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지난 일요일 유럽의원 선거에서 유럽 좌파가 대대적으로 침몰했다 (cf. http://blog.jinbo.net/radix/?pid=210). 다른 나라 사정은 내가 잘 모르니 생략하고, 프랑스 사회당의 치욕적 침몰(16,8% 획득)에 대한 상황진단과 원인분석을 나름대로 해보고자 한다. 괜한 시간보내기용 궁상떨기가 아니라, 혼란 속에 있는 우리적 정치지형에 작은 본보기로나마 역할한다면 다행이겠다는 기대로 부려보는 뻘짓이다. 프랑스 사회당이 전국단위에서는 2위를 간신히 지켰지만, 파리와 남불에서는 녹색당에 2위 자리를 내줬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고 우리에게도 중요한 참고점이 될 듯하다. 이 두 지역은 우리의 수도권적 정서나 처지와 별반 안 다르겠기에...
Paris : UMP (29,9%) - Europe Ecologie (27,5%) - PS (14,7%).
Sud-Est : UMP (29,34%) - Europe-Ecologie (18,27%) - PS(14,49%) - FN(8,49%) - Modem(7,37%).
http://www.liberation.fr/politiques/0101572221-les-resultats-region-par-region
우파(UMP) 고정표 30%는 일단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고 살펴볼때, 파리지역은 '먹물-중산층-화이트칼라'가 많다보니 극우(FN)나 어중간한 중도(Modem) 혹은 비틀대는 사회당 보다는 시대적 요청에도 맞고 외견상 건전해 보이는 녹색당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27,5%, 놀랍다). 반면, '단순-부자-귀족'이 집중돼 있는 남불(Sud-Est, 마르세이유)은 역시 우파는 고정표고, 사회당보다는 녹색당을, 중도보다는 극우를 선택했다. 어쨌거나 이 두 지역에서 사회당이 얻은 14% 대는 전국 평균 16,8%에 많이 못 미치며 3위를 했으니, 이건 치욕을 넘어 심각한 문제다. 이 두 지역이 소위 말하는 여론주도층의 소굴이라는 사실을 고려할때 더 그렇다.
이 현상을 '먹물-중산층-(혹은 부자)'가 이제는 이념적 가치를 버리고 삶의 질을 선택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 녹색당의 도약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한다면, 이제 좌파의 투쟁 전선은 더 험해지고 넓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녹색당이 결정적인 순간에는 좌파와 연대를 하겠지만, 그들이 대변해야할 세력은 반드시 좌파의 그것과 일치하지는 않겠기에 하는 걱정이다. 여하튼, 파리지역의 먹물-중산층의 변신(혹은 배신)이 가장 큰 문제다(마치 우리의 서울-경기처럼). 분노로만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이런 세계사적 경향을 잘만 참고한하면 우리의 진보신당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선택과 성공에 -씁쓸하지만-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먹물-중산층이 사회당을 외면한 이유는 무엇일가? 단순히 이념이 싫어서 녹색당으로 옮겨탄 것일까? 아닐 것이다. 엄밀한 좌-우 대결이라는 축 속에서 정치적 결정을 하는 오랜 전통을 갖는 프랑스인들은 그동안 좌-우 대결이 긴박한 때에는 늘 녹색당에 2~3% 대의 지지만을 보낼 정도로 이념지향적 선택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대선과 얼마전의 사회당 당수 선출 과정에서 로와얄(사회당 대통령 후보)이 드러냈던 이념 탈색과 중도와의 연대의 모습, 그리고 그녀를 떠받드는 적지않은 지지자들 탓에 지금의 사회당은 좌파의 정체성을 많이 상실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회당의 한 거물이었던 쟝뤽 멜랑숑 같은 사람들이 사회당을 탈당하여 '좌파정당'을 새로 만들고, '프랑스공산당'과 연대하여 '좌파전선'이라는 타이틀로 이번 선거에 임하기도 했던 것).
여기서 기존의 사회당 지지자들은 실망과 짜증이 났던 것이 분명하고, 그 반발심리로 녹색당을 밀어준 것으로 보여진다. 고로 녹색당의 이번 지지율을 순수한 정치지형의 변화로 볼 필요는 없을 듯하고, 좀 덜 중요한 선거에서 유권자가 부려본 호기의 결과로서 일회적 현상으로 파악하는 것이 맞겠다. 문제는 사회당의 내부 혼란(그 주동자는 로와얄과 그 지지자들)을 하루속히 평정하고 정통좌파의 전통을 회복하는 것이리라(정체성 회복-정립).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권위를 갖는 강력한 지도부가 필요하겠는데, 현 지도부는 아직도 로와얄파를 완벽히 제압하지 못하고 정체성 회복에도 눈치를 보는 상황이니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다. [근데, 이게 다 무조건 머릿수만 늘리고보자는 심보에서 2만원짜리 싸구려, 신념도 의지도 없는 놈들을 마구잡이로 당원으로 받아들이고는, 그놈들이 무턱대고 대중선동적인 얼굴마담 (게다가 생각도 신념도 저열한 주제에 의지만 출중한) 로와얄을 대통령후보로 밀어부친 업보이다.]
물론 사회당이 이런 식이든 다른 식이든 서서히 몰락의 길로 가고 프랑스공산당이나 버장스노 당 등의 세력이 확대된다면야, 그보다 더 바람직한 길은 없겠지만, 당장에 그럴 가능성이 많지는 않은(없다)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당이나 우파당이나 '그놈이그놈'이 되는 상황은 결국 사람들에게 정치 무관심(혹은 혐오)을 불러오거나 녹색당같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이념적 요청 차원에서) 제 3의 길로 그들을 밀어내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사회당은 몰라도 죽어도 공산당은 싫다는 사람도 많을테니). 이런 결과는 결국에는 극좌파 계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사회당을 좌파로 묶어두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진짜좌파가 동시에 살아남거나 성장하는 차선의 길이 아닐까 싶다(이건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
Assaillie par les demandes de rénovation profonde du parti, la première secrétaire Martine Aubry a rencontré mardi matin son ancienne rivale Ségolène Royal. [사회당 당수-오브리(좌)와 사회당 대통령 후보였던 로와얄의 찌그러진 만남]
PS: comment faire autrement ? (Audio Le Duel Libé-Le Point 10/06/2009 à 09h37)
A ECOUTER. C'est le duel du jour entre Laurent Joffrin (Libération) et Sylvie Pierre-Brossolette (Le Point). Avec France Info. 14 réactions http://www.liberation.fr/politiques/06011008-ps-comment-faire-autrement
[추가] 선거 3일 후 사르코지의 반응은 이렇다: "우리는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알기 위하여 녹생당을 기다리지 않았다"(이미 환경 관련 장관도 중요 인물이 맡고있고 적극 추진 중이라는 말씀). 이에 대한 조제 보베(녹색-당선자)의 대답: "염소의 머리 위에 녹색 모자를 씌워봤자 [사슴이 되는 것은 아니고] 맹 염소다." [맹: 언제나의 경상도 사투리]
Sarkozy: «On n'a pas attendu les Verts...» (Liberation, Politiques 10/06/2009 à 19h02)
Après s’être fait mousser, mardi, en champion de l’écologie, surfant sur le succès surprise des listes Europe Ecologie, Nicolas Sarkozy a décoché mercredi une flèche en direction de Daniel Cohn-Bendit: On n’a «pas attendu les Verts pour savoir que l’environnement est important», a ironisé le chef de l’Etat, en recevant les sénateurs UMP.
Les Verts ont, de leur côté, regretté mercredi que le président de la République ne se soit montré qu’à «demi-écologiste», selon l’expression de leur porte-parole, Jean-Louis Roumégas. Sarkozy «a apparemment pris acte du poids du vote écologiste dans ces élections» mais «la leçon qu’il tire n’est absolument pas la bonne», a-t-il jugé.
Le chef de l’Etat a affiché sa volonté de faire de la France un «leader» des énergies renouvelables, sans toutefois renoncer au nucléaire, lors d’un discours en Savoie mardi. «Il ne s’agit pas de mettre un euro dans le nucléaire et un euro dans les énergies renouvelables, il s’agit de mettre les deux euros dans les énergies renouvelables», a voulu rectifier Roumégas pour qui «le nucléaire est déjà ultra-dominant en matière d’électricité».
Lassé par les tentatives d’instrumentalisation tous azimuts du discours écolo, Noël Mamère, qui avait déjà appelé mardi à «arrêter de nous faire croire que la droite serait par miracle devenue le 7 juin au soir écologiste», a renouvelé ses critiques mercredi: «lorsqu’on met un chapeau vert sur une chèvre, c’est toujours une chèvre», a taclé le député (Verts) de Gironde, considérant qu’on ne «pouvait pas croire à la sincérité des partis et de l’exécutif» sur l’environnement. (http://www.liberation.fr/politiques/0101573297-sarkozy-on-n-a-pas-attendu-les-verts)
댓글 목록
곤양이
관리 메뉴
본문
흠..글쎄요....녹색당이 이것도저것도 아닌 정당인지는 의문이군요..흠...사회당보다는 왼쪽에있다고 알고있는데..흐..68영향을받아서 생긴게 녹색당아닌가요?부가 정보
술래
관리 메뉴
본문
좌-우를 가르는 이념적 충실성(나쁘게는, 경직성)에서 녹색당이 일단은 좌파로 분류는 되겠지만, 그 소속원이나 지지자들은 좌파이념에 충실하다기 보다는 자본주의적 성장주의에 반대하는(혹은 성장도 원하고 파괴도 싫어하는) 착한 친환경론자들이 아닐까 싶군요(가까운 주위의 지지자들을 봐도 그렇고...). 물론 그들의 운동이 단순히 착한 개인들의 환경지키기 차원을 넘어 사회적-환경적 불화(불평등/자연파괴)의 해결책을 정치적 틀에서 모색하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그런 정치적 해결책은 좌파든 우파든 이제는 모두 외면할 수 없는 주제가 됐다는 측면에서(이명박도 사르코지도 관심 집중 중) 녹색당이 우파의 유혹에도 늘 열려 있겠지요(cf. Nicolas Hulot/Sarkozi). 그래서 좌파에서는 녹색이 우파와는 양립불가능한 개념이라고 항상 주의를 환기시키지만,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념이 아니라 구체적 해결이라는 실용적 접근일테니, -굳이 분류하자면- 녹색당은 중도적 좌파 정도로 사회당보다는 약간(제게는, 훨씬) 오른쪽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녹색당의 대선 득표율(http://fr.wikipedia.org/wiki/Les_Verts_(France))
1974 René Dumont 1,32 %
1981 Brice Lalonde 3,88 %
1988 Antoine Waechter 3,78 %
1995 Dominique Voynet 3,32 %
2002 Noël Mamère 5,25 % (*)
2007 Dominique Voynet 1,57 %
(*) 이 중에서 2002년의 눈에 띄는 결과도 있지만, 바로 이 해가 대선 1차전에서 사회당의 죠스팽이 극우(FN) 르팽에게 밀려 3등을 하고 결선에도 못나간 역사적 치욕의 해였죠. 그 덕에(!) 녹색당은 이례적으로 5,25%라는 최고의 기록을 세웠지만, 이 기록은 녹색당의 정책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사회당의 실패에 따른 반작용과 '노엘 마메르'라는 '사람 좋아 보이는 남자'에 대한 선호의 결과로 보여집니다 [역으로 여성 지도자 보와네(D.Voynet)의 저조한 기록은 -작금의 사회당 여성 당수 오브리(M.Aubry)의 실패도 마찬가지- 프랑스인들의 보수성과 여성지도자 거부증에서 연유한 것이 아닐까 싶군요 (연구대상)].
부가 정보
술래
관리 메뉴
본문
다니엘 꼰벤디뜨(D.Cohn-Bendit,1945~)['꽁방디'로 발음 않음]의 '유럽-에콜로지'가 얼마나 좌파일 수 있을는지에 대한 의심에서, '위키' 불어판에 나오는 그의 항목을 한번 살펴봤다. 대충 중요한 대목만 옮기면 이렇다 : 꼰벤디뜨는 나찌를 피해 1933년에 프랑스로 도망온 유태계 독일인 부모 밑에서 1945년에 태어났다; 그는 '아나키스트 연맹'의 회원이었고, 스스로도 자기를 "자유주의적 무정부주의자"로 규정한다(1); 물론 그는 68혁명의 주역이었지만 좌파혁명을 의욕한 것은 아니다['68'에는 진보적 성격과 아나키스트적 성격이 공존; 모든 진보와 모든 아나키스트가 좌파는 아니다]; 나중에 그는 경제에 대한 관점에서 "사회적-자유주의적" 입장(2)을 선택하면서 '공공서비스의 자유화'를 지지한다(3) [이 점에서 그는 버장스노와 대립하고 유럽의 일반적 에꼴로지스트들의 입장으로부터도 멀어졌다고 함].[이하 위키 발췌문] il naît en France de parents juifs allemands réfugiés en France en 1933 pour fuir le nazisme. Brièvement membre de la Fédération anarchiste, puis du mouvement Noir et rouge(groupe anarchiste), il se définira plus tard comme « libéral-libertaire »(1). En 1967, il est étudiant en sociologie à l'université de Nanterre lorsque commence le mouvement de contestation qui deviendra le Mouvement du 22-Mars en 1968. Ses options économiques « sociales-libérales(2) » et son soutien à la libéralisation des services publics (3) l’éloignent un peu de la majorité des écologistes européens qui considèrent que le dogme libéral est incompatible avec les moyens que nécessitent la préservation de la planète et le combat pour la justice sociale, et donc avec le paradigme écologiste[11
(1) « Cohn-Bendit : “Je suis un libéral-libertaire” », L'Humanité, 7 janvier 1999 (http://www.humanite.fr/popup_imprimer.html?id_article=440922)
(2) « Hue/Cohn-Bendit : le libéralisme en plat de résistance » [archive], L'Humanité, 3 décembre 1998.
(3) « Des services comme le téléphone, la poste, l’électricité n’ont pas de raison de rester dans les mains de l’État. » (Libération, 6 janvier 1999) ; « Cohn-Bendit et Besancenot s'affrontent sur l'Europe et les services publics » [archive], 6 juin 2009. / "우체국, 전기, 전화 등의 서비스가 국가의 손아귀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꼰벤디뜨 -리베라씨옹 99/01/06일자-) [여기까지만 읽고는 더 읽어볼 필요-가치를 나는 못 느낀다.]
부가 정보
술래
관리 메뉴
본문
아나키스트는 기존하는 모든 전통과 권위를 거부하며 자유를 찾아 길을 떠나지만,좌파는 새로운 질서 위에 자유를 세우기 위하여 좀 다른 권위(autorité)의 길을 닦아간다.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