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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11/10/08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0호>서울대 법인화 철회 투쟁 무력감이 아닌 끈질김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 법인화 철회 투쟁

무력감이 아닌 끈질김을 요구하고 있다


본부점거, 동맹휴업, 그리고 고공농성

 

작년 12월, 한나라당은 서울대 법인화 법안을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2009년부터 이미 학생, 교수, 노동자 등 학내구성원들이 법인화에 대해 우려와 반대의 입장을 밝혀왔음에도 불구하고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처리된 것에 대해 사회적 비판 여론이 형성되었고, 그에 힘입어 학생들의 투쟁들이 전개되었다.
 

지난 5월에 성사된 비상총회와 본부점거투쟁은 본부와 국회를 압박하면서 법인화 법안을 폐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점거투쟁이 해제되면서 투쟁이 주춤거리게 되었으며, 사회적 여론 또한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되었다. 그 사이 서울대 법인화 법은 시행령까지 통과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름방학을 지나면서 법인화 투쟁에 반등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점이 인식되었고, 동맹휴업 전술이 공개적으로 준비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9월 22일 새벽 4시, 법과대학 오준규 학생이 법인화법 폐기와 동맹휴업 성사를 위해 서울대 정문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하였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탓에 무척이나 고된 고공농성이었지만 법인화 투쟁을 사회적으로 다시금 알려내고, 학내구성원들의 투쟁의지를 결집시키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었다.
 
투쟁의 방향을 바꿔버린 전학대회

 

그러나 고공농성 중에 진행된 전학대회는 그동안 이어져 온 법인화 투쟁의 방향을 바꿔버리는 결정을 하였다. 법인화 투쟁은 사실상 패배했으니, 더 이상 법인화법 폐기 투쟁을 할 것이 아니라 설립준비위에 학생들이 참여하여 의결권을 획득하는 투쟁을 진행해야 한다는 안이 결정되었다.
 

이는 사실상 법인화 투쟁을 폐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으며, 비상총회를 통해 결정된 투쟁방향을 전학대회라는 하위 의결기구에서 뒤집었다는 점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로도 옳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9월 28일에 예정되었던 서울대 동맹휴업은 저조한 참가율로 인해 앙상한 모습으로 진행되었다.

 

투쟁의 방향을 살리고,
다시금 대중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서울대 법인화 투쟁에 대한 학내 여론은 전학대회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무력감’과 ‘패배감’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법인화 반대 투쟁의 흐름을 이어가고자 하는 학생들의 의지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미 전학대회 결정사항에 대한 비판 대자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제 법인화 투쟁이 패배했다고 선언한 사람들에게 아직 투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무기력하게 투쟁을 포기한 전학대회를 대신하여 학생들의 자발적 힘으로 대중투쟁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할 시기이다!
 

2009년부터 시작되어 3년째 진행되고 있는 법인화 투쟁. 그 3년 동안 투쟁은 잘 될 때도 있었고 안 될 때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계획을 제출하고 대중을 조직하여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서울대 학생사회와 활동가들의 결의와 결단으로 난관에 부닥친 법인화 투쟁의 방향을 되살리고 승리를 향해 나아가자!

 

손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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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0호>자본의 강요된 상식을 거부하는 희망버스

자본의 강요된 상식을 거부하는 희망버스

 

 

1963년, 미국이 베트남전쟁의 수렁 속에 깊숙하게 빠져들기 시작한 해였다. 미 정부는 “I want you[나(국가)는 당신을 원한다]”며 베트남전 참전병들을 모집하고 있었다. 참전병들 중에는 흑인들이 다수였다.
전시체제와 다름없던 그 해, 다른 한편에서는 “Get on the bus[버스를 타라]”며 워싱턴 대행진을 준비했다. 8월 23일 1514편의 버스와 21편의 특별열차가 워싱턴을 향했다. 노예해방 100주년과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20만 명이 모였다. 대행진 막바지에 링컨 기념관 앞에서 “I have dream[나에게 꿈이 있습니다]”라고 연설이 시작됐고 참석자들은 환호했다. 20세기의 명연설로 꼽히는 마틴 루터 킹의 연설이었다. 소수 권력자에 의해 강요된 ‘상식’인 인종차별이 한 단락 마무리되는 역사의 현장이었다. 다음 해 7월 미 의회는 인종차별철폐법을 가결시켰다.

 

희망버스, 시대의 상식을 공격하는 권력에 대한 저항
미 대륙의 버스행렬이 지난 반세기, 2011년 6월 11일 남한반도에서 새로운 버스행렬이 시작됐다. 희망버스의 시작은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에 대한 민중의 화답이었다. 소셜테이너라 불리는 김여진 씨의 호소는 더 많은 이들을 불러왔다. 이렇게 희망버스는 10월 8일 5차로 이어지고 있다.
‘희망버스’는 그 동안 촛불투쟁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계층이 모인 촛불투쟁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2002년 미 장갑차 살인사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2008년 미국산 소 수입개방에 대한 민중의 저항은 ‘촛불’로 형상화됐다. 촛불이 버스로 바뀐 희망버스를 포함한 네 번의 민중의 직접행동은 보편타당한 상식을 공격한 권력에 대한 집단적 저항이다.
네 번의 민중 직접행동은 점차 진화하고 있다. 2002년 촛불투쟁에서 ‘깃발논쟁’(조직 대오와 직접참여자 간의 논쟁)을 거치며 다양한 형태와 계층의 참여를 폭넓게 인정하며 유기적으로 서로를 조직하며 협력하고 있다. 2002년 촛불투쟁은 여성/청소년이 살해당한 사건에 대한 분노와 약자에 대한 연민에서 출발했다(물론 미국의 패권 정치에 대한 혐오와 거부도 포함하고 있었다). 2008년은 자신의 권리(의심오염 식품에 대한 정부의 강요 혹은 무능)에서 출발했다. 점차 양심의 문제에서 구체적 권리와 화두로 확대되고 있다. 희망버스는 정리해고라는 민중과 노동자의 구체적 권리에서 출발하고 있다.

 

모든 권리를 독점하고 있는‘자본’을 무너뜨리는‘희망’
한국 사회는 수많은 정리해고 투쟁을 경험해왔다. 정리해고는 익숙한 모습(?)이 됐지만 ‘희망버스’는 정리해고에 다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리해고 투쟁은 정리해고 대상자들의 극한투쟁과 노동조합 중심으로 연대와 협력으로 투쟁해온 것이 전형적 형태였다. 희망버스는 정리해고투쟁에 연대와 협력은 노동조합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다른 점은 정리해고에 대한 태도다. 정리해고 당사자인 노조와 회사의 줄다리기가 끝나면 모든 투쟁은 끝이 났다. 즉 노사가 합의하면 그 어떤 반발도 허용하지 않았다. 경영상 판단에 의해 불가피한 정리해고는 정부도 개입할 수 없는 절대 ‘상식’이었기 때문이었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6월 27일 정리해고와 관련해 합의를 마쳤다. 노사합의에 반발하는 ‘일부’의 저항은 이미 사라져야 했다. 그러나 희망버스는 노사합의가 ‘일부’였음을 선언하고 정리해고에 저항하고 있다. 희망버스는 소수의 권력인 자본에 의해 강요된 상식을 거부하고 민중의 노동자의 상식을 보여주고 있다. 정리해고는 경영상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자본이 휘두르는 ‘횡포’라는 상식. 민중의 노동자의 상식은 희망버스 속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다.

 

정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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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0호>화끈하게, 시원하게, 아래로부터 논쟁하자

 

화끈하게, 시원하게, 아래로부터 논쟁하자

“노동자계급정치 - 통합진보당인가. 사회주의당인가? ”
토론회를 제안한다


이미 누가 봐도 진보대통합은 물 건너갔다. 남은 것은 민주대연합과, 선거에서의 정치연합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통합진보당에 대한 미련과 희망이 미몽처럼 노동자계급을 휩싸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기준도 모호하고, 어떠한 정치세력이 주체인지도 알 수도 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노동자계급정치의 유일한 대안이 통합진보당이라면 정말 그런 것인지, 반면 통합진보당은 아니라 사회주의당 건설의 주장이 한국 현실에서 가능한 것인지, 통합진보당 보다 더한 불가능한 정치진로인지, 이념에 사로잡힌 대중성 없는 강박인지, 노동자계급에게 희망으로 설 수 있는지 화끈하고 솔직하게 토론할 것을 제안한다.  

 

사노위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전국 지역 동시다발 토론회를 제안한다. 사노위의 각 지역위원회는 지역의 당 활동가, 노동운동 활동가, 사회운동 활동가, 활동단체 등 모든 정치 주체에게 지금 이시기 노동자계급이 취하여 할 정치태도와 수단이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것을 제안할 것이다. 제안되는 토론회가 훌륭한 지도자들 간의 정치협상을 벗어나 노동자 대중과 활동가들 사이에 활발한 토론과 실천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명망가와 상층만 바로 보는 정치진로의 위탁이 아니라, 지역에서 현장에서 아래로부터의 치열한 토론과 실천을 통해 노동자계급의 정치를 모색해보자. 계급정치에 대한 냉소와 무기력을 스스로 극복하는 기운을 형성하자.

선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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