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선배 전화번호가 떠서 받았다.
대뜸 "이기 머꼬. 민주노총 배제 안했으믄 찬성했을꺼라 말이가"
난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
"뭐라고?"
선배는 계속 화를 낸다.
"배제 안했으믄 찬성했을끼냔 말이다. 진짜 너무하네. 피켓이 왜 다 이모냥이고"
난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2년 반동안 배워왔다.
"아~ 그거, 왜 나한테 그래? 나야 모르쥐~"
참 간편하다.
잘못된 거, 항의하는 거는 모두 남 탓으로 돌리면 그만이다.
그게 자연스러워졌다.
누가 잘못했는지 몰라도,
그저 "아~ 난 몰라" 하면 그 뿐이다.
난 몰라~ 난 몰라~ 난 몰라~
난 늘 모른다...
난 상상속에서 그들을 모두 천하에 못되먹은 넘들로 만들지만,
현실 속에서도 못된 짓, 또는 잘못되는 탓은 죄 그넘들 몫이다.
난 여전히 모른다...
머리는 계속 아프고, 배는 계속 고프고,
내 검은 지갑은 어디갔나?
카드 분실신고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사무실서 잃어버린거면, "아~ 그넘들이 그랬군, 난 몰라~" 하고 말았을까?
지끈지끈 zzz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