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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1호>2011년 노동해방선봉대 함께 합시다

 

2011년 노동해방선봉대 함께 합시다

사노위는 2011년 11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노동해방선봉대에 함께하며 투쟁의 기운을 높여갈 계획이다. 2007년부터 노동해방선봉대는 전국의 투쟁하는 동지들과 함께 비정규직 철폐, 구조조정 분쇄, 정리해고 철폐, 노동악법 폐기, 노동기본권 쟁취, 반자본투쟁과 변혁운동 활성화 등의 요구를 가지고 투쟁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를 2011년 노동해방선봉대도 계승하여 더욱 강고한 단결과 연대의 장을 열어나갈 것이다.

 

특히 2011년 노동해방선봉대는 현재 반MB를 기치로 민주당으로 경도되고 있는 진보정당 운동과 우경화되고 있는 민주노조 운동의 흐름 속에서 이것이 노동자계급에게 치명적으로 해로운 것이며, 이와 같은 상층 중심의 우경화 흐름에 대비되는 아래로부터의 진정한 노동자계급의 요구가 무엇인지 밝히고, 선거의 유세판이 아닌 진정한 노동자 투쟁의 총화로서 2011년 노동자대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실천을 해나갈 것이다.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의 폐해와 이에 반대하는 투쟁의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바로 이 시간에도 유럽에서 긴축과 해고에 반대하는 총파업이 일어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OCCUPY 운동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자본주의의 중요축인 미국과 유럽에서도 자본주의의 폐해에 반대하는 노동자민중의 투쟁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비정규직, 구조조정, 정리해고, 복지파괴 등으로 노동자민중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으며, 자본주의 체제는 노동자민중이 살아가기조차 힘든 극한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등의 노동자민중의 절실한 요구를 투쟁으로 현실화 시키는 것이며, 이는 자본주의 체제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직접 생산을 통제하고, 사회를 구성하는 사회주의를 현실화하는 것과 직결된다.

 

사노위는 노동해방선봉대에 함께하며 노동자민중의 절실한 요구인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한 단결과 연대, 투쟁의 장을 열어갈 것이며, 이를 통해 현실의 고통의 근원인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고, 사회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실천을 현실화시켜 나갈 것이다. 동지들, 힘차게 함께 나아가자!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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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cupy seoul, 올바른 투쟁의 방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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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를 점령하라, 1%에 맞선 99%의 행동’으로 표현되는 Occupy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자본주의의 중심인 월스트리트가에서 소수의 청년들이 시작한 이 운동은 양극화와 불안정노동, 물가폭등과 같이 고장난 자본주의가 전가하고 있는 위기에 대한 분노이자 저항의 상징이다. 이 전염성 강한 투쟁은 지난 15일, 전세계 수백개의 도시에서 진행되었으며 한국에서도 시청에서 ‘서울을 점령하라’ 투쟁이 벌어졌다.

 

현재 Occupy 운동은 금융자본에 대한 통제와 개혁,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공격과 새로운 질서라는 두 가지 층위에서 정리되지 않은 채 혼재되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한계가 존재하는 투쟁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벌어진 Occupy 투쟁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2년 총대선 국면과 겹쳐 더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Occupy 서울 투쟁에서 확인될 수 있는 경향은 세 가지 정도였다. 우선, 자본주의 경제위기에 대한 본질적 통찰 없이 금융자본에 대한 비판과 규제에만 갇힌 입장들이 존재했다. 이러한 경향은 ‘제조업이 돈 많이 버는 것은 괜찮지만 금융자본이 돈 버는 것은 나쁘다’라는 발언으로까지 나아갔다. 두 번째로, 민주대연합을 통한 정권심판론 경향이 존재하였다. 이는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에서 확인되듯이 Occupy 운동을 대중의 자생적이고 급진적인 투쟁으로 사고하기 보다는 한국정치의 진보-보수 구도 속에서 선거전을 위한 활용카드로 사용하겠다는 것으로 나아간다. 세 번째로, 사노위를 비롯하여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Occupy 운동이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투쟁으로 나아가야 하며 민주당/국참당과 같은 신자유주의 세력들과 노동자계급정치가 만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제출하였다.

 

Occupy 운동은 아직 시작 단계이고 많은 것들이 정립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발전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Occupy 서울 투쟁에서 우리가 확인했던 경향들에 대한 비판과 올바른 대안 제시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Occupy 투쟁이 자본주의를 갈아엎는 급진적 투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2일로 예정된 2차 Occupy 서울 투쟁에 사노위는 적극적으로 결합할 것이며, Occupy 운동을 통해 자본주의 철폐, 사회주의 건설의 전망을 바라보는 동지들과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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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권고안’에 갇혀버리게 할 수는 없다!

[성명]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권고안’에 갇혀버리게 할 수는 없다!
 
한진중공업 투쟁, 무엇이 노동자의 요구였는지 환기하며
 
 
 
1.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는 자칫 노동조합에서조차 방기될 수 있었던 투쟁이었다. 나 김진숙 동지를 비롯한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아래로부터의 투쟁은 새로운 연대를 들고 확장함으로써 기존의 노동조합 투쟁의 관성을 넘어서는 희망의 투쟁을 만들어 었다. 이에 화답한 희망버스는 전체 사회운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히 모두의 문제인 노동의 문제가 비로소 연대의 화두로 사회화 된 중요한 발걸음이다.
 
 
2. 이러한 와중에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으로부터 제출된 “권고안”은 투쟁과 연대를 교란하고 있다. 투하는 노동자와 희망버스로 인해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는 오직 자본가의 더 많은 이윤욕에 지나지 않는 것임이 드러났다. 나아가 한진중공업 뿐 아라 정리해고 자체가 자본의 이윤을 중심으로 노동자를 희생시키는 사회악임이 드러났다.
 
또한 투쟁의 과정에서 정리해고가 불가피한 것인지, 아니면 자본의 이윤을 위한 노의 희생인지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그 결과 한진중공업 투쟁은 정리해고 철폐투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권고안은 정리해고를 현실에서 인정하는 것이며, 한진중공업 뿐 아니라 전체 자본에게 정리해고에 대해 사회적 비판을 피할 수 있는 좋은 탈출구를 제공한 것이다.
 
 
3. 노사교섭은 권고안에 갇힐 수 없다. 현실적으로 이미 명분 없는 정리해고는 1년되어 가고 있다. 해고된 동지들이 현장으로 돌아오는 시기가 더 늦추어질 이유가 없다.
 
심지어 한진중공업의 재정적 여력이 없는 것이 아님은 이미 세상이 모두가 알고 있다. 해고된 동지들이 현장으로 돌아오는 것을 유예하고자 하는 이유는 자본이 자신의 입대로 현장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즉 투쟁을 통한 즉각적인 복직, 이에 대한 현장의 여파, 자본은 바로 이것이 싫은 것이다.
 
 
4. 정리해고로 현장에서 밀려난 쌍용자동차 노동자 17명이 이 세상을 떠났다. 광폭탄압 속에 결박된 노사합의는 조금도 지켜지지 않았다. 자본은 쌩쌩하기만 한데, 노동자는 시름시름 죽어가고 있다. 바로 이것이 이번 권고안이 예정하고 있는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미래이다.
 
 
5. 노사의 교섭은 ‘권고안’이 아니라 노동자의 애초의 요구에 기반 하여야 한다. 하이번 권고안을 만들면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폐요구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이미 해고된 노동자는 고통을 받을 만큼 받았다. 노동자의 요구가 무엇인지 환기해한다. 그것은 한진중공업의 부당한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의 투을 환기해야 한다. 모두가 손 놓고 있을 때, 투쟁하는 노동자와 연대하는 희망버스가 여기까지 투쟁을 이끌어온 힘이다.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한진중공업 투쟁으로 이를 모두 해소할 다하여도, 그러한 단초를 ‘권고안’에 갇혀버리게 할 수는 없다. 한진중공업 투쟁, 노동자의 요구와 단결과 연대를 환기하자.
 
 
2011.10.16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공동실천위원회(사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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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위 주간초점 10월 1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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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0호>혼란에 빠진‘진보’를 넘어서자 통합진보당의 막연함에서 벗어나 노동자계급정치를 열어나가자

 

혼란에 빠진‘진보’를 넘어서자

통합진보당의 막연함에서 벗어나 노동자계급정치를

열어나가자


계급정치의 명확한 후퇴 

 

9·25 민주노동당의 당 대회의 결정은 국민참여당을 일단 통합의 대상에 놓지 않는 다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이는 우선 통합의 대상이 아닐 뿐,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의 결정에서도, 9·25 민주노동당 당 대회의 안건을 부결하고자했던 비당권파의 입장에서도 여전히 통합의 대상에서 제외한 바가 없다.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은 민주노동당의 2/3에 육박하는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찬성 의견이다. 민주노동당의 당권파는 당 대회 이후 이점을 주목하며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새통추)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새통추의 입장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들 자유주의 자본가가 분파와의 통합을 포함한 제휴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비록 일단 좌초되기는 하였으나,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시도는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역사에 퇴행적 전환점임은 분명하다. 이것은 자유주의 자본가 분파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넘어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이루고자 하였던 지난 15여 년 간의 노동자정치의 명확한 후퇴를 의미하는 정치행위다. 이럼에도 퇴행적이며, 반동적인 정치행위를 주도하였던 민주노동당 당권파는 자리를 지키고 있고, 그 누구도 당권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당권파는 당 대회 안건 부결에 대해 비당권파 및 진보신당 탈당파를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진보대통합을 주장했던 다수의 세력은 자유주의 자본가 분파에 대한 수용여부는 시기적 전술일 뿐, 집권전략에 있어 큰 문제가 아님을 명백히 하고 있음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선거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자유주의 자본가 분파와의 공공연한 연합이 “계급투표”로 포장되었고, 이러한 과정은 사실상 정치진로가 민주연립정부로 귀결되면서, 독자적인 계급정치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일각에서 표현하듯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통합진보당의 흐름은 계급적으로 더욱 후퇴된 양상으로 전환된 것이다.                 

 

작동불능, 허울뿐인 보수 대 진보
 

진보대통합은 사실상 붕괴되었다. 애초 진보대통합은 대단히 정체성이 불분명한 정치프로젝트였다. 왜냐하면 진보대통합의 대상의 범위가 서로 달랐으며, 현 시기 ‘진보’라는 용어 자체가 오히려 모호하고, 정치적으로 민주당등과 같은 자유주의 자본가 분파에게 유리하며,(이는 한나라당에게도 유리하다) 노동자계급 입장에서는 작동할 수 없는 고장 난 엔진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대통합 대상이 불분명한 이유는 ‘진보’라는 개념이 사실상 반MB이상을 넘지 못하고, 현실적으로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 대 반민주의 정치구도는 김대중 정권의 출범으로 인해 보수 대 진보라는 새 구도로 전환되었다. 집권세력인 김대중정권을 과거 87년 개념상으로 반민주라고 할 수 없었고, 이러한 개념으로 노동자정치를 진전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진보는 자유주의 자본가 분파를 포함한 정치적 개념이 아니였으며, 노동과 그에 근거한 사회적 가치를 중심에 둔 것이었다. (물론 완벽하게 구분되었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진보정권으로 사회화되었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등은 스스로 진보세력의 일원임을 자임하고 있다. 따라서 진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졌을 뿐 아니라, 동시에 계급, 노동자 정치는 낡은 것으로(또는 운동권이라는 주홍글씨로)폐기되고 있었다. 때문에 진보대통합의 뚜껑을 막상 열게 되면 자본에 대당하는 노동의 정치라는 최소한의 선의마저 수증기처럼 사라지고, 남는 것은 실상 반MB외에는 없는 것이다. 때문에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은 (그 반동성과 무관하게)대단히 자연스러운 진보통합의 과정이었고, 민주당과 통합한다고 해도 놀라운 것이 아니다. 기억하자. 노무현정권의 실정의 수혜자는 이명박 정권이었으며, 이명박정권의 극악함에 수혜자는 민주당이 될 수 있는 것을. 이러한 악순환은 권력자체에 대한 계급적 성격을 덮고, 정권을 개별 인격화함으로써 발생하는 자본가계급의 항구적 집권 술책이다. 이럼에도 당장의 권력분점의 욕구로 인해 소위 ‘진보진영’은 이에 사실상 공조하고 있다. 따라서 보수 대 진보를 바탕으로 하는 진보진영의 대통합은 낡은 청사진이며,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로 작동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부르주아계급과의 대연합의 길로 귀결될 뿐이다.
            
본질적인 정치지형을 명확히 해야 노동자계급정치가 보인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노동자는 ‘진보’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통합은 어려워도 통합진보당은 필요한 것 아닌가라는 희망을 내비춘다.(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통합’과 ‘그냥 통합’은 무엇인지에 대한 각자 다른 상을 갖고 있음에도 말이다) 이 같은 현상은 노동자계급의 정치가 분산되어 있고, 가뜩이나 없는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의 반영이며, 한편으로 모호하건 간에 어찌되었든 ‘진보’이외의 진형을 짜낼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과 대안에 대한 위축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의 규모와 무관하게 정치방향이 모호하면 어떠한 통합진보당이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중요한 정치 지형은 자본 대 노동이다. 이를 주장과 이념을 분리하면 크게 자본주의 수탈과 억압을 강화하려는 정치, 자본주의의 폐해를 수정 보완하려는 정치, 자본주의를 넘어 새로운 정치경제체제를 수립하려는 정치로 나뉘게 된다. 이중에 어디에 위치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표방해야한다, ‘진보’이름으로 뭉뚱그리는 것이 아니라 지향과 이념을 분명히 할 때, 무엇을 선호하건 간에 노동자계급의 지지와 정치행위가 분명해지는 것이다. 이는 무엇이 정당한가에 앞서 정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필수행위다. 이것이 없다면 통합을 하더라도 무엇을 할 것인가가 명확하지 않게 되며, 자본가계급에 종속된 정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본가 계급은 항상 본질적 정치지형을 숨기고, 지향과 이념을 희석시키면서 ‘국민정당’이라는 이름으로 정당의 계급적 이해를 숨기려한다. 자본가의 독점적 정치경제 권력 하에서 ‘국민정당’은 계급착취의 위장하는 정치도구일 뿐 이다. 이를 알고도 모호한 ‘진보’를 통해 ‘계급정당’이 아니라 ‘국민정당’을 꿈꾼다면 노동자계급에 대한 기만이며, 정말 모른다면 바보다.

 

단결은 커녕 계급 정치를 혼란에 빠뜨리는 현재의 모호한 ‘진보’를 넘어서야 한다. 휘청이는 자본주의 정치, 경제 질서 속에서 계급의 정치지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정하자. 막연한 통합진보당이라는 안개를 걷어내고 노동자계급정치의 장을 열어나가자.
         
김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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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0호>운동권 정당을 벗어나야 집권한다. 그렇다면 집권은 뭐하러 하지?

운동권 정당을 벗어나야 집권한다.

그렇다면 집권은 뭐하러 하지?

 

아담 셰보르스키라는 학자가 25년 전 사민주의 정당이 처한 선거의 딜레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했다. “그들은 계급에 대한 강조와 국민에 대한 호소 사이에서 뒤로 가거나 앞으로 갈 것을 요구받고 있다.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그들은 합리적인 사람들이 딜레마에 부딪쳤을 때 하던 방식으로 행동한다. 그들은 한탄하고 후회하며 그들의 전략을 바꾼다. 그리고 또 다시 한탄하고 후회한다.”
 

마치 현 시기의 진보대통합에 대한 묘사처럼 들리는 구절이다. 권영길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15표 차로 부결시킨 9월 25일 당대회에서 “김주익이 목 매 죽고, 농민 전용철이 맞아 죽고, 허세욱이 불타 죽는 일이 언제였습니까? 용서할 수는 있어도 잊을 수는 없습니다”라며 국참당과의 통합에 반대했지만, 바로 다음날인 9월 26일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이 부결됐지만 참여당은 2012 승리의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할 동지입니다”라고 썼다.
 

선거에서 다수당은 되고 싶고, 신자유주의자들과 함께하면 핵심지지층이 분열할 것 같고. 그런데 대체 선거에서 다수당은 왜 되고 싶어 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다수당이 될 수 있을까? 심상정이 말한 것처럼 자본주의사회에서 집권하고 싶으면 “운동권 정당을 벗어나야 한다.” 맞다. 집권하려면 더 이상 운동할 필요 없이 민주당처럼 되면 된다. 전 진보신당 부대표 박용진이 노골적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주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부결, 그리고 부결
그러나 다시 민주대연합으로 전진!

 

진보신당 9·4 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이 54.1%의 지지로 부결되었고, 민주노동당 역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의제로 한 9월 25일 당대회를 열었으나 가결에 15표가 모자란 숫자로 통합이 부결되었다.
 

양대 진보정당에서 두 번의 부결이 있었다. 그러나 두 번의 부결 모두에서 과반이 넘는 수가 가결을 찬성했다. 진보신당에서는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찬성하는 사람이 더 많았고, 민주노동당에서는 국참당과의 통합을 찬성하는 사람이 2/3가까이 되었다. 이것을 전체적으로 해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바라는 당원들이 2/3 이상인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바라는 진보신당 당원이 과반이 넘는다.” 
 

양당 모두 다수파가 패배했으니, 다수파의 반격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9월 8일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는 ‘진보통합연대’를 결성했다. 노회찬과 심상정은 9월 23일 진보신당을 탈당했고, 조승수의 탈당 역시 멀지 않았다. 진보신당은 그야말로 사분오열이다. 민주노동당 역시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내분에 휩싸이는 형국이다. 국참당과의 통합을 거침없이 밀어붙여 왔던 당권파는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며, 인신공격성 극한 언사까지 동원하여 국참당 통합에 반대한 비당권파를 비난하고 있다.
 

양당에서의 두 번의 부결에도 불구하고, 진보대연합과 민주대연합은 다시 패권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어차피 노회찬 역시 “국민참여당 문제는 양당 통합이후에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 아니었는가? 심상정 역시 국민참여당을 아우르는 ‘진보정당’ 건설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혀오지 않았는가? 민주대연합을 통해 신자유주의세력과 한 몸이 되어가는 것을 둘러싼 이들의 분란은 단지 속도와 시점의 차이일 뿐이다. 양당이 극심한 내분에 휩싸였다는 것은 그 표현일 뿐이다.

 

수권정당의 미래는 노동운동의 무덤!
 

영국 노동당, 독일 사민당, 그리스 사회당... 이들의 공통점은 노동자의 이름을 걸고 노동자 때려잡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노동당과 독일 사민당은 신자유주의를 선봉에서 받아들였고, 그리스 사회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정리해고와 복지삭감에 총파업으로 맞서는 그리스 노동자들을 때려잡고 있다. 자본가들은 편하다. 노동자의 이름으로 집권한 세력들이 스스로 나서서 노동자 때려잡는데 앞장서고 있으니 말이다.
 

모든 상황이 그대로라면, 우리에게도 이런 미래가 멀지 않았다. 진보대통합의 미래는 민주대연합이며, 민주대연합의 미래는 민주연립정부다. 그리고 민주당과의 연립정부는 노동운동과 노동자 정치의 무덤이 될 것이다.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일을 중단하라!

 

백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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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0호>계급정치의 우경화에 맞서 현장에서 사회주의 조직을 건설해가자

 

계급정치의 우경화에 맞서

현장에서 사회주의 조직을 건설해가자



국민참여당 문제를 봉합한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국민참여당이 진보정당 통합의 대상인가의 문제를 둘러싸고 진보양당과 민주노총이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자본가 정당의 일분파가 진보정당 통합 대상인가가 논란이 되는 어이없는 상황에 우리는 직면해 있다. 소위 ‘민주개혁정권’ 10년, 김주익, 곽재규, 배달호, 이해남, 이용석, 허세욱... 결코 지울 수 없는 열사들의 이름을 아로새기며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민주노총 중집은 논쟁 끝에 9개 지역본부 및 4개 산별/연맹 조직이 퇴장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국민참여당은 진보정당 선통합 추진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참여대상인지의 여부를 논의할 수 있으며...그 판단주체는 ... 새통추가 되어야 함’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국민참여당을 선통합 대상으로 결정함으로 발생할 분열을 막고, 국민참여당 참가 문제를 새통추 논의를 통해 열어놓은 결정이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비정규직화로, 정리해고로, 타임오프를 통한 노조무력화로 총공세를 가하고 있는 자본에 맞서 80만 민주노총의 총단결을 호소하고 총파업을 조직하여 노동자들의 투쟁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야4당, 야5당을 동원한 중재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무력화시켜왔던 결과가 노동자정치세력화를 파탄내고, 역사를 후퇴시키기에 이른 것이다.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라!!
 

자본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한 반한나라당, 반MB라는 것으로 마치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의 해결사처럼 목소리를 높이지만, 바로 그들이 집권했을 때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극복을 위해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를 양산하는 정책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똑똑히 보아왔다. 최근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외치는 것에 대해서 자본가들이 무엇이라고 이야기하는가? 그것은 사회주의에서나 가능하다고 말한다. 위기에 내몰리려 공포에 떨고 있는 현재의 자본주의 하에서는 더더욱 불가능하다는 것을 오히려 실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가 정당과 결탁해 의회의 다수를 장악하고, 민주연립정부 수립을 통해서 노동자민중의 삶을 나아지게 할 있다고 하는 이 땅의 진보정당들의 호언장담이 조만간 궁색한 변명으로 바뀔 것이다.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라!! 그것이 우향우 행보를 멈출 줄 모르는 이 땅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바로 세우는 길이다.  

 

현장에서 노동자 권력의 깃발을
치켜세우자, 사!회!주!의!

 

사회주의 강령을 삭제하고, 사회주의 이념과 전략을 버린 진보정당이 위기에 처해 있는 시점에서 사회주의가 유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논쟁거리는 자본가들의 공세로 시작되고 있다. 지배계급은 ‘그것은 사회주의다, 그것은 사회주의 사회에서나 가능하다’라고 윽박지르면서 정당한 투쟁을 주눅 들게 하는 무기로 사용했다. 그러나 무기가 무뎌져 가고 있다. 노동자 민중들의 요구들이 하나같이 사회주의에서나 가능하다고 한다면, 사회주의 하자라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더 이상 사회주의라는 말을 두려워하고 부담스러워 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노동자들의 투쟁요구와 저항에 대해서 자본가들이 일부 이윤의 침해를 감수한다면 현 체제에서조차 가능한 조치들을 여전히 ‘그것은 사회주의에서나 가능하다’고 한다면 자본가들이 쥐고 있는 권력을 내놓으라고 해야 한다.

 

이제 자본주의 체제의 수레바퀴 아래 노동자들의 삶이 세대를 넘고 넘어 짓밟히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저항을 더 멀리 전진시키자. 노동자계급의 정치, 후원금 내고 선거운동 때 표 찍는 누군가에 의해 대리되는 의회정치가 아니라 바로 현장에서 자본에 맞선 권력을 세워내는 정치, 그런 정치가 다름 아닌 사회주의다. 이제 사회주의 조직을 현장에 세워내자. 그것이 이 땅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전진해가야 할 길이다.

 

남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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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0호>노동자정치세력화! 그 역사와 현재, 대안

 

노동자정치세력화! 그 역사와 현재, 대안


96·97 총파업의 염원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96·97 노동자총파업은 노동자정치세력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는 노동자계급이 독자적인 정치세력으로 서겠다는 정치적 독립선언이었기 때문이다. 그 여세를 몰아 노동자계급은 97년 대선에서 노동자 독자후보(권영길 후보) 운동을 전개하였고, 2000년에는 노동자정당인 ‘민주노동당’을 건설하였다. 
 

물론 민주노동당 창당 과정을 주도한 노선은 의회와 제도정치권에 진입하는 것을 정치세력화의 내용이자 목표로 삼는 ‘의회주의 노선’을 가졌다는 점에서 그 문제점이 분명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건설은 보수야당(자본가계급의 정치 분파인 자유주의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적 지지’에 머물렀던 노동운동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민주노동당 국회 입성
실종된 노동자정치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에 근거해 급성장한 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에서 10명이 국회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와 함께 민주노동당운동(진보정당 운동)은 노동자 계급정치(노동자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며 노동자를 정치의 주체로 세우는 정치)와 점점 더 멀어졌다. 2004년 이후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여당)의 4대 개혁입법활동의 뒷꽁무니만 따라다녔다. 2006년 ‘비정규악법과 노사관계로드맵 저지’ 투쟁 국면에서는 현실적 차선책이라는 이유로 비정규보호법(비정규악법)안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수정안에 합의했다. 정권과 자본이 비정규직 확산의 책임을 ‘대기업·정규직 이기주의’ 탓으로 돌리는 대공세를 진행할 때, 민주노동당은 자본과 정권의 논리에 휘둘렸다. 정규직의 양보와 시혜에 기초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연대전략’을 제출한 것이다. 2007년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민주노동당이 ‘친기업당’이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민주노동당 당대표는 예전 노사정 야합을 한 한국노총 지도부를 비판한 것에 대해 사과하였다. 모두 표를 의식한 행보였다.
 

동시에 대중운동 내에서는 자신의 힘(투쟁)으로 요구와 권리를 쟁취하기 보다는 국회의원에 기대어 해결하려는 대리주의 정치(의회정치)가 노동자정치를 대체해 갔다. 이는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의 배타적 지지방침으로 더욱 강화되었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당원들은 선거 때 몸대도 돈대는 정치활동의 대상으로 전락하였다. 민주노총은 조직의 정치투쟁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은 방기한 채,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로 모든 걸 대신하는 대리주의를 양산하였다.
 

그 결과 2007년 대선 전에 이미 현장에는 노동자정치세력화에 대한 냉소가 퍼져나갔다. 2007년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이 민주노총 조합원의 지지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참패한 것은 이러한 민주노동당 활동의 당연한 귀결이었다. 

 

MB정권의 등장과 진보대통합운동
 

2007년 대선 직후 민주노동당은 대선 패배의 원인을 둘러싼 논란을 거쳐 민주노동당-진보신당으로 분당되었다. 동시에 대선에서 이명박이 당선되면서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신)자유주의 개혁세력의 집권시대가 막을 내렸다. 그런데 MB집권시대가 열리면서, 광범한 ‘착시’와 ‘망각’현상이 노동자민중운동 내에 팽배해졌다. MB 정권에서 노동자민중의 생존권과 민주적 제 권리가 대거 파괴된 것은 2008년 말부터 본격화된 미국 발 세계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자본과 국가권력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계급적 분석을 대신한 것은 절대 악인 MB라는 감성적 인식이었다. 그 결과 MB집권시대만 끝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양 얘기되었다. 김대중·노무현정권 시절에 신자유주의가 본격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계급적 본질과 행태는 잊혀졌고, 민주주의와 노동자민중의 벗으로 칭송되었다.
 

그 결과, 반MB를 위해 김대중·노무현의 후계자들(민주당, 국민참여당)과의 공공연한 연대가 노동자정치를 대체했다. 선거 때마다 야당에 대한 신비판적 지지론인 ‘민주대연합’이 노동자정치의 대세로 정착하였다.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진보정당)에 대한 지지방침 → 진보정당과 민주당·국민참여당과의 선거연합을 통한 민주당·국민참여당 후보로의 단일화 → 민주노총의 민주당·국민참여당 후보 지지’라는 경악할 만한 사태까지 벌어졌다.
 

한편, 민주노총이 주도적으로 제기한 ‘진보대통합운동’이 본격화되었다. 진보정당의 분열이 현장을 분열시키고 있고, MB에 맞선 진보정치세력의 단결이 절실하다는 것이 근거였다. 통합운동은 민주노총, 진보양당(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민중운동을 포괄하면서,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9.4 진보신당 당대회 부결, 9.25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국민참여당 참가에 대한 부결로 당 통합을 통한 진보‘대’통합운동은 좌초하였지만, 여전히 통합진보정당이 노동자정치의 대안인양 왜곡되고 있다.

 

진보통합운동, 노동자정치의 우경화와 파탄을 보여줄 뿐
 

문제는 통합진보정당 건설운동이 이전부터 진행된 노동자정치의 ‘우경화’와 ‘탈계급화’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 10년의 역사가 보여준 문제점들, 즉 의회주의 정치세력화와 노동자정치의 실종, 배타적 지지방침이 가져온 폐해에 대해선 눈감은 채, 계급성을 탈각한 ‘묻지마 통합’만이 살길이라 압박했다. 민주노총과 양대 진보정당이 통합정당을 만들기 위한 합의 내용(5.31합의와 8.28합의)을 보면, 통합진보정당의 목표는 ‘2011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확보, 대선에서 진보적 정권교체’로서, 자본가정당인 민주당·국민참여당과의 선거연대를 공공연히 표방하고 있다. 이는 통합진보정당의 목표가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정치역량의 강화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자, 진보통합당이 민주대연합의 쌍생아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이,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당까지 통합진보정당에 참가시키려 했다. 자본가정당과 하나의 당을 만들겠다는 경악스러운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를 위한 사전준비로 ‘사회주의 이상과 원칙’이라는 민주노동당 강령조항까지 삭제했다. 민주노총은 국민참여당 참가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사실상 침묵했다. 9.25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국민참여당 참가가 부결되었지만 2/3에 육박하는 숫자가 찬성했다. 국민참여당 참가에 반대한 세력들 다수는 국민참여당과의 선 통합에 반대했을 뿐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진보정당운동의 우경화를 심각히 보여준다. 이는 총·대선 승리를 위해 통합정당의 덩치를 키우는 게 목표가 된, 노동자정치의 왜곡과 의회주의적 정치세력화의 끔찍한 귀결을 말해주는 것이다. 통합진보정당이 민주노동당보다 더욱 우경화된 진보정당일 것이고, 노동자정치의 실종만을 보여줄 것이라는 근거는 여기에 있다.

 

대안은 노동자계급정치 실현을 위한
새로운 길찾기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일치시키려는 탈계급적 정치, 의회 진출과 집권이라는 목표 아래 노동자 계급정치를 왜곡하고 파탄내는 의회주의 진보정치는 노동자계급의 대안이 아니다. 노동자계급의 이해를 올곧게 대변하고 실현하며, 의회진출과 집권을 위해 노동자정치를 희생시키지 않으며, 노동자대중을 투쟁과 정치의 주체로 세우면서 자본주의 모순을 완전히 극복하는 정치적 전망과 대안을 세워야 한다. 사노위가 ‘노동자 계급정치 실현,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건설이 현 시기 노동자정치의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이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사노위만의 과제가 아니다. 노동자정치운동의 우경화를 막아내고자 하며, 노동해방을 염원하는 모든 동지들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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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0호>흔들리는 유럽 위기의 끝으로 치닫는 세계자본주의

 

흔들리는 유럽 위기의 끝으로 치닫는 세계자본주의



반복되는 구조조정과 구제금융
그러나 현실은 디폴트 위기

 

2010년 2월 그리스가 재정위기로 인해 구제금융을 요청한 이후 아일랜드, 포르투갈까지 구제금융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이탈리아, 스페인까지 국가 재정위기 경고가 이어지면서 그리스로 시작된 재정위기 사태는 유럽 전체로 확대됐다. 유로존은 가혹한 긴축조치로 위기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1년 6개월이 지난 2011년 8월,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됐던 그리스 경제는 나아지기는 커녕 사실상의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했으며 나아가 주변부의 ‘위기’는 이탈리아 재정위기를 비롯해 프랑스 주요 은행들의 정부 자금 지원 및 연이은 신용강등 등 중심부 국가들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왜, 그리스는 디폴트까지 갔나?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그리스는 경제지표상으로만 본다면 성장률이 평균 4%, 재정적자는 GDP대비 5%미만인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지표의 이면에는 유럽통합속에서 유럽 선진자본주의 체제 속에 편입되면서 자본의 자유화, 노동의 유연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이 가속화되는 한편 유로통화체제에 편입하면서 경상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 속에서 2008년 터진 금융위기로 인하여 그리스 국채를 갖고 있는 은행들이 파산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초유의 금융지원이 이뤄진 다. 기업에 대한 지원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2년 만에 그리스 국가채무는 150%로 늘었고 재정적자는 두 배가 넘어섰다.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재정확대는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한 정책이라기보다 은행에 돈을 처박고, 이자를 내는데 사용된 것일 뿐이다. 여기에 세계경제가 계속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고 잠깐 동안의 회복은 이른바 만들어진 ‘거품’으로 불과 1년도 지탱하지 못한 채 다시 깊숙한 침체의 길로 접어든 조건과 맞물려 그리스 위기는 더욱 심화됐다. 즉, 그리스의 국가부도사태는 극복되지 않는 세계자본주의 경제 위기와 은행과 기업들의 부실을 막기 위해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의 결과다.

 

주변에서 중심부로,
자본주의 심장으로 다가가는 ‘위기’

 

그리스,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신청했을때 주요언론들은 경제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들로 유럽차원의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주요 경제신문들과 소위 전문가들도 유럽 전체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6개월도 가지 못했다. 그리스 위기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유럽 5개국의 재정위기로 확산됐고 또 유럽 5개국의 문제는 프랑스, 네델란드, 영국 등 중심국을 향했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의 돈을 빌어서 프랑스 등 유럽 대형은행들에 이자를 갚고 있었고 유럽 주요 언론들은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주요 채권국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디폴트를 선언하기도 전에 경고는 현실이 됐다. 프랑스 주요 은행들은 흔들렸고, 국가의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사태에 직면했다. 이제 이탈리아는 재정위기로 구제금융 지원을 받아야할 처지에 놓였으며 이로 인해 대대적인 긴축프로그램을 유럽중앙은행과 IMF에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뿐인가! 포르투갈 역시 구제금융의 대가로 혹독한 긴축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이 역시 모두 자신들의 국민들을 위해 돈을 빌어다 쓰는 것이 아니라 은행 이자를 갚느라, 부실은행과 기업을 살리기 위해 돈을 빌어다 쓰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경제회생과는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다. 차라리 디폴트를 선언하고 돈을 못갚겠다고 하는 것이 훨씬 나은 상황이다. 어차피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게 돈을 빌려 다시 선진국가들의 은행에 돈을 처박는 꼴 아닌가!
 

자본은 바로 이러한 자본의 위기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공조를 하고 재정위기 상태에 놓은 정부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일 뿐, 노동자민중의 생존이나 소위 그들의 표현대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그 어떤 조치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만큼 그들의 위기는 심각하고 깊숙하다.

 

국제공조, 자본 살리기 위해
국가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

 

지난 29일 독일의회가 유로화구조기금 증대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라 이제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에 독일이 1230억유로에서 2110억 유로로 돈을 더 내놓아야 한다. 유로존 17개 국가들 중 유로화구조기금 증대법안을 통과시킨 나라가 10개로 늘어나면서 유럽의 확산되는 재정위기를 안정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법은 EFSF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으로 금융유통시장에서 국채 직매입, 예비성격의 신용제공, 은행 구제금융 지원 등을 EFSF에 허용하는 것이다. 즉, 금융자본을 살리기 위한 비상한 협조와 유럽차원의 자금이 조성된 것이다.
그럼에도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유럽발 제2의 경제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왜 그런가? 일단 그 정도 돈으로 계속해서 도래하는 만기채권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9월 24일까지 진행된 IMF 총회에서는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국제 금융자본가들의 합의하에 일부분에 대한 채무탕감(질서 있는 국가부도)이 논의됐지만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총회는 폐막했다. 바로 추가로 터지는 유로존 내부에서는 잇따른 재무장관회의, 유로존 회원국 회의를 벌이고 있지만 민간채권자들의 일부 책임을 전제로 한 지원문제를 놓고 독일과 프랑스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대형금융자본을 비롯해 자본을 대변하고 있는 각 국가들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회의 결정으로 숨통을 틔웠다고 하지만 실제로 유로존은 더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도래할 각 국가들의 만기채권에 대한 해법들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벌써 10월이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자본들은 노동자민중에 대한 가혹한 긴축정책은 일사분란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리스는 벌써 3차례에 걸쳐 재정긴축프로그램을 결정하고 주요 법안을 통과시켰다. 최근에 통과된 부동산세를 비롯해 5만 명에 달하는 공공노동자들의 해고, 40%에 달하는 임금삭감과 연금 축소 등의 구조조정 법들이 통과됐다. 그리고 IMF실사단은 금융지원 전에 매번 이를 감시하고 조사한다. 이를 통해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민중에게 확실하게 전가시킨다. 이미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주요 국가들의 평균 청년 실업률은 20%를 상회하고 있다. 자살률은 2배가 증가하고 노숙인도 25%가 증가했다.

 

해법이 없는 자본, 노동계급투쟁으로 새로운 역사를 열어야
 

10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만기도래하는 채권 규모만 950억 유로에 달한다. 2010년 말 현재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가들의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용위험이 노출된 채권액(익스포저채권)이 6천480억 유로(1천조)에 육박한다. 그리스를 해결하면 스페인으로, 스페인 다음에는 이탈리아로, 그래서 다시 프랑스와 영국으로... 그렇기에 유럽의 위기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유일하게 노동계급이 빠르게 일어나야만, 생존을 넘어 이 체제와 사회 전체를 바꾸기 위한 투쟁을 조직하는 것만이 현 국면을 다른 국면으로, 다른 역사로 만들 수  있을 뿐이다.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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