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변경
고백컨데, 행인은 누가 돈 싸짊어지고 와서 통사정하는 것이 아닌 한, 한정식집을 찾지 않는다. 상다리 휘어지도록 잔뜩 차려진 반찬이 아무리 화려해도, 어지간한 한정식집 꽤 돌아다녔다만 성공한 케이스가 없다. 차라리 쌈밥을 먹지.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광고를 하면서 홈피 대문에 떡하니 밥상을 걸어놨다. 이에 대한 부연설명으로 나경원이 이너뷰를 한 것이 올라와 있다.
나경원의 해석에 따르면 "국민들에게 시청자 주권을 회복시켜드리기 위해" 미디어법을 개정함으로써 "더 많은 반찬(채널)이 있는 밥상"을 차려주겠다는 취지로 미디어법을 통과시키려 한단다.
결국 한나라당이 정당 때려 치고 밥집으로 업종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운데, 기왕 하는 거 뭐 좀 단일품목으로 승부거는 그런 거 좀 하면 안 될까? 하필 한정식이냐... 반찬 많으면 뭐하는데? 맛이 없는 걸...
언젠가 한 번 다뤄볼려고 하는 주제가 "주권"인데, 이 단어가 참 함부로 사용된다 싶은 생각이 있다. 뭐 예를 들자면, 식량주권, 검역주권, 이건 지난 한미 FTA 과정에서 미국소 수입재개와 관련되어 많이 쏟아져 나온 단어고. 이젠 시청자 주권이란다. 까놓고 언제 인민방송이 있길 했냐, 뭐 방송관련되서 결정권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시청자들에게, 기껏 채널선택권이라 그러면 좀 떨어지고, 시청자 주권이라는 거창한 말을 쓰면 뭔가 뽀대가 나나보지?
재밌는 건 이런 이상한 조어를 마치 헌법상 주권의 한 항목인 듯 포장질 하는 사람이 다름 아니라 판사출신이라는 거. 게다가 이분이 품은 고고한 이상이 "기본이 바로서는, 법치가 제대로 구현되는 나라이지만 그 법치가 따뜻한 법치가 되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일단 뿜었다. 기본도 안 되어 있는 것들이... 얘네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따뜻한 법치는 용산참사는 냉동실에 묻어 두고 천성관을 검찰총장으로 뜨겁게 받들어 모시는 거. 따뜻하다 못해 열통이 다 터진다...
차라리 이 참에 이분들이 진짜 업종변경을 했으면 싶다. 왕구라닷컴, 개구라닷컴 같은 온라인 매체나 만들어서 뻥구라닷컴과 일전을 함 벌여보는 것이 어떨까? 본 블로그 흥행에도 도움이 될 듯 한데.
시청자의 안티, 네티즌의 안티 왕비호께서 한말씀... <주권, 주권 하는데... 주권 좋다 이거야... 너 술 마실 권리 있어... 그런데 술 먹구 개소리는 제발 좀 하지마! 개소리까지 할 권리는 없는 거야..>
개소리도 표현의 자유로 일정부분 보호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酒卷은 돈이 있어야 보호됩니다.
왕구라닷컴, 개구라닷컴 등이 생기면 그야말로 "더 많은 반찬"이 생김으로써 "네티즌 주권"이 증진되는 것이겠네요. 물론 제겐 뻥구라닷컴이라는 단품밥상으로도 충분하지만요 ㅎㅎ
패스트 푸드점만 늘어가는 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