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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7 -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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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11. 7 (화) 저녁
  
- 오늘 진행한 포럼 주제가 [도시와 문화]였다. 발제자인 문화부 과장이 제대로 발제문을 써오지 않아 허접하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럭저럭 괜찮은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문화가 가장 공공성이 강한 분야라는 주관교수의 말씀은 당연한 것이고, '건축은 삶은 담는 그릇'이라는 발제자의 말도 참 인상적이었다.
   
건설교통부, 특히 건축기획팀이 바로 악의 축이라는 것으로 몰아가는데, 발제자와 토론자의 역할분담이 잘 이루어진 듯했다. 물론 또다른 토론자인 환경대학원 교수가 재를 뿌리기는 했지만...
 
건축에 공간문화적인 요소가 포함되어야 하고, 공공성을 담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토목을 주로 하기 때문에 건교부가 문제라는 것, 토건국가에 대한 비판 등도 의미 있었다. 공공디자인에서 그렇게 문제가 많고, 신경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수확이다.
 
확실히 문화부가 상대적으로 진보성을 띄는 부처임에는 틀림 없는 듯하다.
    
그리고 토론중에 나왔던 순환보직제의 문제는 좀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각국의 도시정책과장의 수준을 보면 한국이 떨어지는 것이 바로 전문성을 쌓을 시간이 없이 순환보직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우석훈의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에서도 나왔던 내용이지만, 순환보직제가 관료의 전문성을 저하시킨다는 논리인데, 일응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그렇다면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은 행정이나 정책결정에 참여하거나 이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정당화하는 게 아닌가 싶어 약간 혼란이 왔다. 특히 참여민주주의, 참여예산제와 관련된 글을 읽으면서 이 부분을 정리하는 게 어려운데, 나중에 차분하게 검토해봐야겠다.   


- 준우씨가 와서 얘기를 나누다.
시민행동의 준우씨가 오전에 정보인권지수 테스트설문지를 전달받기 위해 직접 대학원으로 찾아왔다. 괜히 오라가라해서 미안한 마음이다.
준우씨는 자전거를 타고 집에서 사무실까지 통학을 한단다. 대단... 30분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된다니 할 만할 수도...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의 상근활동가의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는데,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재생산의 문제도 갑갑한 지점이다. 
  
- 목요일에 학습지노조의 활동가를 모시고 지역위의 교육토론이 있다는 전화가 왔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바쁘다는 핑계로 못간다고 했다. 김승철 동지도 시간을 그리 많이 내지 못하면서도 그렇게 연락을 하는 것인데... 도와주지는 못할지언정 분위기 저하에 일조하는 듯하여 죄송한 마음이다.
   
- 지금부터라도 내일 운영위원회 준비를 해야겠구나. 포럼 300회 진행기념 워크샵도 그대로 진행될 것 같고... 일꺼리는 계속 많아진다. 쩝....
      
ㅇ 11. 8 (수) 오후
 
- 어제는 오랜만에 연구실에서 날을 샜다. 다행히 모기가 그리 많지 않아서 버틸 만했다. 그런데 그렇게 날새서 한 것이 운영위원회 회의자료 준비... ㅡ.ㅡ;; 지금 바쁜 판국에 일은 자꾸만 생기고...
  
- 운영위원회는 그럭저럭 잘 끝났다. 정식집 신라던가. 교수들은 점심으로는 가격대가 괜찮은 편이고, 음식도 좋다고 하지만, 1일당 2만원이 넘는 식사가 싼 건가.
회의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운영규정도 바꿔야겠네.
  
DB 구축사업도 말은 좋은데, 그렇게 잘 될 수 있으려나.
   
- 난나님이 블로그를 만들었다. 어디에 만들까 상의를 하길래 이글루나 진보넷을 추천했다가 결국 네이버로 낙찰을 봤다. 블로그 제목이 '이유 있간'이다. 앞으로 난나님하고 심심하면 메신저 말고 블로그에도 농담따먹기하고 지내야겠다.
그런데 이 인간의 블록질이 오래갈까. 아마 시간이 조금 남아서 충동적으로 만든 것 같은데...
  
ㅇ 11. 9 (목) 밤
   
- 새벽에 비가 왔다. 새벽 1시가 조금 넘어서 내리더니 아침에는 그쳐있다. 이러면서 가을이 맛이 가고 겨울이 오나 보다.
  
- 언제부터인지 목요일 저녁 때가 마음이 가장 편한 시간대가 되었다. 아마도 지방정치과정론 수업 때문이리라.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 수업 예습 때문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보냈다. 행문씨가 뭘 상의하는데도 퉁명스럽게 반응해기까지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도 일 때문에 함께 있는데, 너무 나 위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 림머만의 [The New Citizenship](1997)은 의외로 재미있는 글이다. 이승종 교수도 이 책이 얇은데다가 쉽게 써져 있고, 일관성 있게 서술되어 있어서 많은 호응을 받은 책이라고 소개한다.
 
참여와 안정성의 관계를 가지고 미국 정치를 파악하면서 양자를 다 제고할 수 있는 대안으로 New Citizenship을 제안하는데, 논문 쓰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수업시간에 나왔던 공화주의에 대해서도 정리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공화정이 바로 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나왔다는 것만 많이 얘기되었는데, 여기에서 공화정은 일종의 귀족정이자 법의 지배, 그리고 권력분립의 원리 등으로 개념화된다. 하지만 정확한 것은 언급되지 않은 듯하다.
  
사실 프랑스에서의 논의, 이를테면 홍세화의 주장과 함께, 사회당의 사회적 공화주의 논의, 그리고 최장집 교수의 얘기도 머리 속에 집어넣어 놓았다가 얘기했으면 좋았으련만...
  
사회당 홈페이지에서 사회적 공화주의에 관한 글들의 목록을 담아왔다. 그런데 이 중에서 글을 볼 수 있게 몇 개 되지 않는다. 공화주의라... 참여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 공부하기도 벅찬데, 이것까지 봐야 하나.
   
118  탈배제 강령과 사회적 공화주의     미래전략기획단 2006·08·23 218
117  [금민강의록]사회적 공화주의에 대하여 - 1. 자유주의와 공화주의 : 근대의 두 뿌리     권태훈 2006·08·23 137
116  [금민강의록]사회적 공화주의에 대하여 - 2. 사회적 공화주의의 요청     권태훈 2006·08·23 101
107  사회적 공화주의에 대해서...     최승현 2006·08·28 165
106  [금민강의록]사회적 공화주의에 대하여-3. 사회적 공화주의와 탈배제 강령, 4.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다른 문제점들, 질의 응답     권태훈 2006·08·28 177
96  공화주의, 공화국 개념과 친숙해지기     최광은 2006·09·05 148
92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공화주의     최광은 2006·09·07 120
83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신석준 2006·09·14 100
82  사회민주주의와 사회적 공화주의     신석준 2006·09·15 103
61  사회당의 ‘사회주의’와 ‘사회적 공화주의’     권태훈 2006·10·03 137
27  ‘사회적 공화주의’, 그리고 ‘강령개정안의 문제점과 제안’  …3   한상철 2006·10·20 175
   
ㅇ 11. 10 (금)
   
- 오늘 민주사회정책연구원에서 한다는 세미나에 가려다 말았다. 재미있을 듯한데...
그러고 보니 최근에 그런 세미나나 워크샵에 거의 참석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식센터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렇게 정신 없이 살면 안되는데...
  
- 금요일에는 항상 피자를 시켜 먹는다. 행문씨, 아영씨, 주연씨와 함께 포테이토 피자를 시켜 먹었다. 먹을 만하다.
   
- 하는 것도 없이 시간이 잘도 간다.
   
ㅇ 11. 11 (토)
 
- 채원형이 불러서 일어나, 점심심사를 했다. 강남까지 가시 회를 먹었는데,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하지만 내가 이런 접대는 하지 못할 듯하다.
  
채원형이 무슨 법인을 세우고 포럼을 운영하겠다고 한다. 서울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여기에 나보고도 이사로 참여를 하란다. 그래도 대학원을 다녔는데, 괜찮은 대학원 사람이 있어야 구색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채원형이 바라는 상이 바로 열린우리당 좌파라는 점이고, 그 시각이 법인운영에도 녹아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개량화되었다고 해도 내가 여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어도 다른 사람은 없고 네가 딱이라고 생각해보란다. 젠장...
  
하긴 돈도 궁한 편에 시간투자도 별로 하지 않으면서 내 공부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내 정체성을 흐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레디앙에 나온 윤종훈 회계사 인터뷰 기사와 그에 딸린 댓글들은 조금 황당하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박주현 변호사가 중심이 된 시민경제사회연구소인가에 있으면서 보고서를 준비했다는데, 그 보고서의 제목이 『한국형 신성장동력 사회투자모형과 그 실현을 위한 조세재정개혁 과제』이다. 장장 900페이지 가까운 보고서인데, 참고문헌을 보니 상당히 많은 문헌들을 참고하였지만, 대부분 국정연구기관들에서 나온 것들이다. 통계나 사실관계만을 참고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면 모르겠지만, 은연중 그 시각들에 녹아들진 않았을까.
 
보고서의 제목만 보더라도 제3의길 노선 같고, 여기에서 소위 정부의 2030 모형 등과 어떻게 차별성이 있을지 의문이 간다. 물론 내용을 보면 다를지 모르겠지만... 채원형이 책으로 내려고 하는 것도 '사회투자국가'에 관한 것인데, 열린우리당이 베낄지도 모른다고?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도 위험하다. 
    
마지막에 윤종훈 회계사가 했다는 “맘 맞는 대선 후보만 나오면 당에 돌아가 맹활약해줄 수 있는데……”라는 말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대선 후보가 그렇게 중요한가. 
 
- 집 매수자에게서 전화가 왔고, 밤에 얘기를 나누었다. 답답하다.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ㅇ 11. 12 (일)
  
- 어머니가 오셨다. 왜 올라오시는지 몰랐는데, 집에서 어머니 마중나가기 전 집정리 청소하면서 달력도 10월에서 11월로 넘기다가 어머니가 올라오시는 이유를 알았다. 11월 달력에 11월 13일에 동그라미가 쳐져있고, 음력, 양력 생일 일치라고 써져있다. 13일이 내 생일이었구나. 그래서 어머니가 올라오시는구나. 어쩐지...
  
괜히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40이 다되도록 내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아서... 
 
광주에서 올라오는 차가 연착되어 터미널에서 1시간 반 정도를 기다렸다. 동생과 함께 온 민서가 나를 금방 알아본다. 귀여운 것.
   
- 결국 이번 노동자대회에는 전야제도, 본대회도 못나가는구나. 내가 나갈 정신이 있나.
  
그런데 구호를 외칠 때 마지막에 '반미투쟁!'을 붙였다는 사실을 듣고 욕밖에 안나왔다. 그래 가지 않기를 잘했다. 과연 11월 22일 총파업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분위기는 전혀 총파업 분위기가 아닌데...
    
ㅇ 11. 13 (월)
  
- 원장 선거가 있었다. KBS와 CBS의 대결이었는데, 4년 전 한표밖에 얻지 못했던 교수가 이번엔 16표를 얻어 6표차로 당선되었다.
원장 선거를 한다고 하니 교수들이 다 학교에 나오더라.
  
역시 밀어주고 끌어주기의 힘은 컸다. 모 교수는 4년전 원장선거 경선에서 떨어뜨렸던 사람을 총장선거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고 지지하여 당선되게 하였다는 말도 나온다. 그리고 시니어 교수들이 원장내정자를 비토하여 경선구도를 만들었다고도 하고...
 
역시 정치가 작용하지 않는 곳은 없다.
    
- 교수 워크샵 때문에 오후에 땀 뺐다. 군산에서 제주도로, 다시 설악산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교수들 연구실을 돌아다니며 일정을 체크하는 작업, 참 거시기하다. 그렇게 워크샵 장소가 바뀌는 이유도 비행기 표가 없어서, 골프 부킹이 안되서 등의 이유였던 것을 보면 약간 한심하기도 하고...
  
- 집 때문에 고민이다. 될대로 되라는 아니지만,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힌다. 올해는 어머니가 점 본 결과처럼 정말 운이 없는 해인 모양이다.
  
12월초에는 이사를 가야만 하는구나.
배당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3000이라도 받으면 다행인 상황...
좀더 생활에 신경쓰라는 신호이겠지.   
    
ㅇ 11. 14 (화) 새벽
  
- 오늘도 리스크 관리행태에 관한 정교수의 글을 다 못봤다. 금요일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보기도 싫었고, 여유도 없었다. 오늘은 다 봐야 한다. 아무래도 공동저자로는 못하겠다. 대충 교정보고 그냥 정교수 단독이름으로 조직학연구회에 넘겨야겠다.
 
화요일에는 포럼 잘 끝내고, - 소장님을 어떻게 뵙나 - 리스크 관리행태에 관한 논문을 정리해서 넘기며, 워크샵 글도 써서 원장님께 넘겨야 한다. 이 글을 왜 내가 써야 하는지...
그리고 뉴 시티즌십 책을 다 읽는 것까지 한다. 더이상은 과욕이다.
어머니와 함께 우양형 사무소에 가게 된다면 계획이 뒤틀리게 된다. 그래도 가야한다면 가야지.
   
수요일에는 책 원고 편집하고, [시민참여와 공공결정] 예습을 한다. 이것도 무리지만 해야하고... 논문계획서는 언제 쓰냐. 머리속에서만 가지고 있으면 다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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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4 02:01 2006/11/14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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