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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6/10
- 쉽게 라니...(1)
먼저 광고.
다큐 천막
오늘 밤 8시 30분, 하이퍼팩 나다에서 상영합니다.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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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하철을 탔는데
잠든 앵두를 안고서 노약자석에 앉아있었더니
옆자리 할머니 둘이서
내 흉을 보았다.
자신들은 일반석에 앉으면
젊은이들 자리 뺏는 거 같아서 못 앉는데
애 안았다고 젊은 사람이 노약자석에 앉는 건 부당하다는 거다.
나는 그 때 앵두를 무릎에 눕히고 씨네21을 읽고 있었는데
잡지를 읽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계속 뭐라고 그랬다.
첨엔 내 얘기인 줄 몰랐다가
차차 그분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는데
나한테 직접 하는 말은 아니라서 그냥 잠자코 있었다.
돌아와서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아이 안은 엄마가 노약자석에 앉으면 안되는 건가요?
장애인센터 선생님들은 괜찮을 텐데....라고 갸웃거렸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노약자석에는 장애인, 임산부, 노인의 그림만 그려져있다는 걸 생각해냈다.
한 선생님이 "얼른 아기를 뱃 속에 집어넣었어야 했네요"라고 말해서
웃었다.(성의를 봐서 웃었다. ^^)
오늘은 <필승 연영석>을 보러갔는데
보다가 중간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음악에 확실히 필받은 앵두가 처음엔 춤을 추더니
나중엔 노래까지 불러댔다. 워우 워우 워~~~ 뭐 그런 소리.
객석에는 나 말고 관객 몇 명이 더 있었기 때문에
(순간, 관객이 우리만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얌체같은 바람을....)
결국 앵두를 안고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주노동자가 나오는 장면에서였다.
뒷부분이 궁금하다.
참....이 얘기 꼭 해주고 싶은데
골프장 장면 앞 부분,
전기 계량기 미터기 돌아가는 부분,
그리고 고명원씨 인터뷰 부분,
(중간에 놓친 부분도 있겠지만)
이 세 부분에서 화면이 잠깐 멈췄다.
고명원씨 인터뷰 부분은 화면이 멈춘 관계로
인터뷰도 잠깐 끊겼다.
1초가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태선생님이 보셨다면 속상했을 것같았다.
dvd 오류인가? 한 번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같다.
음악에 필받은 앵두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눈물을 머금고 집에 돌아와야 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하늘을 공부방에 데려다 줘야 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노약자석에는 앉지 않았다. ^^;)
오늘 아침, 하늘이 말했다.
"오늘 혼자서 피아노학원까지 갈께. 아무도 나오지마"
피아노학원은 우리집 맞은 편이다.
집앞에 도착하니 12시 50분.
피아노학원에 가보니 아무도 없다.
비는 계속 내리고 거기에 바람까지 불었다.
등에 업혀서 잠깐 잠들었던 앵두는 빗줄기 때문에 깼고
하늘은 보이지않았다.
어떻게 할까..어떻게 할까....학교앞까지 가봐야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멀리서 작은 아이가 분홍색 우산을 들고 씽씽 달리는 차 옆을
아슬아슬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두근두근 울리는 가슴을 안고 내려가보니 하늘이었다.
너무 반가워서 웃었더니 하늘도 자랑스레 웃었다.
오늘은 기억할만한 날이다.
언덕길에서 바람이 휘젓는 우산을 바로 들려고 애쓰며
열심히 올라오던 하늘의 모습을
눈동자에, 가슴에, 기억에 꼭꼭 담아두었다.
오늘은 정말... 축하할만한 날이다.
그렇게 조금씩 혼자 걷는 길이 늘어날 것이다.
나란히 걷진 않겠지만 항상 지켜보며 함께 할 것이다.
정말 잘했다. 내 작은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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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정말 기억할만한 날이네요. 저도 기억할께요. 멋지당. 하늘이~~~근데 할머니 쫌 그렇다. 같이 앉으면 안되나. 음..냐.
아이들이, 아이를 키우기에 좋은 사회에서 살고프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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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소외받는 사회라는 생각에, 저야 어리(?)니까 왠만하면 나이드신 분들이 많을것 같으면 노약자석에 안 앉지만 그 노인분들께서도 약자의 개념을 너무 협소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가 해요. 저번에는 배 조금 나온 임신부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하는 할아버지도 봤다지요... 아뭏든 세상에서는 아이를 기르는 노고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점이 분노스럽다지요- 저는 아이 안은 엄마와 쌩쌩(?) 해보이시는 노인이 계시면 아이 안은 쪽이 앉는 편이 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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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요즘 배워가는 건 여자라고 해서, 남자라고해서,혹은 아주머니라고 해서...뭐 그런 식의 기대는 안 갖는 게 좋겠다는 거요...그냥 다 사람 나름이라고...그래서 기대하지 않고 그렇게 기대하지 않으면 의외로 보너스처럼 얻는 게 있고....그런 슬픈 체념같은 게 늘어가는 거같아요.오징어땅콩/전 중년이건 노년이건 남자어른들은 좀 그렇더라구요. 아기 낳는 일이 여성의 몸에 남기는 흔적이라는 게 있는 거같아요. 저도 원래부터 그렇게 자리 밝히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래도 어떤 날은 이런 분 저런 분들이 막 일어나주셔서 감격하는 날도 있고...그때 그때 다른 게 정말 세상사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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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냐- 필승 연영석은 제가 볼 때도 멈췄었는데.. 쇼킹패밀리는 프로젝트가 나가버리고..전용관의 길은 아직도 먼 것인가;; 여하튼 하늘이의 스스로 귀가는 정말 훈늉! 완전 축하할 일이에요 흐흐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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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갔던 York시의 극장은 일주일에 한번은 12개월이하 아가들과 부모만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이 있더라구요. 아가들이 울어도 상관없이 영화볼 수 있는 시간이죠. 그 극장엔 이주민들을 위한 영화상영시간도 정기적으로 마련되어있었어요. 부럽더군요.하늘이 정말 멋진걸요~ 엄마처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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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인분 말씀은 귀담아 들을 필요 없음. ㅎㅎㅎ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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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정말 기억할만한 날일거 같아요. 저도 가슴이 벅차네요.그리고 저도 자리에 연연해요... 특히 버스... 배 안에 아이가 있건 아니면 버스 안에서 흔들리는 아이를 끌고 휘청휘청 걸어가건 정말 아무도 양보하지 않더군요. 한번은 아이를 그냥 바닥에 주저앉혔다죠... 휘청이는 것보단 나을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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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아기랑 같이 타시는 분들을 보면몸이 고단하겠다 생각이 자주 드는데
씨네21까지 펼치셨다니
그 에너지가 놀라워요 ^-^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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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저도 모리한테 그날 그얘기 듣고 깜짝 놀랐어요. 개관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프로젝트는 새프로젝트가 아니었을까요? 궁금. 하늘에게 축하의 말 꼭 전해주겠음 ^^re/정말 꿈의 극장이네요. 극장에서 보고싶은 영화 목록이 하나,둘, 셋...늘어나고 있는데....이 시간도 곧 지나가겠죠. 여행기...항상 부러움으로 읽고 있답니다. 잘 지내다 건강하게 돌아오세요...하늘은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저는 좀.... ^^;
재원/나란 사람은 참 싫은 소리 듣기 싫어하는 사람이구나..그런 생각 많이 해요. 좋은 소리만 듣고싶어하다간 진짜 사람 이상해지는데...가끔씩 전투력이 상승해있을 땐 싫은 소리 듣는거 별로 안싫고 그러려니하는데 다운되어있을 땐 그런 작은 소리 하나에 우을해하기도 하고..막 그래요. 요즘은 저번 200원 사건 이후 전투력이 조금씩 조금씩 하강하고 있는 상태랍니다. ^^
바리/저같은 경우엔 마을버스가 항상 최악이예요. 비탈길을 오르느라 차는 비틀거리는데 쌩쌩한 젊은이들은 아는척도 안해주거든요. 죽어라 손잡이만 붙들고 있죠. 이래서 사람들이 차를 사는구나..그런 생각하면서요. 좀 너무해요....
시와/애가 자고 있으면 심심하니깐. 새로운 생활은 어떠신지,너무너무 궁금해요. 부럽기도 하고.... 나중에 이야기 많이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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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렇지요. 뭐... 엄마들은 자신이 지닌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쏟잖아요. 그 쓰고 남은 걸 가지고 날 위해 쓰다 보니 예전 나와 많이 다르게 느껴질 때가 많은가 봐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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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 위에 글 쓴 거 후회해요. 그것이 마치 정답인양 하고 있는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죠. 정말 이상하죠? 사람들 심리라는 것이... 많이 더운데 여름 잘 나세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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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오늘은 정말 너무 더웠어요...이 더운 여름을 잘 나게요, 우리들 모두.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