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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모래인형 2005/02/11
  3. 아름다운 밤이야기 2005/02/11
  4. 자기 싫어 2005/02/09

모래인형

from 우울 2005/02/11 14:26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생각한다.
그물처럼 내 기억들을 건져올려내는 책과 음악, 영화들을
기억들과 끼워맞춰 재조립하면서 하나의 체계로, 어떤 DNA로...
마치 그것들은 정답처럼 느껴진다.
그것이외의 답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나는 아주 견고한 정답을 만들 줄 알아서
때로는 그것이 진짜 정답같다.
그러나 실제 세계로 반발짝만 내딛어도 그 체계는
모래인형처럼 바람에 흩어져 버린다.

나는 텍스트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만든다면 굳이 그것을 만들어야 하는것인지 모르겠다.
끝없이 모래인형을 만드는 일.

하지만 그것이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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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1 14:26 2005/02/11 14:26

아름다운 밤이야기

from 우울 2005/02/11 14:18
밤시간이라는 것은,
참으로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시간이어서
밤의 나는 낮의 나와 전혀 다른 어떤 것이 된다.

머릿속에서 글이 줄줄 나오기도 하고
음악이 열배쯤 몸에 잘 스미기도 하고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끝도 없이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밤에 피는 장미...라는 말이 좀 웃기게 들리기는 하여도
사실 밤시간에 새롭게 나타나는 나는
그야말로
작은 봉오리에서
장미가 갑작스레 피어나는 것처럼 신기하고 놀라운 황홀함인 것이다.
밤이 아니었으면 결코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굳이 뭐 장미일 필요는 없으나
대중가요 제목이고 하니...

만약 모든 사람들이
밤시간을 일과로 살았다면
지금의 모든 과학체계나 세계관이 전혀 다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은 그렇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돼.

아늑하고 어둠의 보호를 받는
이 시간이 일상의 공격으로 괴로운 작업공간으로 변한다면
끔찍하잖아...

햇볕이 참 좋은 오후다.
햇볕과 음악과 가습기와 따스한 차...
어떤 시간도 일상에서 벗어나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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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1 14:18 2005/02/11 14:18

자기 싫어

from 우울 2005/02/09 02:36
일찍 잘 수가 없어.
생각해보면, 일찍 잠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불 뒤집어쓰고
공허한 잡념과 도저히 잠이 오지 않는다는 괴로운 자각으로 보냈는지...
참으로 아까운 시간들이었다.
그 시간에 차라리 그저 좋아하는 책이나 읽고
조바심내하지 않았더라면
건강에도 좋았을 것을...

일찍 자야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이유는,
학교에 가야하기 때문이었고 회사에 가야하기 때문이었고
무언가 사회속에서 꼭 처리해야하는 일들(관공서 출입 등)을 처리하기 위해서이다.

학교가 2시쯤 시작되었다면
나도 지각같은 거 굳이 하고 싶지 않았고
맨날 혼나는 것도 지겨워서
아마 지각안했을 거다.
아아~ 얼마나 많은 처벌을 받았더랬나......
지각만으로도 학교생활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개개인의 생활리듬을 무시하는 것으로부터
학교라는 제도는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나보다.

밤인간으로 살 권리는
만화가나 가수한테만 주어지는 걸까?
난 언제쯤 밤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될까?

밤인간으로 살 수 있게 된다면
나도 규칙적으로 살 수 있다.
3시나 4시쯤 자서 11시쯤 일어나고
2시쯤 일을 시작한다거나
하루를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다면
아주 규칙적인 생활이 될텐데.

규칙적으로 살게 되면 건강도 좋아질텐데.
야옹 야옹
내가 맨날 일부러 약속시간을 어기는게 아니란 말이다
생활을 사회적 규칙에 맞추기 위해
불규칙하게 살게 되다보니
무언가 불안정하게 일이 밀리거나
몸이나 정신 상태가 타인을 만나기 힘들게 되거나
한단 말이다.

결국
요새는 약속같은 건 안하게 되었다.

"개토는 게으르지 않아요!!!"
내 담임 선생들, 교련 체육 음악 등 생활지도 선생들에게 외치고 싶다.
생각해보면
나는 나름대로 늘 열심히 살았건만
그들이 하라는 걸 안한다는 이유만으로 게으른 아이였다.

밤인간으로 살 수 있는 나만의 요새를 건설하기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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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9 02:36 2005/02/09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