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며 맥주 세병을 마셨다. 우울했냐고? 전혀. 캐러비안의 해적을 다 봤는데 혼자 낄낄거리고 안타까워했다. 조니뎁의 말투와 몸짓을 슬쩍 따라해보기도 하고, 럼주를 마시듯 맥주를 드리켰다. 감독, 대체 어쩌려구 그래 하면서 화장실도 안가고 봤다.
10년에 한번 만나는 사랑이라. 그게 뭐야. 서로 죽고 죽이는 그 한가운데서 두 연인이 키스하는 장면은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이긴 했으나 왜 블룸을 거기서 죽이고 난리냐 이 나쁜 감독아. 여튼 영화 정말 멋있고 재밌긴 하구나. 캠버전이라 후지긴 하지만 괜찮았다.
오늘 벌써 금요일이니 내일이 바캠프 행사가 있는 날이다. 이걸 위해 스페인 날아가는 표를 연기했다가 결국 자리를 못구하고, 거기다 돈도 안 모여 유럽행을 포기한 건데, 이틀 전이 되서야 뭔가 준비를 시작하게 되다니. 후훗.
어제는 뭔가 잘됐다. 아침에 일어났을때부터 그 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머리도 맑고, 오늘 무엇을 할 지가 한가지로 좁혀 분명하게 드러났다. 중간에 많이 힘들고, 다른 일들이 나를 끌어댕겼지만 결국 원래 목표하던 한 가지만 끝내고는 편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그래서 오늘도 기대를 했지만 어제보단 집중이 잘 안되더라.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뭐 폼잡고 고민했다는게 아니고 그 동안의 내 모습이 좀 정리가 되더라.
아... 이건 아냐. 일단 세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