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과 가짜뉴스-타인의 불행을 이용하는 쓰레기들
며칠전 한국경제가 최저임금 부담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자살했다는 기사를 올렸었다. 이 기사가 상당한 논란이 되었는데, 급기야 기사가 내려가더니 가짜뉴스라는 기사가 나오고, 한국경제는 이에 반박하는 기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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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의 해명 내지 반박기사를 훑어보면, 자살을 한 사람은 있고 생활고가 원인이었다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 문제가 직접적으로 '최저임금' 때문에 벌어진 일인지는 불명확하다. 최초 기사를 올릴 때, 기자는 명확한 사실관계의 확인 없이 불상의 제보자가 주장한 '최저임금' 문제를 핵심 주제로 사용하였다. 누가 보더라도 그 기사를 본 사람들은 최저임금이 사람 잡았다고 생각하게 만들 지경이었다.
최초기사를 올린 기자 본인이 올린 반박기사("한경은 '가짜뉴스'를 만들지 않았습니다")에 따르면, 본인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기사는 최저임금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공되었음이 드러난다. 제보자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로 해고됐다"고 주장했지만, 기자는 보강취재도중에 최저임금이 직접적 원인임을 증명할 어떤 내용도 확인하지 않았음을 고백하고 있다. 원 기사의 제목을 ""최저임금 부담" 식당서 해고된 50대 여성 숨져"라고 한 것은 명백하게 최저임금을 공격하기 위해 가공한 것이다.
한편, 한국경제의 또다른 보강기사인 "구직시장 전전했던..." 기사는 기사 전체를 들여다봐도 최저임금때문에 식당이 사람을 잘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딱 한 줄, "주변에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탓이라고 입을 모았다"라는 문장만 있을 뿐이다. 기자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도 아니고 주변이 모아준 입을 빌어 글을 쓰고 있다. 이쯤 되면 이 두 반박 내지 보강기사를 보더라도, 한경의 기자들이, 또는 한경이 문제의 기사를 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더 이상 설명은 생략한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가지고 있는 함의가 기껏 최저임금이 올랐냐 높냐 하는 문제로 치환되어버리면서, 미혼모, 다둥이가족, 도시빈민의 문제가 가려지거나 후순위로 밀려버린다는 점이다. 한경이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면, 이게 단지 자살한 당사자가 일자리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님을 살폈어야 한다. 이 사건은 국가의 복지체제 전반의 문제가 한꺼번에 얽혀 있는 사건이었고, 개개인의 경제능력 제고를 위해 국가가 어떤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짚어내게 만드는 불행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한경은 기껏 '최저임금' 문제, 아니 더 나가서는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는 정부를 흠집내기위한 목적으로 안타까운 사건을 이용했다. 쓰레기같은 것들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남은 사람들이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