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문제

from 너에게독백 2005/05/03 17:19

운동이라는것을 하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돈 걱정을 해야한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활동에 대한 어떤 자세는....너희들이 활동하지 못하는것 내가 할테니까 후원해 달라던가. 내가 활동하지 못하니 물질적으로라도 지원하겠다는 자세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고 있고. 나도 종종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친구들의 부채감을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 정말 바쁘다. 정말 가난하다. 맨날 라면만 먹는다.는 둥의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은 만날때 마다 밥을 사겠다고 난리다. 그리고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은 후원을 하기 시작한다.
친구중 하나는 삼성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술자리에서 3만원 후원을 약속해야 했다. 바로 작년 메이데이군. 그리고 그 이후 한번도 제대로 얼굴보고 이야기 하지 못했다. 그 친구가 회사에서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아픈지 소식을 들으면서도 왠지 시간이 지날 수록 전화할 낯이 없다.

농담이겠지만 사무실에 어떤 사람들은 친구만날때 돈이 없어 걱정을 하면, 뭘 걱정하냐 걔네들은 돈이 있으니까 얻어먹어도 된다고 생각해라라고 말하곤한다. 뭐 솔직히 농담만은 아니어서 나는 점점 그런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ㅎㅎ 더치 페이할 생각하고 친구들 만나려면, 친구들 만나는 것도 귀찮고 두려워 지는 것도 사실이니까.

 지난 1년 중 한 삼분의 2의 시간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진보넷에 있었고, 나머지 삼분의 1은 재정프로젝트라는 것에 말려들어 살기 시작했다. 기술국 4명중에 나빼고 3명 모두는 1년내내 돈벌이 최전선 가장 가까이에서 활동하고 있지만-_-;
작년 부터 나와 몇몇은 조직에 재정을 마련하는일에 거의 모든 시간을 투자한다.무슨 업체인양. ..또다른 운동단체인 어떤 노조의 일을 해주고 돈을 버는데. 거참 아이러니 ... 이 정도 규모의 일을 하면서 단 4명이 일을 한다는건 비상식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고용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상근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몸을 굴려야 하고. 결국 스스로가 스스로를 착취하는 셈이 된다. 인력부족은 노동강화로 이어지고 노동강화는 다시 활동가들을 떨어져 나가게 하고. 그리고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상근비는 활동가들의 최소한의 삶을 재생산하지 못하고. 악순환이다.

무엇을 위한 어떤 활동인가가 아니라, 활동을 하기 위해 혹은 살아남기위해 어떻게 재정을 마련해야 할것인가에 대해서만 고민하게 되는 상황들.

솔직히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닐까. 돈되는 운동이 어디에 있나. 빌어먹을 수 밖에.
그런데. 후원을 받더라도, 단순히 돈을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후원 회원들이 같이 활동이라는 것을 할수 있는 구조를 만들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이것도 사람이 없어서 못한다는 핑계가 나오지만.

상황을 벗어나는 길은 모두들 1당 백의 몫을 해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돈걱정없이 운동을 재미있게 할수 있을까. ㅎㅎ 그날이오면?




내가 회원담당자가 되고 나서 부터 회비 입금액이 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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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3 17:19 2005/05/03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