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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로일로에서 맞는 첫 주말.
그제 밤에는 같은 숙소에 있는 몇몇과 근처 길거리 술집으로 맥주를 마시러 갔다. 다음 날 수업도 없겠다, 맥주한잔 하실래요? 라는 질문이 어찌나 반가운지. 돼지고기 꼬치구이와 함께 산미구엘을 2~3병 씩 마시고, 수다를 떨었다. 덕분에 많이 친해진 느낌.
오늘은 학원에서 activity라는 것을 간다고 했다. M.T. 혹은 소풍 같은 거 같은데, 여하튼 새벽같이 일어나서 학원에 모여서 학원 봉고차와 대절한 지프니를 타고 튜터들과 학생들이 모두 움직였다. 도착한 곳은 일로일로에서 한 시간 쯤 가면 나오는 두망가스(?)라는 지역의, 일종의 리조트 같은 곳. 바다 같은 곳을 가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실망이다.
프로그램은, 조별로 준비한 공연(?) 발표, 게임, 노래, 수영 등. 화려한 M.T. 혹은 회사 야유회와 비슷할 거 같다. 어디나 사람 노는 건 비슷한가보다. 하지만 5일 내내 공부하느라 시달리고, 어제 다들 과음을 한 상황에서, 지독하게 더운 환경에 몇 시간 씩 방치되어 있다 보니 학생들은 대부분 축 늘어져있다. 하다 못해 수영도 안한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수영장 근처 방갈로(?)에서 그냥 축 처져 있거나 잠시 졸거나. 그래도 오랫만에 밖에 나와서 공부도 안하고, 맛있는 점심도 주니 나쁘진 않았다. 이 행사는 사실 학생들 보다 튜터들이 몇 배는 더 즐거워 하는 것 같았다. 대여섯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노래를 부르는 걸 보니, 이 사람들도 어지간히 노래방을 좋아하나보다. 노래를 엄청 잘하는 사람, 춤을 엄청 잘 추는 사람도 많고. 필리핀 사람들이 정말 잘 논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한 날이었다.
두망가스 가는 길. 역시 엄청 더운데, 녹음이 우거진 길을 먼지마시며 달려갔다.
그나마 볼 건 하나도 없던 리조트. 하늘만은 언제나 처럼 멋졌다. 이곳은 이상하게 언제나 구름이 아주 낮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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