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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8호> 새로운 당 건설운동을 바로 지금 해야 한다.

[당건설의 쟁점]

새로운 당 건설운동을 바로 지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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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금속활동가 토론에서는 공공부문 현장활동가들이 참여해 각 산업부분 활동가들의 공동토론의 성과를 바탕으로 9월 1일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현장활동가 전국토론회’를 제안했다. 금속활동가들은 만장일치로 전국토론회를 결의했고 이로써 산업부문을 넘어 전국 현장활동가들이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토론을 예비하고 있다. 전국토론회는 예상컨대 많은 활동가들이 참여해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토론을 하게 될 것이다.
 


토론의 전제
금속변혁 토론모임에서는 통진당에 대한 태도와 기존 진보정당운동에 대한 평가, 변혁적 노동자계급정당 건설 등이 대략적으로 동의되면서 이에 기반하여 토론이 진행됐다. 그런데 이러한 공통 인식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토론모임은 논의를 빠르게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왜곡된 쟁점이 있다.

 

 

투쟁을 통한 당 건설
첫째, 변혁적 현장실천과 당 건설이 함께 간다는 점은 참여한 모든 활동가들이 동의하는 기본명제임에도 불구하고 강조점의 차이 또는 협소한 이해로 상호 간의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예컨대 투쟁을 통한 당 건설이 ‘노동자민중의 투쟁 속에서 자본주의 철폐와 혁명이라는 자기 결의 속에서 건설하는 정당’이라는 주장의 경우, ‘투쟁이 고양되면 그 때가서 당 건설 논의를 구체화하자’는 것으로 다르게 이해된다. 이는 사실상 당 건설을 당면한 직접적 과제가 아니라 ‘투쟁을 통한 토대구축이 선차적’이라고 해석될 수 있고, 나아가 당이 아니라 당면투쟁을 조직하는 공투체 건설과 다를 바 없는 논의와 비판으로 왜곡될 소지가 다분하다. 변혁적 현장실천과 당 건설이 맞물린다는 것은 당 건설을 투쟁과 분리하지 않고 만들어나가자는 결의이지만, 이는 당 건설 결의가 이뤄지고 그에 따른 구체 계획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책임있는 투쟁조직화로 실현돼야 한다.

 

 

당 건설은 당면한 직접 과제다.
둘째, 변혁적 현장실천 문제 역시 새롭게 건설할 노동자계급정당의 활동의 핵심과제로 설정해 구체화해야 나가야 할 문제이지, 당 운동의 구심이 형성되지 못한 조건에서는 오히려 추상적 수준에서 공동실천을 제시하는 정도에 머무르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세계경제공황이 심화확대되는 정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노동운동의 급격한 우경화와 실리주의 흐름을 막아내기 위해서라도 당 건설의 결의와 그에 따른 구체 논의들을 해나가야 한다. 이 속에서 당 운동의 목표와 방향을 명확하게 세워낸다면 당 건설은 획기적으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일정박기 식으로 당 건설을 조급하게 가져가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그러나 공동실천을 통한 신뢰구축과 상호검증이라는 주장으로 표현될 때는, 이 주장이 당 건설 이전에 또 하나의 단계를 만드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는 애초 변혁적 토론모임의 위상을 흔드는 일이 될 수 있다. 다수의 현장활동가들은 ‘변혁적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화두로 모이고 있다. 그리고 현장활동가들이 주체가 되는 당 건설을 결의하면서 산업과 지역으로 토론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당 건설’을 직접적인 당면 과제로 놓고 있다는 것은 당 건설로 가기 위한 - 예컨대 ‘현장활동가 연대체’ 등과 같은 과도적 조직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통진당의 출현과 일련의 사태로 노동자계급의 정치가 실종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투쟁하는 노동자민중의 계급정치를 담아낼 즉각적인 정당건설의 과제가 부여되고 있다. 이러한 과제인식을 분명히 할 때 실천적 논의 역시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이다.


변혁적 현장실천과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은 분명히 맞물려 가야 한다. 그리고 이 논의는 현장활동가들의 주체적 토론을 통해 구체 계획들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애초 이 모임이 제기된 것이 노동자계급운동이 처해 있는 조건과 정세에 대한 정치적 긴장으로 출발했고, 그 핵심에는 계급정치를 실현할 당 건설 운동이 놓여 있다.
9월 1일 전국토론회는 그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장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전국토론회가 토론을 반복하지 않고 실천적 논의로 구체화되려면, 먼저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에 동의하는 활동가들의 지역토론과 모임을 본격화해나가야 한다. 이 속에서 현장, 지역의 노동자들의 정치토론 모임을 형성하고 당 건설과 공동실천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토론해나가자. 이러한 논의가 수렴되는 9월 1일 전국토론회를 통해 당 건설운동을 본궤도에 올려놓자.

 

전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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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8호>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위한 토론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위한 토론

 

 

부산, 정치강좌를 시작으로 지역 내 토론 본격화

사노위 부산지역위원회는 지역에서부터 당 건설 운동을 본격화해나가자는 결의로 월례강좌를 시작했다. 지난 7월 3일 열린 첫 강좌는 “통합진보당 사태, 정치세력화와 2012년 노동자투쟁‘이었다. 발제에 나선 하계진 부산지역위원회 대표는 통합진보당 사태가 아니라 노동자계급정당을 건설해야 할 주체들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했다. 참가자들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방법과 구체적인 경로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과 함께 노동자계급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총파업 조직화를 비롯한 2012년 노동자투쟁 과제에 대해서 보다 깊은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참가자는 노동계급의 정치세력화에 대해서 고민하는 더 많은 부산지역 동지들의 참여를 기대했는데 아쉽다면서, 이날의 강좌가 부산지역에서 정치세력화를 위한 토론의 장을 열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이야기했다. 참가했던 많은 동지들이 정치세력화 문제가 구체적 실천의 문제라고 여겼던 만큼 정치세력화를 고민하는 모든 단위 및 개인들에 제안하여 현장노동자들이 주체가 되는 공동토론회에 대한 제안이 즉석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그동안 정치운동에 대한 불신, 자기결단의 문제 등으로 정치운동으로부터 기권해왔던 노동자들이 스스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제 통합진보당에 대한 반대를 넘어 노동계급의 당을 건설하기 위해 현장에서부터 노동자들의 주체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때다.

 

남영란
 

인천, 강원에 이어 전북에서도 현장활동가들 토론

‘변혁적 현장실천과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전북 토론회가 7월 24일 열린다. 금속변혁 토론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전북지역 현장활동가들의 연서명으로 제안된 이 토론회는 7월 14일 이후 지역별 토론을 확대해나가기로 하면서 추진된 것이다. 그 외에도 인천, 강원 등에서 현장활동가들의 정치토론들이 진행됐다.

 

선전위원회

 

공공운수노조·연맹의 정치토론회 열려

노조내 토론도 시작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연맹은 지난 7월 10일 '통진당 사태 이후와 새로운 노동자정치세력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통진당 사태의 교훈과 극복과제,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 추진방안, 대선 대응이라는 공통주제를 가지고 토론자들이 입장을 밝히는 방식이었다. 토론은 쟁점토론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공공운수노조·연맹 내에 존재하는 정치적 견해들을 소통하는 자리였다. 특히 노조가 주최하는 토론이니만큼 노동조합과 당의 관계, 노조 의 정치활동, 노동중심성 등에 대한 평가들이 이뤄졌다. 공공운수노조·연맹은 토론회에서 확인된 쟁점들은 이후 후속토론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선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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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8호> 농성장에서 함께 더위를 날려보내자!

유익한 여름휴가를 위한 제안 

농성장에서 함께 더위를 날려보내자!

 

 

 

혹여 분주한 일상 탓에,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마음껏 연대하지 못한 아쉬움과 미안함이 당신의 두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면, 행선지는 이미 정해진 셈이나 다름없다! 이 여름 땡볕더위를 변변한 그늘막 하나 없이 뜨겁게 나고 있는 농성장에서, 연대의 정을 살갑게 나누어보는 건 어떨까? 수박 한 통 안고 가서 노동자들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다보면, 어느새 거기가 원두막 같고, 풀내음과 매미소리 없어도 가슴 속엔 이내 시원한 바람이 불 것이다!

 

 

해고는 살인! 연대는 생명!


사용자 삽입 이미지대한문 앞에서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세 차례 왕궁 수문장 교대식이 펼쳐진다. 그런데, 대한문의 명물 이벤트로 자리 잡은 이 수문장 교대의식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1년’ 단기계약 비정규직노동자라는 사실을 뭇사람들은 잘 모르는 듯 하다. 상복을 입고 분향소를 지켜야 했던 쌍용차 노동자뿐만 아니라, 화려한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그들 역시 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간절한 소망이다. 비통한 눈물만이 가득할 것 같았던 이 자리에서, 조금씩 희망의 기운이 차오르고 있음을 여러분도 직접 느껴보시라! 지금도 대한문 앞은 매일 저녁 7시,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문화제와 토크콘서트, 음악콘서트 등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마법같은 일들이 즐비하다.

 

 

 

 

너도 나도 재능OUT~!
우리 모두 재능OUT~!

사용자 삽입 이미지길 건너 환구단 앞에는 1,700일이 가깝도록 거리농성을 하고 있는 재능교육지부 동지들의 ‘작은 고래’ 농성장이 보인다. 얼마 전 집중교섭이 진행됐지만, ‘해고자 전원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 요구는 사측의 무성의한 교섭태도로 인해 진전 없이 결렬되고 말았다.
올여름도 마음 편히 휴가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학습지 교사는 노동자다’라는 절절한 외침을 정부와 재능자본이 인정하는 그 날까지, 노동해방의 너른 바다로 작은 고래의 거침없는 항해는 계속될 것이다. 재능교육지부 노동자들과 재능교육 시청사옥 앞에서 함께 선전전도 진행하고, 요즘 대세인 ‘밥셔틀’로 평소 아껴뒀던 자신의 음식솜씨를 이번 기회에 뽐내보는 건 어떨까?

 

 

 

즐겁게! 자신있게! 단호하게! 끈질기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난 5월, 74일간의 투쟁으로 사측의 직장폐쇄를 철회시켰던 JW지회 노동자들은 6월14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폐업철회 이후 개별 조합원들에게 이어지는 탄압들, 당진시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섭에 불응하는 사측의 파렴치한 작태에, 노동자들은 복귀 40여일 만에 똘똘 뭉쳐 싸우기로 거듭 결의한 것이다. JW지회는 도곡동 부회장 집앞(이스트 빌리지, 3호선 매봉역 4번출구로 나와서 20여 미터 전방에서 좌회전)과 중외제약 본사(남부터미널 4번출구, 서초IC방향)에서 37일째 노숙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싸움이 길어지고 있음에도, JW노동자들은 오히려 투쟁과 연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신생노조이지만 누구보다 당차고 헌신적으로 투쟁에 임하고 있는 JW노동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자! 불법적인 대체인력 투입으로 중외제약이 수액을 생산, 납품하고 있는 전국의 주요 병원 앞 불매시위를 확대하자.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경찰과 구청, 용역깡패의 준동을 예의주시하며 농성장을 함께 지키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No Workers, No Music!
No Music, No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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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와 폐업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 - 이번에는 콜트콜텍 이야기다. 노동자를 쫓아내고 기계를 뜯어낸 부평 콜트악기 공장의 버려진 공간은,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 이들과 연대하는 지역동지들, 그리고 ‘파견미술팀’ 예술활동가들이 함께 빚어낸 3중주로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공장은 자본가의 사적 전유물이라는 사회의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콜트콜텍노동자들의 투쟁과 노동문화예술이 만나는 뜻 깊은 장이 되고 있다. 콜트콜텍 투쟁 2000일 주간을 맞아 진행되고 있는 ‘공장 전시회’는 7월 25일까지 계속된다. 전시회 마지막날 저녁 7시엔 콜트콜텍 기타노동자와 음악인들이 함께 꾸미는 ‘공장 락 페스티벌’도 펼쳐진다. 올여름은 콜트콜텍 동지들에게서 즐겁고도 의연하게 투쟁하는 방법을 한 수 배워보기로 하자~!

 

 

8년 투쟁, 원직복직 그 날까지 계속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하철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4번 출구 앞으로 나오면, 또 다른 농성장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코오롱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문제해결을 요구하며 오늘로 75일째 ‘끝장농성’을 전개 중인 코오롱 정투위 최일배 동지를 만나러 가자!
매주 화요일 저녁7시. 이곳에서는 과천지역 시민들과 함께하는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2005년 정리해고 통보 이후 50여명의 노동자들로 시작된 코오롱정투위 투쟁은 현재 16명의 노동자들이 남아 8년째 원직복직 투쟁을 지속 중이다. 최일배, 김혜란 동지가 투쟁팀, 나머지 14명의 동지는 생계팀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과천 농성장 밖을 벗어나 연대투쟁을 하기도 좀체 쉽지가 않다. 종일토록 농성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에게, 여러분의 느닷없는 깜짝 방문은 시원한 바람만큼이나 무척 반가울 게다.

 

 

 

노동자는 올빼미가 아니다!
밤에는 잠좀 자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심야노동 철폐와 민주노조 사수!’를 외치며 투쟁하고 있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본사앞 상경농성투쟁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한 달 가까이 되어간다. 강남 삼성동 150-1번지에 자리잡은 유성기업 본사 앞에는 작년 여름부터 1년째 계속되고 있는 사측의 극심한 노조탄압과 원청인 현대자동차의 불법적인 지배개입, ‘2급 발암물질보다 위험하다’는 심야노동의 폐해를 알리는 각종 피켓들이 길을 지나던 시민들의 눈길을 잠시나마 붙잡아 맨다. 하지만, 비닐 천막 한 장이 전부인 농성장은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무너질까 염려될 정도로 위태로워 보인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한 차례 기록적인 폭우가 예상된다고 하니, 휴가기간을 틈타 자발적으로 ‘농성장 리모델링’에 재능기부하는 것도 무척 의미있는 작업이 되겠다.

 

 

임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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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8호> 두 개의 문을 본 자, 최규석을 읽어 연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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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상상력
<습지생태보고서>를 보고 단박에 77년생인 이 청년에게 반했다. 책 제목만 보고 환경관련 보고서인줄 알았다가 책을 보고는 “아이고, 깜딱이야! 웬, 습지?” 한마디로 말하면 ‘리얼궁상 청춘만화’라고 할 수 있는데, 요즘 흔한 말로 홀랑 깬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귀엽고, 뒤통수를 치는 반전의 상상력은 절묘하다. 
“시련은 부자에겐 가지 않아” 말간 얼굴로 이런 대사를 치며 비록 가난해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지지리 궁상을 떨어도, 배고파도, 자꾸 초라해 져도, 몰두하며 탕진하는 젊음의 여유. 그렇게 빛나는 궁상을 여유있게 떨며 몰두하는 젊은이들이, 나이 들어도 여전히 지혜롭고 아름다울 거라 믿게 되었다. 무엇보다 남루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점이 기특했고, 마음 따뜻하고 뚝심있는 젊은이가 심지어 상상력까지 발랄하니, 기꺼이 침 흘리며 부러워했다. 그래서 최규석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리얼 상상력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는 다시 한 번 리얼 상상력이 머리를 꿰뚫는다. 비정규직 노동자로 프레스기에 손가락이 잘려 쓴 소주를 마시는 둘리, 도우너에게 사기당해 화병으로 죽은 길동이, 폭력으로 감옥을 들락거리는 희동이, 도우너를 해부용으로 팔아넘기는 철수, 몸을 파는 또치, 밤무대에서 연주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마이콜까지. 어릴 적 열광했던 캐릭터들이 어른이 된 모습은 함께 성장한 동시대 우리들의 가감 없는 초상이다. 첫 번째 작품집이라 곳곳에서 서툰 느낌이 있고 다른 작품들에 비해 갈무리 되지 않은 어두운 감성이 보이지만, 그렇게 고민하는 최규석을 보는 것도 좋다.

 

돌아보기
<대한민국 원주민>에서는 최규석이 자신을 돌아본다. 상처와 고통스런 삶에 대한 기억을 갖고 살아내는 이웃들에 대한 애정과 성찰이 깊다. 그 때는 힘들다고 말할 틈도 없이, 힘든 줄도 모르고, 남들 다 그렇게 사는 줄 알고 살았다고. 여러 대목에서 뭉클하고 자주 웃었다. 스스로 비단결 같은 심성을 지녔다고 쓴 최규석이, 없이 살면서 상처가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없이 살아도 씩씩한 사람들의 삶을 밝은 눈으로 보면서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어 고맙다.

 

끓어오르기 직전
백미는 <100℃ - 뜨거운 기억, 6월 민주항쟁>이다. 역사적인 사건의 시간과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잘 만난다. 특별함을 타고난 누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끓어 넘치게 되는지. 두렵고, 귀찮고, 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숨죽여 살다가 폭발하는 때. 그런 폭발이 다시는 6월 항쟁처럼 오지 말아야 할 터이다. 스스로 용서하지 못하며 한없이 숨죽여 사는 동안 너무 많은 우리 이웃이 죽고 다친다. 적어도 아직 고문으로 죽는 자가 없을 때,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아직 없을 때, 그러나 이미 경찰이 용역깡패와 작전을 짜서 사람을 죽이고 시위대를 상대로 살인무기를 휘두른다. 끓어 폭발하기 직전 99도라고 믿고 싶다.
최근 발표한 <지금은 없는 이야기>를 아직 읽지 못한 사이 다큐영화 ‘두개의 문’ 포스터의 인물이 최규석이라는 말을 듣고 무릎을 치며 ‘옳거니!’했다.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훤칠한 외모조차 사랑받고 있음을 알고 있던 터에 용산학살, 공권력의 폭력을 다룬 영화의 표지모델로 그보다 잘 어울리는 사람이 없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더운 여름, 아직 읽지 않았다면 최규석을 보며 머리를 헹궈보길 추천한다. ‘두 개의 문’을 보았다면 더욱이 최규석을 읽어보면 좋겠다.

 

권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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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8호> 켄 로치 감독의 ‘칼라 송’ 내 경험을 넘어서는 상상력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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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내게 무얼 하며 스트레스를 푸느냐고 질문하면, 개인용 컴퓨터에 외장하드 7개를 연결해놓고 주로 다큐가 담겨있는 외장하드 영화파일들을 정리하고 분류하면서, 이 작업에 빠져들어 시름을 잊는다고 답한다. 그 많은 걸 다 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지 않다. “그럼 도서관 사서는 수만 권의 장서들을 다 보겠냐?”고 반문하며 묻는 이들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다.
일상에 힘들고 지친 노동자들이 이 황금 같은 여름휴가철에 뭘 봐야 하는가라는 이 글의 주제가 나를 고민하게 만든다. 나는 외장하드 관리자 10년 경력으로 집에서도 다큐들을 클릭하지만 이게 딱히 정답도 아니다. 흥미를 돋우어야 한다. 여기서 흥미란 루틴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루틴은 얼마 전 어떤 모임에서 나온 단어인데, 찾아보니 컴퓨터용어로 ‘특정한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의 명령. 프로그램의 일부 혹은 전부를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나는 이것을 ‘관성’이라는 느낌으로 이해했다. 이제 영화 한 편을 선정할 순간이다.


켄 로치 감독의 영화인 <칼라 송> 정도라면 루틴을 벗어나는 느낌, 일탈과 더불어 내 경험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발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 나도 알아’라고 실망하시는 동지들, 이 관점으로 영화를 다시 보셨으면 한다.
<칼라 송>으로 들어가 보자. 칼라는 여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영화는 칼라처럼 색감이 아주 환하고 곱다. 적어도 전반부의 로맨스가 시작되는 장면에서는 그렇다. 주인공 조지는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버스 운전사다. 고리타분한 일상에 별 일이 있을까 싶은데, 우연찮게 사건이 터졌다. 조지는 승차권 없이 버스에 타서 곤경에 처한 칼라를 돕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고 만다. 알고 보니 칼라는 니카라과에서 무용수로 일했었는데, 혁명에 참가해 엄청난 고초를 겪은 후 고국을 떠나 영국의 거리에서 춤을 추며 구걸을 하게 된 것이다. 칼라가 과거의 고통을 못 이겨 자살기도를 하자, 그녀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조지는 함께 니카라과로 떠난다. 조지가 칼라의 동료들을 찾는 과정에서 내전으로 붕괴되어 가는 니카라과의 실상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조지의 눈을 통해 보여진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 조지가 되어 조지의 버스를 타고 그와 함께 남미 혁명의 그 아수라장 같은 현장으로 떠나보자. <칼라 송>과 함께 내 건조한 삶의 ‘루틴’으로부터 잠시 벗어나보자.
사실 이 영화는 오래전에 같이 일했던 단체의 선배가 표가 남으니 <칼라 송> 시사회를 가자고 해서 영화관 중간 복도 양쪽으로 나눠 앉아 건조하게 본 기억이 있다. 영화를 다보고 바쁜 선배와는 바로 헤어져서, 그 칼라와 조지를 술과 함께 수다로 삼켜보지도 못했다. 아쉬움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나도 올 여름에 집에서 <칼라 송>에 빠져 보련다.

 

황정일 

스페인 내전을 다룬 '랜드 앤 프리덤' ,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해방운동을 다룬 "칼라 송" , 아일랜드 민족해방운동을 소재로 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 노동문제를 다룬 "레이닝 스톤" , "내이름은 조" , "빵과 장미" 등 이번 기회에 켄 로치 영화를 완전 정복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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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8호> 2012 교육혁명 대장정이 향하는 곳

2012 교육혁명 대장정이 향하는 곳

 

 

교육혁명의 객관적 조건
2011년 반값등록금 투쟁으로, 올해 이명박 정권은 등록금 인하 방안을 내놓았다. 해결방안이라는 것이 사실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으론 어림도 없는 방안이었지만, 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단초를 제공했다. 즉, 정부가 나서서 교육재정을 확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교육을 상품화하던 자본의 논리와는 다른 흐름이 가능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서울시립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거 공약을 실현하면서 명실상부하게 등록금 50%를 인하해 연평균 등록금이 240만 원 이하로 낮춰졌다. 강원도립대학도 전국 국공립 대학 중 처음으로 올해 등록금을 20% 낮추기로 결정했으며, 충북도립대학도 등록금 30% 인하했다. 전국 대학들도 2~5% 사이의 등록금 인하를 직접 목격했다.
주체들의 투쟁과 광범위한 사회적 지지는 교육비의 책임주체가 국가와 자본이라는 것을 드러내게 했고, 실현의 가능성도 작지만 확인됐다. 이제는 이를 더욱 확대시켜내야 한다. 단순히 몇 퍼센트의 인하가 아니라 여전히 고액의 등록금을 학생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구조를 바꿔낼 수 있는 더 급진적인 투쟁이 필요하다.
동시에 올해는 서울대 법인화 원년이다. 그리고 서울대 법인화를 넘어선 국공립대 법인화의 추진 과정에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제 1 야당인 통합민주당은 ‘대학 네트워크’ 정책을 내놓았다. 대학 서열화 폐지를 위한 정책이었다. 과거 민주노동당이나 주장하던 정책을 자본가 정당인 민주당이 내놓아야 할 정도로, 객관적 정세는 ‘교육혁명’을 요구하고 있다.

 

미약한 주체적 조건
그러나 교육혁명의 주체적 조건은 객관적 조건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거의 모든 대학에서, 교육투쟁은 희미하게 끝나버렸다. 동국대, 이화여대, 서울대, 성신여대 등 학생총회가 무산되는 학교가 많았다.
학생총회를 성사시키는 대학도 많았지만, 학생요구를 끝까지 관철시킨 대학은 거의 없었다. 대학생들이 2~5% 등록금 인하에 모두 만족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작년의 반값등록금 투쟁과 같은 대중투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민주당에서 던진 ‘대학 네트워크’ 정책으로,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많은 혼란이 야기됐다. 어떤 학생은 커뮤니티 게시판에 “대학 네트워크 할 바에, 차라리 법인화 되는 것이 낫다”고 글을 올리기도 한다. 2009년 서울대 법인화 찬/반 총투표에서 80%의 학생들이 반대한 것에 비춰 봤을 때, 충격적인 내용이다.

 

교육혁명공동행동
2011년 2월, “국립대법인화 반대! 대학등록금 인하! 교육공공성 실현!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결성됐다. 공동행동은 작년 여름 전국도보대장정을 통해 투쟁요구들을 전국적으로 알려내는 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올해 2월 28일, 제정치사회단체들과 교육주체들이 참여하는 교육혁명공동행동이 출범했다.
교육혁명공동행동은 이 사회의 절대다수이자 사회적 생산의 주체인 민중이 스스로 총체적인 교육공공성 실현방안의 상과 경로를 제시하고 ‘교육의 새로운 판’을 만들며,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의 조종을 울리기 위한 단호한 직접행동을 천명했다.
그리고 교육혁명공동행동은 2012년 7월 25일부터 8월 7일까지 13박 14일간, “대학등록금 폐지!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귀족학교 폐지! 경쟁교육 폐지!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2012 교육혁명 대장정”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2012 교육혁명 대장정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교육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이에 대한 해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도 본격화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정세는 분명히 힘있는 대중투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주체적 조건의 취약함을 해결해야만 한다. 그것을 위해, 우리는 주체들을 만나야 한다. 지금 당장 폭발적인 대중투쟁을 할 수 없더라도, 조직화를 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교육주체들과의 직접 만남을 통해 한국의 교육이 자본주의 체제에 철저하게 종속돼 자본의 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 상황을 폭로해나가야 한다. 이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교육주체들의 분노를 모아내야 한다. 둘째, 교육 주체들 스스로가 교육 문제의 대안들을 직접 생산해야 한다. 더 이상 우리 삶의 교육 문제를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정책 남발 속에서 왜곡되고 본질은 은폐되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 주체들에 의해 만들어내는 교육 대안이야말로 몇몇 연구자들의 논문이나 책 속에서만 다뤄지는 관념적인 논의를 뛰어넘어 교육의 실제 변화들을 추동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노위 학생위원회(준)는 “대학등록금 폐지!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귀족학교 폐지! 경쟁교육 폐지!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의 기치를 들고 2012 교육혁명 대장정에 동지들과 함께 나선다. 이속에서 자본의 경쟁논리로 점철된 현 교육제도의 문제를 다시 한번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려내는 공동실천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동시에 대장정 기간에 전국 국공립대 총학생회와 만나, “서울대 법인화 철회! 국공립대 법인화 저지!”투쟁과 대안들을 함께 논의해나갈 계획이다. 대학 사유화/법인화의 문제에 대한 대학인들의 대안적 논의를 선도적으로 추동해나갈 것이다. 교육혁명 대장정! 향후 교육투쟁에 불씨를 당기는 첫걸음을 힘차게 시작한다!

 

황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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