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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카톡방에 쓴 글.
안녕하세요 이광흠 목사입니다.
지난 21년 6월 *** 목사님 소식을 듣고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 목사님이 제 아내 이야기를 하셔서 슬쩍 고개를 들었습니다.
우리 첫째가 ** 목사님 둘째하고 이름도 의미도 같다는 건 알고 계신지요.
그 첫째가 벌써 우리 나이로 17살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아내가 ** 목사님과 같은 뭐 세부적으로는 여러 이름이 있지만, 묶어서 다들 그냥 암이라고 부르는 것 때문에 힘들었던 시간이 횟수로 18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처음 만난 건 최소 18년 전이군요. 그 때 함께 했었던 분들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은 제 마음 한 자리에 묵직하게 남아 있습니다.
현재 제 주변에는 학교 동기 중 한 명과 가까운 지인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주변에 더 있겠지만, 지금 생각나는 사람이 ** 목사님까지 세 명이 암이라는 것과 함께 살아가고 있네요.
18년 전 아내에게 그것이 왔을 때 무척이나 당황했었고, 암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은 줄 처음 알았습니다. 물론 암 병동에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눈에 보이는 모든 분이 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벌써 18년을 지나고 있습니다. ** 목사님도 아시겠지만, 제가 그렇게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도 아니고, 목회를 잘 했던 사람도 아닙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목회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시간이 그렇게 지나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암 이라는 것이 참 오래 가는 친구더라구요. 18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도 아내가 아플까봐 걱정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암과 싸워서 이기려는 마음보다는 암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암을 알아야 하지만, 암을 두려워하지는 말아야겠지요.
암과 함께 살아가는 분들뿐 아니라 몸이 많이 좋지 않은 분들은 감정의 기복이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롤러코스터와 같은 감정의 기복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거예요
어느 순간 축 처질 때가 있을 겁니다. 그건 자신이 믿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람인지라 그럴 때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상태를 받아들이고 조금씩 자신을 추스르면 됩니다.
긴 병에 효자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암은 5년은 지켜보라는 말들을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다들 놀란 가슴에 지켜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충격이 흐릿해지거든요. 그러니 누군가 대신해서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 해 줄 사람을 만들면 좋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지만, 막상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연락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 목사님은 이곳에 글을 직접 남기기는 하지만 이 곳에 있는 사람들 외에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요.
재정적인 안정도 중요하니, 혹여 누군가 도움을 준다고 할 때 그냥 감사함으로 받아들이세요.
자꾸 말이 길어져서 그만 줄이겠습니다. 제 기도 명단(암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 ** 목사님 들어가 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기도하고 있습니다. 참, 항암치료를 위해서는 식사는 잘 하셔야 하는 건 알고 계시죠^^
** 목사님 오늘 하루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