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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란??

삶은 계란일까? 라면일까? 아니라면 뭘까??

블로그진에 올라 온 김규항 관련 글을 읽자니 몇년전 있었던

게시판 논쟁이 떠오르면서 잊어 버리려고 했던 순간들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한 사람의 몇줄 안되는 말과 글이 얼마나 비중있고 '책임'을 동반하는 것인지

다시한번 실감케 해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내 머리로는 도저히 그게 안된다..

그렇다고 내가 삶을 그렇게 복잡하게 사는것도 아니면서 왜 맨날 앓는 소리만

하면서 사는지 나는 아직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사소한 것도 그냥 못넘기고 어떻게 해서든 그 진위를 알고 넘어가야

속이 풀리는 병적인 수준에 이르는 순간을 접할때마다 나는 절망스럽기 그지 없다..

어떤 친구는 지옥에 떨어져도 살아 남을 정도로 순간적인 기치와 적응력으로

매사 모든 일을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해결 하는데 나는 그 모습이 정말 부럽더라..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었으면...

그래서 내가 물었다, 그 비결이 뭐냐고...

돌아온 답은, "난, 고민이 없어!" 이다..

명쾌한 답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설마 고민이 없을라구...하면서 의심쩍어 하는 나..

또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져 오기 시작한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문제에 닿았을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그 문제를 푸는데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푸는데서 오는

복잡한 고리들을 일단은 피해보고자 하는데서 오는 얄팍한 자기 속임수 인지도 모르겠다.

속으로는 있는욕, 없는 욕 다하면서도 '정면돌파'를 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죽고 싶다고 느끼는때도 많이 있다. 

물론, 정면돌파 안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했을때 정작 얻어내는건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를 확장시키는 결과를 내오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해야 문제를 깔끔하고 원만하게 풀어 낼 수 있을까?

예를 들어서 배우자하고 싸웠다.  집안 일 분담하는것부터 시작해서 기본적인 마인드가

너무나 가부장적이고 이거 백날 싸워봤자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할거면 너 나가라, 이다. 과연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액션은 무엇일까?

이러저러한 말로 설득해 내는건 더이상 못하겠다.

니네 아버지 제사인데 내가 왜 꼭 신경써서 챙겨야 하냐? 너는 우리 부모 생일 챙겼냐??

니 아버지 제사, 니가 알아서 지내고 치우면 안되겠니? 돌아온 답, 그럴거면 뭐하러 결혼했냐?

내가 제사 지내러 결혼한건 아니잖냐..거기다 내가 밥하는 기계냐?? 돌아온 답, 난 돈버는 기계냐?? 

이 집이 니가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고 들어오기 싫으면 안 들어오는데냐?

나, 들어 오고 싶을때 들어오고 안들어 오고 싶을때 안들어 온거 아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안들어 올때 있는거고, 나는 니가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되는 사람이냐??

나는 너와 관련한 사람들, 거기다 죽은 사람까지 챙기는거 더이상 못하겠다.

니가 알아서 책임지고 끝내라..

 

서로 다른 사람이 같이 살면서 생기는 문제, 혹은 충돌은 당연이 있다.

나는 이렇게 비슷한 문제로 계속 옥신각신 하면서 사는거 정말 너무 힘들다..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무엇이 가장 합리적인지 생각하고 적어도 무엇을 '강요'하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면 그만이고 못했을 경우에 확실히

책임질 수 있으면 된다.. 그리고 아낌 없는 비판을 해주자..

온갖 불만 다 가지고 매일 옥신각신 하면서 같이 살 필요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나는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풀고 싶을때 많다. 그런데 왜 우리는 대화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가 말이다. 이게 안될 경우에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 결과가 어떤 것이든간에...

 

여기서 정면돌파는 할말이 떨어질때까지 계속 말싸움하는건가?? 그러다 지치면 끝?

그렇다면 우회적으로 싸우는 길은 일단 타임아웃을 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고민을 해본다??

그런데, 이 두개의 경우를 다 해보고서도 또 똑같은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참, 골치 아프다. 계속 똑같은 문제 가지고 사는것도 힘들고 계속 싸우면서 사는것도 힘들고...

근데, 그럴때 나는 객관적으로 문제를 인지 할 줄 아는 자세가 가장 필요한것 같다.

나 중심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해 보면

풀릴지도 모르는 문제이다.  아무리 같은 집에서 오래 살았다고는 해도 이성을 잃는 싸움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떤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이 가장 상처 받는지를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든 정면돌파가 묘안은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지만 아직은 뚜렷한 답이 없다. 힘들다..

 

문뜩, 어딘가에서 보았던 말이 생각난다.

살면서 세가지 말만 잘하면 그 삶은, 계란이나 적어도 라면쯤은 될 수 있지 않을까?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이 세가지 (진심어린)말..

물론 그 세가지 말에는 반드시 진정성이 묻어나야 하지만 말이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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