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게젤을 만나다

칼럼

10년 전 즈음 종로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현대경제연구원이 펴낸 지역화폐운동 자료를 본 적이 있다. 그 자료에는 어떤 식으로 돈을 개혁하면 경제위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자료는 실비오 게젤의 <자연스러운 경제질서>이론을 언급했던 것 같다. 하지만 잡다한 일상사에 그 중요한 단서는 금새 잊혀졌다.

<자연스러운 경제질서>를 다시 만난 건 2011년 11월 10일이다. 이 날 필자는 도서관에서 <지역통화입문:미래를 여는 희망의 돈>이라는 책을 빌렸다. 지역화폐는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이 책은 한 가지를 더 갖고 있었다. 지역화폐운동의 뿌리로 '실비오 게젤'이라는 인물을 지목하고 있었던 것. 그 사람이 만든 스탬프머니라는 돈이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어느 지역에서 대공황 이후 엉망이 된 경제를 되살리는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는데 스탬프머니는 기존의 돈보다 순환속도가 무려 10배 이상이었다는 것, 엄청나게 풍부한 교환흐름을 만들어내면서 경제를 완전히 치유했다는 것이다. 이 놀라운 사례를 알게 된 미국 예일대 어빙피셔 교수가 감동을 받고 스탬프머니를 미국에 도입했으나 루즈벨트가 금지해버리고 뉴딜정책을 추진해버렸다는 뒷이야기까지 무척 흥미로웠다. 그래서 당장 그 책을 대출하고 인터넷으로 실비오 게젤Silvio Gesell을 검색해보니 그 사람이 쓴 <The Natural Economic Order>라는 책이 있는데 <녹색평론>이라는 잡지에서 그 책 내용 중 극히 일부를 아주 잠깐 다룬 적이 있을 뿐 번역본도 제대로 나와있지 않았다. 다행히 wikilivres에서 영문판이 있어서 한 장씩 인쇄해서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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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7 16:00 2014/10/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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