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책을 냈습니다 - <...
- 무화과
- 2022
-
- 자음과모음 부당 전...
- 무화과
- 2015
-
- 앤지 젤터와 이석기(3)
- 무화과
- 2013
-
- 출판노동자들의 노...(2)
- 무화과
- 2013
-
- 보리출판사 6시간제...(55)
- 무화과
- 2013
당신들이 아무 것도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나는 들었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당신들이 아무 것도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추측컨대, 당신들은 백만장자인 모양이다.
당신들의 미래는 보장되어 있다. ― 미래가 당신들 앞에 환히 보인다.
당신들의 부모는 당신들의 발이 돌멩이에 부딪히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놓았다.
그러니 당신은 아무 것도 배우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지금 그대로 계속해서 살 수가 있을 것이다.
비록 시대가 불안하여,
내가 들은 대로 어려운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당신에게는 만사가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정확하게 말해 줄 당신의 안내자들이 있다.
어떤 시대나 타당한 진리와
언제나 도움이 되는 처방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그들은 모든 요령을 수집해 놓았을 것이다.
당신을 위하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한
당신은 손가락 하나 움직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만일에 사정이 달라진다면 물론 당신도 배워야만 할 것이다.
나는 백만장자도 아니고, 내 부모님은 나에게 사랑 말고는 줄 것이 없고(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나에게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친구들이 있지만 그들은 '요령'을 주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고민거리를 던져주면서 나 스스로 깨치게 하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배워야 한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울고, 웃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간이 모자르다.
노는 일에는 시간이 잘 나는 데, 일하기 위해선 시간이 모자른 것도 이해하겠는 데,
왜 책읽는 시간이, 두리반을 찾아갈 시간이, 노조 만들기 위해 이것 저것 해야할 시간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뇌할 시간이 도통 부족한 걸까.
이러다 정말 멍청이, 띨띨이가 될까 걱정이다.
생각하지 않고, 아파하지 않고, 때가 되면 통장에 차곡차곡 쌓이는 월급으로 한 달을 살아가는 것으로 세월이 흘러갈까봐 걱정이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