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20호>서울대 법인화 철회 투쟁 무력감이 아닌 끈질김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 법인화 철회 투쟁

무력감이 아닌 끈질김을 요구하고 있다


본부점거, 동맹휴업, 그리고 고공농성

 

작년 12월, 한나라당은 서울대 법인화 법안을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2009년부터 이미 학생, 교수, 노동자 등 학내구성원들이 법인화에 대해 우려와 반대의 입장을 밝혀왔음에도 불구하고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처리된 것에 대해 사회적 비판 여론이 형성되었고, 그에 힘입어 학생들의 투쟁들이 전개되었다.
 

지난 5월에 성사된 비상총회와 본부점거투쟁은 본부와 국회를 압박하면서 법인화 법안을 폐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점거투쟁이 해제되면서 투쟁이 주춤거리게 되었으며, 사회적 여론 또한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되었다. 그 사이 서울대 법인화 법은 시행령까지 통과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름방학을 지나면서 법인화 투쟁에 반등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점이 인식되었고, 동맹휴업 전술이 공개적으로 준비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9월 22일 새벽 4시, 법과대학 오준규 학생이 법인화법 폐기와 동맹휴업 성사를 위해 서울대 정문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하였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탓에 무척이나 고된 고공농성이었지만 법인화 투쟁을 사회적으로 다시금 알려내고, 학내구성원들의 투쟁의지를 결집시키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었다.
 
투쟁의 방향을 바꿔버린 전학대회

 

그러나 고공농성 중에 진행된 전학대회는 그동안 이어져 온 법인화 투쟁의 방향을 바꿔버리는 결정을 하였다. 법인화 투쟁은 사실상 패배했으니, 더 이상 법인화법 폐기 투쟁을 할 것이 아니라 설립준비위에 학생들이 참여하여 의결권을 획득하는 투쟁을 진행해야 한다는 안이 결정되었다.
 

이는 사실상 법인화 투쟁을 폐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으며, 비상총회를 통해 결정된 투쟁방향을 전학대회라는 하위 의결기구에서 뒤집었다는 점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로도 옳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9월 28일에 예정되었던 서울대 동맹휴업은 저조한 참가율로 인해 앙상한 모습으로 진행되었다.

 

투쟁의 방향을 살리고,
다시금 대중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서울대 법인화 투쟁에 대한 학내 여론은 전학대회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무력감’과 ‘패배감’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법인화 반대 투쟁의 흐름을 이어가고자 하는 학생들의 의지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미 전학대회 결정사항에 대한 비판 대자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제 법인화 투쟁이 패배했다고 선언한 사람들에게 아직 투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무기력하게 투쟁을 포기한 전학대회를 대신하여 학생들의 자발적 힘으로 대중투쟁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할 시기이다!
 

2009년부터 시작되어 3년째 진행되고 있는 법인화 투쟁. 그 3년 동안 투쟁은 잘 될 때도 있었고 안 될 때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계획을 제출하고 대중을 조직하여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서울대 학생사회와 활동가들의 결의와 결단으로 난관에 부닥친 법인화 투쟁의 방향을 되살리고 승리를 향해 나아가자!

 

손상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