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피해자 징계 논란을 빚고 있는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 ㄱ물류는 20일 오전 9시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해고를 결정하고 이를 성희롱 피해자에게 휴대폰 문자로 ‘징계 해고’ 통보했다.
ㄱ물류의 인사위원회는 징계대상자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열렸다. 인사위원회 개최에 앞서 피해자는 개인사정을 이유로 인사위원회 연기 요청한 바 있다.
앞서 업체측은 15일 인사위원회를 연다고 피해자에게 통보했다. 피해자의 요청으로 인사위원회는 17일로 연기되었고, 업체는 다시 20일 오전 9시로 인사위원회를 통보했다. 이에 피해자가 개인사정을 이유로 20일 인사위원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업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에 대한 인사위원회 심의내용은 △회사내에서 선량한 풍속을 문란 △기타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유지 곤란이다.
피해자는 “해고 통보를 받고 아무 생각이 없고 멍하다. 설마 했다. 관리자들이 사람이라면 그렇게는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피해자 대리인은 “피해자가 많이 힘들 것 같아 걱정된다”면서 “해고 통보뿐만 아니라 다시 징계위원회를 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사측은 막무가내로 보복성 징계를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충남지역 13개 사회단체, 정당 등이 참여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성희롱 사건 문제해결을 위한 충남지역 연석회의(가칭)’ 역시 피해자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보복성 징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희롱 가해자인 관리자 2인을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역시 피해자를 보호하고, 책임 있게 자세로 사건을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송성훈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장은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정 뒤 아무 권한도 없는 업체 사장이 비정규 노동자를 해고했다.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이다. 현대차 원청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속노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희롱 사건 진상조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업체측이 일방적으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은 “사측에게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기다리는 중이다”고 밝혔다.
사내하청지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향후 "노조 회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다.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업체측은 작년 12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회사의 규칙을 위반, 잘못된 언행을 감행하여 회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경우’라며 도리어 피해자를 정직 3개월, 감봉으로 1차 징계한 바 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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