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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4 -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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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11. 14 (화)
   
- 오늘 포럼에서 발제한 김광웅 교수 글 때문에 문의가 많이 왔다. 40페이지가 넘는 글에 노무현 정부의 정부혁신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으니 기자들로서는 구미가 당길 만하다. 하지만 허술한 기초자료에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개념들이 눈에 보인다. 게다가 토론자로 나섰던 김병섭 교수의 글에 대해서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엉뚱한 발언을 하고... 
  
물론 40여년의 공직(조교, 교수)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하는 교내 발표라고 하여 의미부여를 하긴 했지만... 말을 하지 않는 게 낫겠다. 


- 오늘은 내내 정광호 교수의 [미국 규제기관의 리스크 관리행태: 불확실성과 정치영향에 따른 제약을 중심으로]라는 글을 검토하고 수정하여 한국조직학회에 보냈다. 정광호 교수는 논문이 제대로 되도록 보완하여 내 이름도 넣어 공저논문으로 하자고 하였지만, 별로 기여한 것도 없는 형편에 그렇게 하는 건 문제가 있는 듯하여 정광호 교수의 명의만 넣어서 보냈다.
   
그 동안 이 논문 보완 건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홀가분하다. 학부 후배라고 하여 정 교수는 나를 많이 챙겨주시는 듯한데, 상당히 부담스럽다. 
   
ㅇ 11. 15 (수)
   
- 지난 월요일이 생일이었다고 센터 성원들끼리 축하파티를 했다. 행문씨는 일부러 케잌까지 사오고... 케잌을 먹고 함께 점심을 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챙겨주니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 오늘은 다음주에 있을 [정책&지식]포럼 300회 진행기념 워크샵 발제문 초안을 쓰느라 시간을 보냈다. 지식센터와 관련되어 있고, 기초자료를 보내주어야 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형편에 글을쓰는 게 쉽지 않았다. 원장이 이 글을 많이 수정해서 발표해야 하는데...
       
- '한미 FTA'에 대한 심상정 의원의 강연회가 서울대 법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있는데 가지 못했다. 동생이 일찍 왔으면 어머니와 함께 가려 했는데 - 사실 어머니가 더 가고 싶어 하셨다 - 부득이하게 갈 수 없었던 것이다.
  
- 오늘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 관한 의견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온다. 요새 신문들 머릿기사도 부동산 문제로 떡칠되어 있다. 아마 내일 신문도 그럴 것이다. 거참...
   
ㅇ 11. 16 (목) 밤
  
- 역시 목요일은 [지방정치과정론] 청강수업 준비 때문에 정신이 없다. 물론 수업을 마친 저녁은 해방된 느낌이 들지만...
  
수업시간에 좀더 활발하게 토론을 하고 싶어도 엉뚱한 것을 질문하는 친구가 하나 있어서 나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갈까 우려되고, 또한 전반적으로 자신의 발제 외에는 질문이나 토론을 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청강생 주제에 혼자 튀는 것 같아서 나까지 소극적으로 된다. 아쉬운 점이 많은 수업이다. 교재를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활발한 토론 속에서 얻는 것도 많을 텐데...
 
- 주연씨가 행정고시 2차 시험에 떨어졌음을 확인한 후 약간은 풀이 죽은 모습을 보여서 안타깝다. 한진 중공업에 취업이 되었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 동안의 수고가 무위로 돌아간 것은...
  
27일부터 출근은 한다는데, 아마 합격자를 다른 회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한진중공업의 고육책일 수도 있겠다. 나에게 한진중공업은 박창수, 김주익 열사를 떠올리게 하는 회사인데, 주연씨는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포럼의 향후 대책방안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다. 소희씨에게 좀 분담해달라고 해야할까. 
주연씨와는 다음 주 초에 함께 술이라도 마셔야겠다. 별로 잘 해주지도 못했는데...
 
그 친구에게 실의에 빠져 어영부영하기보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석사학위 논문을 쓸 것을 재촉할 필요가 있다. 사실 지금이 아니면 쓸 기회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논문 쓰는 것을 좀 도와줘야 할 텐데, 내 발등의 불도 제대로 끄지 못한 형편에...
  
- 그렇게 어떤 사람은 불합격 소식을 전해들었는데, 수십만의 학생들은 자신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시험을 보고 있었다. 하나의 시험에 인생을 건다는 게 말이 되나. 분명히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는데, 이를 어떻게 풀 수 있을지는 난감하다.
   
수능한파가 어쩌고 하면 날씨도 시험과 연결되고, 난이도가 낮아 변별력이 걱정된다는 기사가 넘쳐나며, 그리고 출근시간마저 시험시간에 맞춰 조정되는 현실. 이게 정상은 아닌데...
   
- 프레시안에 실린 성은애 교수의 글은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것을 말해놓기는 했지만, 실제 정부의 정책결정이나 사교육에 참여하는 이들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투덜거림은 아닌지 싶다. 게다가 프레시안에 접속했을 때 화면에 뜨는 논술교실에 관한 팝업창이 어색하게 느껴졌던 것과 오버랩되고...
  
"왜 입시 문제엔 정치ㆍ철학적 차이가 사라지나" 
[창비 주간논평]논술, 사교육, 그리고 정치적 진보 
프레시안, 성은애/단국대 교수, 영문학, 2006-11-15 오전 10:41:05 
   
부모의 돈과 에너지와 문화자본이 많이 투여될수록 생존경쟁에서 유리한 세태 탓에 부모들은 자신의 무능에 자괴감을 느끼고, 학생들은 뭐든지 다 잘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 좌절감을 느낀다. 살벌한 경쟁사회로 자식들을 내몰아야 하는 약하디 약한 부모들 앞에, 더 많은 돈을 들여야 더 좋은 상품을 살 수 있다는 단호한 시장의 논리는 더욱더 기세등등하게 다가선다. 그리고 사고력과 논리력, 창의력에 대한 평가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둘러쓴 논술시험이 바로 그 최전방에 버티고 있다.
   
글쓰기 교육, 사고력과 창의력, 지적인 잠재능력, 모두 좋은 얘기다. 그러나 그것이 공교육이 아니라 주로 부모의 경제력과 문화자본에 의해 배양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진보의 이념과 어긋나는 것이다. 비판적인 진보 논리의 세련됨으로 글쓰기 교육에서 유리한 지점을 점유하는 데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교육을 시장논리에 맡겨놓을 수밖에 없게 하는 정책 자체를 끊임없이 비판하는 것이 정치적 진보의 의미가 아니겠는가.

   
- 우영씨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갑작스레 돌아가셔서 우영씨가 매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센터에서 일했고, 내 후임으로 올 사람인 만큼 내일은 강원대병원에 조문을 가봐야 할 듯하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애사에는 가봐야 하지 않겠나. 아무튼 하루 공치게 생겼네.
   
ㅇ 11. 17 (금)
  
- 어머니가 오늘 새벽이 아니라 내일 내려가신다고 한다. 민서가 병원에 가기에 하루 더 서울에 머무르시는 것인데, 약을 광주에 놓고 오는 바람에 5일째 약을 못드셔서 문제다. 별 탈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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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7 04:15 2006/11/17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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