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누군가를 좋아했는데, 그는 다른 사람을 좋아했다.
얼릉 접으려고 했지만 그걸 잘 못했다. 겉으로 오버하며 억지로 편하게 지내려고 했는데, 뭘해도 꼬이기만 했다. 정말 뭘해도. 그러자 그는 내가 계속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결국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야했다.
내가 스토킹을 했구나.. 억울하고 지나치다는 생각을 했지만 내 생각보다 중요한건 스토킹을 당한 사람의 감정이다 싶었다. 내 자신을 책하며, 앞으로 더 조심하기로 했다.
부끄럽고.. 모든게 불확실해 보였다. 내 자신,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다 흔들렸다.
한동안 그렇게, 넋이 반쯤 나간채로 살았다. 두려웠다.
내 스스로 벌을 내렸다, 충분히 고통받았다 이런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그냥 지금의 내가 아직 그때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말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귀찮게, 불편하게 하는 사람인건가"..
그걸 계속 안고 있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아직도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불쑥 나와 나를 괴롭히는데, 이제 난 그것과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참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신도 생겼다. 하지만 그것은 완전히 극복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닐 수도 있고, 극복한다고 해도 언제, 어떤 대가를 치르고 될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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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스토킹은 주변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말이다. 속마음을 숨기고, 이해하지 못하고 귀찮게만 하는 행동들도 스토킹이다. 내가 그런건지도.
난 싫다. 누가 날 귀찮게 하는것.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고, 그걸 위해 노력할 의지도 보이지 않는 것. 물론 난 "착한 아이"니까, 드러내놓고 싫어하는 내색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얼굴이 웃고 있으니 생각이 뒤에 따라 합리화하기도 한다. 그 사람을 억지로 이해하려는 시도. 그러면 내 행동은 "신중한" 행동이 된다.
누가 날 귀찮게 하는게 싫으니 나도 누군가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난 내가 하는 행동이 그의 맘에 들지 않는다 싶으면 얼릉 접으려고 한다. 좋아한다 싶으면 모든 걸 내던져서라도 해주고 싶어하지만. (오버다-_-) 그래서 난 그런 분위기를 캐치하는데 익숙하다. 정확하다는건 아니다. 틀릴때가 많지. 그런게 나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자기 마음 내키는대로만 하는 사람은 별로다. 내가 볼때 그런 사람들 중에는, 그저 비겁할 뿐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귀찮게 하지 않고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게 가능하다면 말이지. 그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솔직히 말하면 누가 날 귀찮게 해주는게 차라리 나을 때가 많다. 혼자 있는 걸 즐길때도 있지만, 요즘은 점점 그런 시간들이 괴롭다. 내가 원하지 않게 찾아오는 고독이 싫다. 췟. 왜 하필 오늘따라 이 주변 사는 사람들이 다들 뭔일이 있는건지. 냉장고에 맥주가 있길래 꺼내보니 1년이 넘었다. 맛을 보니 시큼하다. 딱 한병만 사서 마시자. 내일은 정말 원고 써야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