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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여자 중에 말이야
몸에 뱀을 가지고 다니는 여자가 있었어
다들 뱀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그녀의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지
그래서 친구들과 내기를 한 거야
머리, 겨드랑이, 가슴, 허리, 사타구니 등등
많은 얘기들이 오갔고
나는 그 여자의 사타구니에
한 달치 방세를 걸었단 말이지
그 날 밤 여자를 덮쳤어
엉겁결에 내가 나서서
하나씩 옷을 다 벗겼는데
뱀이 아무데도 없는 거야
친구 녀석들은 바지 단추를 끌르기 시작했어
나도 덩달아 아랫도리를 꺼내는 순간,
아차! 나는 보고야 말았어!
벌어진 다리 사이로 날름거리던
뱀의 혀바닥을
미끄덩거리며 기어나오던
뱀의 대가리를
이것이 내가 그 여자를 덮친 그 날 밤의 이야기
이것이 자궁에 뱀을 키우는 그 여자의 이야기
이것이 고자가 된 우리들의 이야기
엉겁결에 당한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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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나체로 가랑이를 벌리고 있는 여자의 질에서 뱀이 나오는 그림이 떠올라서
썼던 거. 그림으로 그리고 싶었는데 시는 거지같아도 시같기나 하지 그림은 아예 잼병이라서
시도도 못했다. 그림 속 여자는 전혀 섹시하지도 음란하지도 않았다. 뭔가 누런 분위기인데
심상이 거의 흐려졌다.
내가 처음으로 애정을 갖고 고치고 고치고 고친 시.
세포 단위의 사랑 | 2022/0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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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이 소설 읽는 여자 | 2016/0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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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시 | 2015/04/29 |
첫 번째 바퀴벌레는 발로 밟아 터뜨려 죽였다
두 번째 바퀴벌레는 휴지로 꼭 싸 손으로 터뜨려 죽였다
그런데 터져 죽은 바퀴벌레는 씨를 퍼뜨리고 죽는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세 번째 바퀴벌레는 불에 태워 죽였다
네 번째 바퀴벌레는 컵으로 덮어 질식시켜 죽였다
대망의 다섯 번째
뒤집어 놓으니 바둥대다 힘에 부쳐 죽어 버렸다
쳇 죽이지도 않았는데 죽은 것이다
잘 됐다 이 놈의 바퀴벌레들아
스스로 죽어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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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동시 쓴 거 외에 처음으로 쓴 시다.
너무 어처구니없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참고로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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