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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

안녕하세요 하루입니다.

제가 웬만해서는 이런 말을 이렇게 대놓고는 안하는데

간절한 마음에 글을 드립니다.

 

저는 2014년 11월부터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에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특별히 많은 일은 하지는 않습니다만

제게 세월호는 무척 중요한 사건입니다.

저는 <아이들>의 감독입니다.

영화적으로는 '일하고 싶은 엄마와, 엄마랑 놀고 싶은 세 아이의 성장기'

라는 축을 구축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제가 관객들과 공감하고 싶었던 것은

'한 여성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한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완성된 영화를 보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약하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누리는 기쁨,은 잘 담긴 것같습니다.

왜냐하면 매번 상영장에서 저와 같은 경험을 가진 분들이 함께 웃고 함께 울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경험을 하곤 했거든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날 때 저는 <아이들2>를 촬영 중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첫애 하은이의 8살까지의 성장기였습니다.

<아이들2>는 9살 둘째아이 한별이와 그 친구들의 성장담을 담으려 했습니다.

성장의 순간은 예민하고 섬세하게 관찰되어집니다.

저는 8살 소년들의 성장의 시간을 함께 하며

마음도 아팠고, 즐겁기도 했고.....그 모든 순간들이 다 소중했습니다.

하지만 2014년 4월 16일 이후 저는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제 작업세계를 송두리째 무너뜨렸습니다.

영아기 때 내 젖만을 먹고 자라던 내 아이.

매달 보건소에 가서 몸무게를 재며 뿌듯해했던 나의 기쁨.

내 아이의 살, 뼈, 피.

그리고 내 인생을 조정해가며 아이의 삶에 바쳤던 내 시간.

296명의 고2 아이들이 죽었습니다.

숨쉬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웃는 것도 죄스럽던 그 사건 직후

우리 막내는 혼자서 이를 빼서 저를 깜짝 놀라게 했고

우리 둘째는 자전거의 보조바퀴를 떼며 기뻐했습니다.

우리 첫째에게는 남친이 생겼지요,.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가고 성장의 순간은 보석처럼 빛나며 반짝였습니다.

저는 웃다가, 기뻐하다가, 곧 울면서 한 달 여를 보냈습니다.

 

내 아이들처럼 그런 순간들을 다 거쳤을 아이들이 죽었습니다.

296개의 우주가 사라졌습니다.

나처럼 기뻐하고 뿌듯했을 엄마와 아빠들의

온 우주가 하루 아침에 연기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그 슬픔의 강도와 상실감의 깊이를 

저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상상할 수 없지만 동시에 '8살 아이의 소년되기'라는 작업 또한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자랐을 텐데 이렇게 자랐을 아이들이 하루 아침에, 한 순간에 숨이 끊어지고

그리고 그 강인한 육체가.....굳었다가 점점 풀어져갔을 그 육체가....

 

광화문 리본공방에서 딱딱한 목소리로 자원봉사자들을 조직하는 분이 계십니다.

어느 날 인터뷰를 했을 때 그 분이 그러더군요.

"아이들 마지막 목소리 들어보셨어요?

변성기 지난 아이들이 "엄마, 엄마" 하던 그 목소리 들어보셨어요?

그 때 제 아이도 고2였습니다......"

 

세월호는  

넘어야할 산이든

스며야할 물이든

어떤 의미로든

제가 제 작업 영역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한

저는 더이상 영화를 만들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사건입니다.

그래서 열 일 팽개치고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작년 10월 교통사고 이후로는 외곽에서 글쓰는 일만 하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부터 기획영상이 거론되었습니다.

투쟁이 상승할 때 미디어는 그 현장을 기록하고 공유하면 됩니다.

투쟁이 퇴조할 때 미디어 활동가들은 미디어가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 <416프로젝트-망각과 기억>은

망각을 조장하는 국가권력과 주류미디어에 맞서

끝나지않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려는 시도입니다.

3월 30일 최초 공개를 앞두고 감독들은 밤을 새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텀블벅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팽목항, 안산, 서울, 그 모든 곳들을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감독들은

거의 자비를 들여 다니며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김밥을 사먹고  걸어다니고 그렇게 해서 촬영은 할 수있습니다.

하지만 사운드믹싱, 색보정과 같은 후반작업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갑니다.

저희들은 미디어활동가들이라 저희 선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해결할 수 없는 돈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텀블벅 모금을 합니다.

 

전체 3천만원 중에 현재 1천 5백만원이 모였습니다.

사실 모인 게 아닙니다. 약속입니다.

현재 돈은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3천만원이 모두 모이지 않으면

약속은 약속에 그칩니다. 

3천만원이 모여야 

약속은 출금으로 이행됩니다. 

 

제가 지금 돈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돈이 꼭 필요합니다.

아직도 세월호냐고 지겨워하는 반응들을 인터넷을 통해서 가끔 봅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세월호입니다.

그리고 저의 마음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거라고 생각해요.

이 블로그의 구독자들은 <엄마...>와 <아이들>의 관객들이었고

저와 비슷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해주세요.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텀블벅, 오마이뉴스 기사를 공유해서 널리 알립니다.


http://omn.kr/i1na

 

https://www.tumblbug.com/0416media

 

2. 텀블벅 후원을 합니다.

 

3. 3월 30일에 인디다큐페스티발에 함께 합니다.

 

일단 지금 제일 급한 건 2번입니다!!

 

부디 함께 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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