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용산은 용산역이 있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습니다.
휴가 나올 때 KTX를 타야 하기에 지하철을 통해 역사로 들어갔지요.
덕분에 역사 밖으로 나간 거라고는 말년 휴가 복귀 때 담배를 피우기 위해 내려간 것 한 번뿐이었습니다.
최소한 2009년 1월 20일까지는 용산은 용산역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2009년 1월 19일 어느 언론사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단신을 접했습니다.
용산 철거민들에 대해 경찰이 진압을 할 계획이라는 이야기였지요.
추위와 용역들과 경찰들의 괴롭힘에 괴로울텐데 별 일 없기를 바랬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컴퓨터를 켜 보니...
오늘 355일 만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사회모순으로 인해 사람이 죽었고 1년 가까운 시간동안 치루지 못했던 장례식임에도 불구하고 생방송으로 이를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방송사가 없네요.
이런 글을 올리고 있는 저조차도 제 앞길이 바쁘다는 핑계로 유족들의 투쟁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으니 방송사들을 욕 할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다만 이번 장례식이 이번 용산 참사-백기완 선생님은 '용산 학살'이라고 표현하시더군요. 그 용어가 극단적으로 들리지 않습니다.-해결의 끝이 아니라 중간 단계에 와 있다는 걸 이 블로그를 들어오시는 분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만약 끝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자체가 하나의 망루가 되어 국민들이 "여기 사람이 있다."라고 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다섯 열사분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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