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걸 다시 상기해야 했다.
한편, 오버페이스의 문제는 절대적 축적량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데, 절대적 축적이 없는 상태에서는 거리고 속도고 제대로 올리기 어렵다. 오늘도 할배 할매들이 라디오 켜놓고 세월아 네월아 패달을 밟는 자전거를 속수무책으로 보내드려야 했다. 적어도 이분들 자전거쯤은 휙휙 앞질러 갈 수 있는 폐활량과 심박유지능력, 다리 근육이 필요하다. 아직 멀었다.
특히 더울 때 달리는 건 추울 때 달리는 것만큼이나 주의를 해야 한다. 스탠트 집어 넣기 전하고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낀다. 통증이 오는데 겁이 나서 도저히 더 뛸 수가 없었다. 역시 몸은 건강할 때 관리해야 한다. 아무튼 그런데, 더울 때 달리면서 오늘처럼 페이스 조절 못하면 운동하나마나다.
그나마 더위 안 먹고 들어온 걸 다행으로 여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