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의사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특별보고관 프랭크 라뤼 한국 보고서 (2011)

 

유엔 총회(2011년 3월 21일 배포)

유엔인권이사회 17차 회기, 의제 제3호

 

프랑크 라 뤼(Frank La Rue),

의사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에 대한 특별보고관 보고서

 

 

 

 

-------------------------------------------------------------

 

요약

 

유엔 특별보고관은 의사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의 증진과 보호에 관한 실태 조사를 위해 2010년 5월 6일~17일까지 대한민국을 공식 방문하였다. 이 보고서는 대한민국의 정치적, 역사적 배경을 대략적으로 기술하고 의사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에 대한 국제적인 법적 기준과 국내법 체계를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별 보고관은 이 보고서의 본문에서, 명예훼손, 인터넷상 의사와 표현의 자유, 선거전 의사와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국가안보를 근거로 하는 표현의 자유 제한, 공무원의 의사와 표현의 자유, 언론매체의 독립성,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별 보고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광대역 인터넷 보급률을 달성하는 등 대한민국이 지난 수십 년간 역동적인 민주국가로서 이룩한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특별보고관은 2008년 촛불 시위 이후, 정부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 견해를 밝힌 개인들을 국제적 기준에 일치하지 않는 국내 법규에 근거하여 사법 조치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점을 들어 개인의 의사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에 대한 제약이 늘어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반이 더욱 공고해 질 수 있도록, 주요 현안 각각에 대해 모든 개인이 다양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전면 보장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2.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29.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한민국은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터넷 접속률이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 그 결과 적극적인 ‘네티즌’들이 인터넷 토론장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다양한 정보, 견해 및 의견을 활발하게 교류하는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온라인 문화가 등장하였다. 이제 인터넷은 자유권규약 제 19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정보와 사상의 추구, 접수, 전달하는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었다.

 

30. 이와 동시에, 특별보고관은 인터넷이 아동 포르노그래피와 같은 범죄를 용이하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과, 인터넷이 안전한 장소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그러한 범죄 행위의 책임자가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하는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에서 평화적인 의견 표현 또는 정보 배포가 명예훼손 또는 모욕으로 간주되면 국내법에 의한 범죄에 해당하여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31. 게다가, 대통령 직속 정부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물론이고 중개업체[역주: 포털 등 국내법상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를 의미함]를 통해 이루어지는 온라인 콘텐츠 규제에 심히 우려스러운 바가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구 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위원회를 대신하여 기능하도록 설립되었다.

 

32.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마찬가지로 2008년 2월에 구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한국방송위원회의 [역주: 심의] 기능을 융합하여 설립되었다. 이 기구는 뒤에서 설명할 인터넷상 ‘불법 정보’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결정할 권한을 지닌다. 하지만, 위원회의 정확한 권한이나, 운영 절차, 방송통신위원회와의 관계가 완전하게 명확하지 않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명의 위원은 국회의장에 의해, 3명의 위원은 국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3명의 위원은 대통령에 의해 추천된다. 추천된 자들은 대통령이 위촉한다. 명목상으로는 독립적 법정기구이지만, 여당이나 대통령에 의해 발휘될 수 있는 영향력의 정도를 고려했을 때, 특별보고관은 위원들의 추천과 위촉 과정에서 기구의 독립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다는 점을 우려한다.

 

33. 대한민국의 입법체제를 살펴보면, 두 개의 법률이 인터넷상 표현의 규제와 특히 관련되어 있다. “전기통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그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표로 하는 「전기통신기본법」과 “정보통신망을 건전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을 목표로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다.

 

(a) 전기통신기본법

 

34.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 방문 조사 직후 일차 결과를 발표한 성명서에서,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과 관련하여 우려를 표하였다. 특별보고관은 “공익을 해할”, “허위의 통신”과 같은 표현이 모호하며, 허위 정보 출판을 이유로 징역형을 부과하는 것은 비례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자유권규약 제19조 제3항에 의한 어떠한 표현의 자유 제한 가능 사유보다 광범위하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따라서, 특별보고관은 의사와 표현의 자유에 관한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을 폐지 또는 개정할 것을 대한민국 정부에 권고하였다.

 

35. 특별보고관은 방문 이후인 2010년 12월 28일에 헌법재판소가 ‘공익’, ‘허위의 통신’과 같은 용어의 모호성을 이유로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으로 결정하였고 이로 인해 현재 동 조항이 효력 정지되었다는 점을 환영한다.

 

36. 또한, 특별보고관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알려진 박대성씨가 경제위기를 예견하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온라인에 게재한 후에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을 위반한 혐의로 2009년 1월 10일 체포되었다는 것에 우려를 표하였다. 그는 특히 두 개의 글에서 “대한민국의 외환시장에 악영향을 끼침으로써 공공복리를 저해하는 날조된 정보를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비록 2009년 4월 24일 박대성씨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이 사건이 특히 정부나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관련하여 온라인 자기 검열의 강화로 이어졌으며 검찰이 법원 판결에 항소하였다는 점에도 특별보고관은 주목하였다.

 

37. 특별보고관은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진 후, 2010년 12월 30일 검찰이 박대성씨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였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b) 중개업체에 의한 온라인 콘텐츠 규제

 

38. 정보통신망법에 의하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또는 기타 방법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가 인터넷으로 배포되는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한 요청을 받은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중개업체는 최장 30일간 정보의 삭제 또는 접근 차단을 한 후, 그러한 조치에 대해 지체 없이 신청인 및 정보게재자에게 알리고 필요한 조치를 한 사실을 해당 게시판에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39. 특정 정보가 “권리의 침해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 해당되는 경우,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4항은 블로그 서비스 제공자, 사용자제작콘텐츠(UCC)가 포함된 웹 포탈과 같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들이, 그러한 조치에 대한 요청의 유무와 관계없이, 최장 30일간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40. 또한, 동법 제44조의3에 의하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가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되면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 동법 제44조2 제6항에 의하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필요한 조치[정보의 삭제 또는 접근 차단]를 하면 이로 인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41. 특별보고관은 정보통신망법이 인터넷 정보의 통제 책임을, 특정 게시물 또는 정보가 현행 사생활 보호 및 명예훼손 관련법과 기타 관련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독립적 기구가 아니라 중개업체, 즉 민간업체에게 일임하고 있음에 우려한다. 또한, 중개업체에 온라인 컨텐츠를 규제할 수 있는 과도한 권한이 주어진 점은 우려의 대상이며, 이는 특히 동법 제44조의2 제6항에 서술된 중개업체들의 책임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데 연유한다. 따라서 비록 동법 제44조의2 제5항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필요한 조치에 관한 내용·절차 등을 미리 약관에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중개업체들이 책임을 회피할 목적으로 정보를 삭제하거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안전을 이유로 과오를 범하는 결과를 더욱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42. 더구나, 최초의 정보게재자가 자신이 온라인에서 배포한 정보를 삭제 또는 접근 차단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조치에 이의를 제기한다 하더라도,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어떠한 후속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지 않다. 대신에, 서비스 이용약관에서 스스로 절차를 수립하도록 중개업체에게 재량권이 주어져 있다. 따라서, 비판을 검열하려는 정치인에 의해 남용될 가능성을 포함하여 자의적이고 과도한 제한으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 보장책은 전무한 상태다. 개인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결정이 내려진 후에 사법부를 통해 배상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기간과 비용의 부담이 클 수 있어서 표현의 자유에 위축 효과가 발생한다.

 

(c)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또다른 ‘불법 정보’ 규제

 

43. 앞서 기술한 중개업체에 의해 규제되는 콘텐츠 유형에 더하여,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은 누구든지 인터넷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정보 유통을 금하고 있다.

 

(a) 음란한 내용의 정보

(b)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

(c)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여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내용의 정보

(d)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하는 내용의 정보

(e) 「청소년보호법」에 따른 청소년유해매체물에 해당하는 내용의 정보

(f) 법령에 따라 금지되는 사행행위에 해당하는 내용의 정보

(g) 법령에 따라 분류된 비밀 등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내용의 정보

(h)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

(i) 그 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44. 정보통신망법은 더 나아가,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위에서 거론된] 정보에 대하여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운영자로 하여금 그 취급을 거부·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운영자와 같은 책임자가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내린 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그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명시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와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온라인 정보를 삭제하거나 차단할 것을 ‘명령’하지 않더라도,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부과되는 거액의 벌금과 징역형의 위협을 고려해봤을 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온라인 컨텐츠를 규제하는 데 있어 중개업체에게 상당한 권한을 발휘한다.

 

45. 특별보고관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에서 금하고 있는 정보의 유형이 명확하지 않으며, 특히 형법 제314조에서 금하고 있는 ‘업무 방해’를 포함하여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를 광범위하게 금지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의 소지가 있음에 주목한다. 그 사례로, 정부에 편향적이라고 판단한 3개 신문에 광고를 게재한 기업 명단을 게재하면서 불매 운동을 벌인 24명을 들 수 있다. 동법 제44조의7에 근거라고 판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게시물 58건을 삭제하도록 웹호스트[역주: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요구하였으며, 관련자 일부에게는 징역형이 선고되었다.

 

46. 이와 관련하여 특별보고관의 관심을 끈 또 다른 사건은, 일부 기업이 사용하는 시멘트에 발암물질이 포함된 전자폐기물이 들어있다고 폭로한 최병성씨의 인터넷 글들을 삭제하도록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권고한 것이다. 최병성씨의 글로 인해 국회에서 이 주제에 관해 심사하고 국정감사를 요구 및 실시하여 결과적으로 안전기준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그의 글이 시멘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명예훼손 관련법에 대한 특별보고관의 우려는 앞장에서 이미 논한 바 있는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명예훼손이라는 구실로 공익 정보에 대한 차단이나 삭제 권고를 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투명성, 책임성, 정밀성이 미흡하다는 점은 심히 우려할 만한 점이다.

 

47.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부나 유력한 기업들을 비판하는 내용의 정보를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삭제하는 사실상의 사후 검열기구로 기능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미흡하다. 이와 관련하여, 특별보고관은 그의 방한 이후인 2010년 9월 30일에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련 권고 의견을 채택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 권고에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불법으로 간주되는 정보의 게재자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불법 정보를 삭제하는 현행 절차가 적법 절차 원칙에 위배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이 자의적이며 정치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권고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에 기술된 ‘불법 정보’의 유형이 법적 명확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의 권한과 기능을 보다 투명하고 책임성 있는 독립적 자율규제기구로 이양할 것을 권고하였다.

 

48. 특별보고관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견해를 환영하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든 법은 자유권규약 제19조 제3항에 명시된 적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명확하고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하여야 하며, 어떠한 정치적, 상업적 및 기타 부당한 영향력으로부터도 독립적인 기구에 의해 자의적이거나 편파적이지 않으며 적절한 남용방지 장치를 갖춘 방식으로 운용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바이다.

 

(d) 실명제와 본인확인제

 

49. 인터넷상에 정보나 자료를 게시할 때 그 게시자의 이름을 확인하도록 하는 실명제가 2005년 공직선거법 제82조의6에 의해 도입되었는데 이는 선거의 공정함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에서였다.

 
50. 2007년 잇따른 유명 여배우들의 자살 등 인터넷에서 악의적 행위와 관련한 우려로 인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5에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도입되었다. 이 제도는 가명을 허용하되 게시자의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신원을 확인한다. 이후로 대통령령으로 여러 차례 기존 법률이 개정되어 실명제가 확대되었다. 예를 들어 2009년 1월에 대통령령으로 정보통신망법이 개정발효하면서 일일 이용자수가 10만명 이상인 웹사이트의 경우에는 이용자가 정보를 업로드하거나 게시하기 전에 그의 실명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에는 그 부주의로 인해 3천만 원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51. 2009년 4월 9일, 이러한 대한민국의 본인확인제로 인해, ‘구글’은 한국어판 유투브(kr.youtube.com)의 영상 및 댓글 게시 기능을 정지시켰다.

 

52. 특별보고관은 이러한 인터넷 실명제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표현의 자유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 게다가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견해를 밝힘으로써 받게 되는 형사상 제재 위협으로 인하여 의견 표명을 꺼리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특별보고관은 2004년 2월 대한민국 국가위원회가 채택한 결정에 주목하는 바이며, 그 권고는 실명제가 “명백한 사전검열이자, 익명성에 바탕한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하였다. 인터넷을 통해 자행되는 범죄와 그러한 범죄자의 신원을 밝혀야 할 정부의 책임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우려가 합당한 측면도 있으나,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 정부가 신원 확인을 위한 다른 수단을 고려하고 그러한 수단도 신원 확인 대상자가 이미 범죄를 저질렀거나 저지르려고 한다는 상당한 근거나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사용한 것을 권고한다.

 

 

VI. 결론 및 권고

 

 

B. 인터넷상 의사와 표현의 자유

 

90. 특별보고관은, 전기기본통신법 제47조 제1항이 위헌이라고 결정하여 동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킨 2010년 12월 28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한다.

 

91. 그러나, 특별보고관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에 열거된 ‘불법정보’의 유형이 광범위하고 모호하여 의사 표현의 자유 행사에 위축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여전히 우려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 정부가 동 조항을 포함한 정보통신망법의 관련 조항들이 법적 명확성 원칙에 부합되도록 하고 자유권규약 제19조 제3항에 열거된 사유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정당화 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다.

 

92. 특별보고관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6항에 기술된 중계업체의 책임 요건 및 범위가 모호하여 결과적으로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초래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정부에게 중계업체의 법적 책임과 관련된 모든 조항을 삭제하도록 권고한다.

 

93. 또한, 특별보고관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부에 비판적인 정보를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삭제하는 사실상 사후 검열 기구로서 기능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2010년 9월 3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채택한 결정에 의거하여,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정부에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현 기능을, 사법적 심사를 포함하여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어떠한 정치적, 상업적 및 기타 부당한 영향력으로부터도 자유로운 독립 기구에게 이양할 것을 권고한다.

 

94. 실명제가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행사를 제한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 정부에게 다른 신원 확인 수단을 검토하고 그러한 수단도 신원 확인 대상자가 범죄를 저질렀거나 저지르려고 한다는 상당한 근거나 합리적인 의심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2011유엔특별보고관한국보고서_en.pdf

2011유엔특별보고관한국보고서_NGO번역본_.pdf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