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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추석 명절에 우리는 큰 처남과 함께 작은 처남 집에 모여 TV 앞에 앉았다. 당시 엄청난 폭우로 여러 지역이 물난리가 났고 오세훈 서울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침수를 당한 가정을 방문하는 영상이 화면에 나왔다.
대통령은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며 기왕에 이렇게 된 것이라 말했고, 한 여성은 자신이 당한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 그런데 어차피 침수를 당했으니 힘을 내야한다는 그 말이 왜 지금까지 가슴에 맺히는 것일까?
요 며칠 폭우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 방수 대책을 잘 세우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도시 디자인하고 하늘에서 폭우가 내리는 것 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주장이 맞선다. 도시 디자인은 겉모습만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도시 기능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다. 서울이 물바다가 된 것은 하늘의 뜻만은 아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비의 양이었음을 모두가 안다. 하지만 최소한 내리는 물이 쌓이지 않고 빠져 나가도록만 잘 했다면 피해는 현재보다 적었을 것이다.
지금은 피해 복구에 힘을 써야지 왜 바쁜 사람 바짓가랑이를 붙잡느냐고 짜증이 나겠지만 최소한 폭우로 인한 피해가 정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는지는 가려야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피해가 강남 쪽에도 생겼다는 것이다. 이번 물난리로 인해 강남 사람들도 더 이상 물난리가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강북이나 강서에서 집이 물에 잠기고 전기가 끊기고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이 지난 후 강남을 중심으로 배수 시설에 대한 정비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그 움직임이 강북과 강동, 강서로 퍼져가기를 바란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noh0523님이 2010년 9월 23일 뉴스에 나온 것을 편집해 놓은 것이 있어 갈무리했다. 강남 사람들에게도 이명박 대통령이 기왕 이렇게 된 것 마음 편하게 먹으라고 하면 어떤 상황이 될까? 산 사람은 살아야 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