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포크, 반란의 포크음악!
살아 꿈틀거리는 아나키 2009/04/12 14:47라이엇 포크 Riot Folk 반란의 포크 음악!
홈페이지 www.riotfolk.org
포크음악이 다시 위협이 되게 하자!
라이엇 포크는 이윤에 반대하며 상호부조를 지지하는 급진적이고 발본적인 예술활동가들과 음악인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진실을 알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감춰진 불의를 인식해 감정을 일으키도록 만들기 위해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 또한 음악은 훌륭한 교육의 방식이다. 서로 배우고 서로 가르치는데 이들은 포크 음악을 적절히 활용한다. 이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것 역시 이들이 이렇게 급진적이면서 본원적인 노래를 하는 이유라고 한다.
공동체 모임은 여러 가지 종류도 많고, 형태도 다양하다. 빈집처럼 같이 주거하면서 사회적 활동을 하는 주거공동체도 있고, 함께 영화를 만들고 알리는 영화인들의 활동공동체도 있다. 육아공동체, 대안언론공동체, 자전거 동호회 등등 이런 모임은 부지기수가 된다. 반란의 포크 음악을 만들고 공유하며 이를 통해 소통하는 라이엇 포크 모임은 2004년 여름 처음 형성되었다. 몇 명의 급진적 음악인들이 함께 작업하고, 서로의 노래를 같이 부르고, 함께 공연을 하고, 지역의 사회운동에 참여하면서 이런 ‘공동활동모임’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한다.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음악 작업을 하는데, 그리고 녹음을 하고 음반을 제작하는데 많은 돈이 필요없게 되면서 음악공동체의 형태가 갖춰져 갔고,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와 이에 따른 반발이 확산되어 가면서 이런 급진적 운동을 지지하는 음악인들이 소문을 듣고 하나둘 찾아오게 되었다. 그렇게 사람들이 드디어 라이엇 포크라는 모임에는 케이트 보버만, 라이언 하비, 톰 프램튼, 브렌나 사핫지언, 마크 거너리, 이탄 밀러, 에반 그리어, 아담 롤랜드 같은 저항음악활동가들이 모여든다.
비슷한 성향과 목표 그리고 취지를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이 하는 것보다 커다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1+1+1 = 5 가 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화학적으로 잘 결합될 때일 것이다. 그래서 서로가 가진 자료들과 음악 녹음 장비, 재정, 연락처 등을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의 음악은 모두 포크라곤 하지만 약간씩 다른 점들이 있다. 그렇게 서로 다른 목소리와 음악의 분위기를 적절히 조화시켜나가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라이엇 포크 운동이 알려지게 될 수 있었다. 함께 공연을 다니고, 함께 음반작업을 하다 보면 서로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게 되며, 힘들 때는 서로에게 위안이 되기도 할 것이다. 이들은 직접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부족한 재정은 공연을 통해 해결하고, 또 노래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어떤 사안에 대해 연대할 것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들이 만들어 부르는 노래 가사들을 보면 펜실베이니아 광부들의 파업이라든가 이라크 전쟁이라든가 하는 매우 구체적인 사안들이 등장한다. 정치적으로 급진적이라는 것은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것과 일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억압과 차별 그리고 이에 대한 저항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함께 라이엇 포크라는 저항음악공동체를 유지해나가는 일은 다른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재정적인 문제는 특히 쉽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라이엇 포크의 구성원들은 일단 공동재정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한다. 그리고 음반판매와 공연 및 후원 등을 통해 수익금이 생기면 이 공동재정에 투입하고, 필요할 때마다 이 공동재정에서 돈을 꺼내 쓴다. 공동재정에서 꺼내 사용하는 돈의 액수가 50달러(5만원 가량) 이상이면 모두의 합의를 얻어야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평적인 방식으로 공동체를 운영하고, 대표자를 따로 두고 있지 않다. 모두가 라이엇 포크의 구성원이요 대표자인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다른 구성원의 기본적인 사상과 활동방식 그리고 음악적 지향에 대해 구성원들 모두가 동의하고 인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의 틀에서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공동의 정체성은 매우 중요하다. 라이엇 포크 운동의 구성원들은 ‘급진적 정치활동과 저항음악운동을 포크음악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창조적으로 버무려낸다’는 공동의 정체성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런 바탕에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소통하고 서로의 생각을 듣는 자리가 가끔 마련된다. 그렇게 모여서 함께 공연과 활동 계획을 짜고 재정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는 것이다.
이런 급진적 저항음악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를테면 ‘레이블’을 만들 수도 있다. 한국의 홍대 인디 음악인들은 이런 식의 독자적 레이블을 만들어서 여러 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라이엇 포크 활동가들은 일부러 레이블을 만들지 않고, 공동활동모임의 형태로 운영을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답음 명쾌하다. 이윤추구에 반대하는 음악운동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음악들이 돈을 버는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굳이 회사형태를 띤 레이블을 차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억압에 반대하는 음악,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음악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구성원들이 모두 동의하고, 자신의 활동 철학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형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쉽게 자본의 유혹에 넘어갈 수 있다. 기획사나 음반사에서는 언제든 이런 신선한 음악인들을 낚기 위해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체제 자체에 대한 저항의 수단이자 저항의 방식으로 음악을 선택한 라이엇 포크 운동이 레이블 설립을 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돈은 어떻게 벌까? 공연을 다니고 음반을 직접 제작해 팔고, 후원을 받는 등을 통해 해결한다. 모든 음악은 자유롭게 내려받아 사람들이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철학이기 때문에 라이엇 포크 구성원들이 만든 음악은 이들의 홈페이지에 대부분 공개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구성원들은 음악 작업을 문화노동으로 여기고, 노동이기에 당연히 그에 따른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이런 사정을 헤아려 자발적으로 재정적인 지원을 하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일이 자주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보면 음악 활동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이런 사람들의 음반을 듣고, 노래를 부르고, 지지하는데 아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급진적 저항운동의 역사를 보면 언제나 음악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사람들이 투쟁을 이어나가는데 있어서 음악에서 힘을 얻고 영감을 얻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감동적인 음악 몇 곡이 저항운동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경우는 한국과 여러 다른 나라들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라이엇 포크 운동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은 비록 체제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고 있지만 언제든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를 수 있는 준비는 되어 있고, 라이엇 포크 운동 구성원들은 오늘도 북미 전역을 다니며 저항의 불씨를 살려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