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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에 거닐던 고향 마을 산과 들의 모습들이 엊그제인 듯 눈에 어립니다. 살아서 단 한 번이라도 고향 땅을 밟아 보고 그 심정을 고향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하고픈 생각은 나이가 더해 감에 따라 더욱 더해 가는 것 같습니다.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 허영철, 303쪽
악랄한 전향 공작에도 빙긋이 웃기만 하며, 교도소측에게 "망상에 걸려 있는 광신 분자", "공산주의 사상을 맹신하여 전향을 계속적으로 거부"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은 노혁명가가 늙그막에 친지에게 쓴 편지에서 고향에 대한 애절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고향...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 편인데, '고향'만큼은 참 나도 가지고 싶다.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마을과 산과 들, 혹은 골목길이 있을까? 내가 살았던 동네들, 쌍문동, 방학동, 화곡동, 하단동, 화정동, 운암동, 문정동, 괴안동, 그리고 문발리... 어느 한 곳에 제대로 정 준 곳이 있었나? 나중에 몸과 마음이 상처입거나 지쳤을 때, 찾아 돌아가면 따뜻하게 맞이해줄 사람들과 풍경이 있을까?
대추리에서 농민들이 고향을 빼앗길 때, 이해하고 싶어도 마음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경험해보지 못했기에) 그 감정들. '고향'
갈수록 이 험한 세상에서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보험회사와 증권회사에게 미래를 의탁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들은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얼마 되지도 않은) 내 돈에게 친절한 거니까. 국가도 솔직히 믿을 수 없다. 결국 내게도 필요한 건 '고향'이란 이름의 공동체라는 생각이 든다.
뿌리내리지 못한 삶을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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