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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끝났다. 내일 아침에 출근하는 거는 딱히 반갑지는 않지만,
연휴 내내 지겨웠음을 생각한다면야...
감옥안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나는 항상 모든 명절이 지겹다.
근데 생각해보면 갈 곳도 없고 오는 친척도 없기때문에
"결혼언제하냐"와 같은 듣기 싫은 이야기 안들어도 되는거 같다.
그래서 지겨운건 그대로지만 명절을 조금 덜 싫어하기로 했다.
나름 의미있게 보내려고 날마다 극장가서 영화한편씩 보려고 했는데
결국 이래저래 한 편밖에 못봤다.
그래도 그날 명동성당가서 래군이형 보고 와서 맘이 뿌듯하다.
근데 또 병원에서 나와서 가있는곳이 성당 영안실이라니...
아무래도 용산싸움은 '죽음'과 뗄레야 뗼 수가 없나보다.
추석 당일 날은 보름달이 구름사이로 숨었다가 빼곰히 얼굴 내밀었다 하더니
오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화사한 얼굴을 다 내놓았다.
해마다 한가위 보름달님과 정월 대보름달님께 소원을 빌지만
왠지 소원이 이루어진 기억은 없다. 마치 봉숭아 물들이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해마다 치르는 행사지만 달님도 첫눈 내릴때까지 항상 남아있는 봉숭아물님도
내 소원은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하다. 그럼 뭐 내가 노력하는 수밖에
나는 그저 심심한건줄 알았다. 늘 그랬듯이 명절이라서 같이 놀 사람 없어서
그러면서 살짝 외로운건가? 생각도 해봤다. 그냥 생각만 해봤다.
어렸을적부터 명절은 항상 심심했으니까. TV도 재미없었으니까...
근데 오늘 신혜랑 남식이형이랑 소래포구 갔다오면서 알았다.
심심한게 아니라 외로운 거였구나.(아님 어쩌면 부러움이나 질투였을지도)
가슴 한 가운데 작은 구멍이 생겨서 바람이 구멍을 타고 솔솔 몸속으로 들어온다.
말을 하면 할 수록 구멍은 점점 더 커져간다. 이런 상상을 작년 말에 했는데,
마치 그런 기분이다. 친구들을 만나서 말은 많이 했는데 더 허전해졌고, 더 쓸쓸해졌다.
갑자기 어젯밤 꾼 꿈이 생각난다. 모기 때문에 잠 설치면서 꿨던 꿈.
지금은, 혹은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대거 출연했던 꿈.
결국 끝이 많이 안좋았던 꿈. 근데 어차피 이미 현실은 꿈만큼은 안좋으니
딱히 악몽이라 할 수도 없다. 그래도 좀 아쉬웠다.
꿈에서라도 좋은 결말이었으면 좋았으련만...
내일부터는 박건웅 작가가 사무실로 와서 같이 작업하기로 했으니 열심히 해봐야겠다.
큰 뜻을 품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는데, 배우다보니 재미있다.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큰 뜻이나 사명감 따위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재미있는 일을 만난 거 같아서
또 한 번, 난 참 운이 좋구나, 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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