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들이 아니꼽다
살아 꿈틀거리는 아나키 2005/07/11 20:40금요일 저녁인가 피자매연대 사무실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가 없어서 정확한 상황은 모르겠는데, 컴퓨터에 벌레가 들어가서 걸리는 듯한 틱틱 하는 소리가 나더니 그 다음부터는 하드 디스크가 부팅이 되지 않더라는 것이에요.
제가 가서 고치려고 해보았는데, 하드 디스크에 있는 파일들을 아예 읽을 수가 없어서 그냥 놔두고, 전에 구해놓았던 새로운 하드 디스크를 달고 다시 윈도를 비롯한 프로그램들을 깔았습니다.
사실 처음에 초희로부터 펜티엄4 컴퓨터를 기증받았을 때는 하드 디스크가 없었어요.
그런데 마침 평화인권연대에서 남는 오래된 컴퓨터를 기증 받았는데, 거기서 제가 하드를 떼내서 초희가 준 좋은 컴퓨터에 달아서 쓰고 있었거든요.
그 하드는 용량이 6기가 짜리로 좀 오래된 것인데, 제가 테스트를 해보니 별 다른 이상이 없어서 그냥 초희 컴퓨터에 달고 지금까지 잘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이상이 생겨버렸네요.
제가 어찌할 수가 없어서 오늘 용산에 하드 디스크 복구 해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하드 복구 비용이 이렇게 비싼지 저는 몰랐어요.
가지고간 우리 하드를 점검해보더니 불량 섹터가 있다며 글쎄 복구비가 15만원이라는 겁니다.
제가 보기엔 불량 섹터 문제 더하기 파일 할당 테이블(FAT)에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가격이 너무 하더군요.
다른 데이터 복구 서비스 업체 가격도 최하 10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 이상까지 하더라고요.
정말 너무 비싸서 그냥 돌아왔어요.
15만원이면 좋은 컴퓨터를 한 대 장만할 수 있는 돈인데,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중요한 데이터가 있는 경우엔 돈을 주고라도 고치긴 해야겠지만 글쎄요, 피자매연대 하드 디스크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참 걱정입니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하드 디스크에서 지워진 자료까지도 몽땅 살려내는 프로그램을 구했는데, 이걸로 일단 복구를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잘 되면 좋을텐데...
안되면 어찌해야 좋을지...
그동안 발송한 내역을 정리한 파일이며, 사진이며 이런 것들이 날아가면....안 돼, 엉엉엉..
데이터를 복구하는 것이 별로 힘든 일도 아닐 것 같은데, 이렇게 돈을 많이 받아 처먹는 것을 보면 내가 하드 디스크를 뜯어서 복구하는 방법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사실 컴퓨터를 전혀 모르던 상태에서 제가 지금 이렇게 못쓰는 부품들을 줏어서 컴퓨터 한 대를 조립해낼 정도의 실력이 된 것은 이렇게 별 것도 아니면서 지식을 독점한 채 엄청난 돈을 요구하는 엘리트들이 아니꼬와서였습니다.
정보든 기술이든 독점하는 사람은 자기 맘대로 값을 부를 수 있게 되죠.
이런 횡포를 막으려면 정보나 기술을 모두에게 개방해서 공유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