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살다시피 하는 진보 불로그.. 하루 하나정도 포스팅, 덧글 확인, 다니며 재미있는, 좋은 글들 읽고 덧글 남기고..
이미 나는 내 문제 의식이 거의 전반적으로 "얕다"는 걸 절감했다.
이것저것 관심의 범위만 넓고, 욕심이 많은 탓에, 그리고 솔직히말하면 "바보스러보이지말자"는 생각에 모든지 조금씩은 알아두려하고, 또 조금 주워들은 다음에는 다른 "무지"의 영역에 발을 내딛으려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역시 아직 어릴때의 경험으로부터 아직 자유롭지 못한가보다.
지금 불로그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이런 표현을 쓴다는 것도 몰랐다 -_-;;)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글이 모이고 있다.
나도 지지하고, 연대하고 싶다. 하지만 주저한다. 왜?
내가 겪지 못한, 겪을 수 없었던 경험, 다른 이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그것이 얼마나 클 것인지가 느껴지긴 하지만, 역시 그걸 내가 "안다", "동감한다"라고 말할 수가 과연 있는 건지 부끄럽다.
당신을 지지합니다. 피해 생존자들과 연대하겠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분노합니다. 권력 구조와 의식 구조를 바꾸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이런 말은 당장이라도 할 수 있고, 또 사실 조심스럽고 부끄러워도 이 말이라도 살짝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글쎄, 과연 피해생존자들에 대한 내 느낌이 과연 사회적 강자의 연민과 얼마나 다른지 확신이 들지 않고, 가해자에 대한 분노 또한 "약자를 괴롭히는 강자"에 대한 일반적인 분노의 수준으로 족한 것인지, 내가 그러고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또 충분한 변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는 내 자신이, 죄책감과 심적 부담을 덜기 위해, 나도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나서는" 것이 된다면, 그건 피해 생존자와 지금도 일상적인 폭력에 놓여있는 여성들에 대한 또 다른 모욕이 되는 것이 아닐까 두렵다.
그래서 아직도 "지지와 연대"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
평택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나는 내 관심사에 대해서만, 신변잡기만 늘어놓고 있다.
물론 내 블로그, 나 만의 색깔이 담기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고 그럴 수록 좋은 것이긴 하다.
하지만 블로그가 개인의 공간이며 또한 "다른" 소통의 틀임에도, 계속 "따로 노는" 것. 마치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기 일상에 파묻혀 사는 ... 이 세상의 "잔인함"과 다를 게 없는게 아닌지.
생각은 있지만 용기는 없다. 그리고 어쩌면 이 포스팅도 자기 변명일 뿐인지 모르겠다.
그러지 않으려면 약속 정도는 해야겠지. 좀더 충분히 고민한 후, 내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때 ... "지지와 연대"에 함께 하겠음!
함께 말하지 않으려면 입 다물고 잡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것일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