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황석영씨, 이 대통령 중앙아시아 방문 동행
소설가 황석영(66)씨가 10~14일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2개국(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방문길에 동행한다. 이 대통령의 국외 나들이에 문인, 그것도 진보적 색채를 띤 인사가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다. 남북한과 몽골, 중앙아시아의 문화 공동체인 ‘알타이 문화연합’을 구상해온 황씨는 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알타이 문화연합에 대해 이 대통령과 오래전부터 교감을 해왔고, 이것이 이 대통령의 ‘신아시아 외교’ 구상이나 ‘녹색성장’과도 통한다”며 “두 나라의 문화계 인사 등을 만나 알타이 문화연합 구상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께 “외국 나갈 때마다 ‘경제 대통령’, ‘자원 외교’만 강조되는데 ‘문화 대통령’ 얘기도 듣고 싶다”며 참모들에게 황씨 동행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황씨는 지난 5일 청와대의 연락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 [황준범 기자, 기사등록 : 2009-05-08 오후 10:12:22 ⓒ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53999.html)
이런 아주 전향적 진보(?)의 행보가, 똥물 담고 구비구비 흐르는 센느 강변에서, 아마도, 한가로이 체득한 낭만과 방탕의 결과이고, 숨막히는 자본도시의 현실에 맞서 터득한 오랜 고뇌와 천착의 결과가 아니라면, 맞다, 생각이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생각을 바꿔버린다는 태고적 진리를 거듭 확인하게 된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빠이빠이 황석영! 이하 다른 독자들의 고언도 함께 들어본다 (레디앙의 댓글들과는 질이 다르군!).
전체기사의견(16개 중에서 발췌 -090510, 03:00현재)
editoree (121.133.XXX.54) 2009/05/10 02:01:20 [입춘세설]
끝없는 재승덕才勝德의 향연....
손과 머리로만 쓰는 글쟁이의 한계,
문학의 정치도구화, 문화 권력의 중심 지향화....
누가 대문호라 망발하는가.
문학[예술]이 정치의 프로파간다로 전락하는 까닭은
정치의 전략이라기보다는
문학[예술] 스스로의 노예 근성의 발로다.
한 독자로서의 권리야 절독으로 표현하면 될 일이지만,
저이에게 실린 방자한 문화 권력의 위임은
누가 컨트롤할 것인가.
boinda (218.149.XXX.49) 2009/05/09 17:06:47 황구라전 상서
하워드 진의 책이 팔리는 책방에서 내 책도 팔린다는 이야기를 당신 입으로 했을때 소가 웃는 모습으로 웃었습니다/기사는 전합니다/진보인사라고/모두들 신음소리 내고 있는데 저자의 목소리만 들리는가요/공공기관 수위까지 모두 교체하고 맘에 들지 않는자들 모두 잡아 들이고 입에 재갈을 물리는데 당신 귀는 어찌 저자의 소리만 들린단 말입니까/기사는 당신을 진보인사라고 합니다/황구라씨 그렇습니까?
nalda51 (125.191.XXX.26) 2009/05/09 13:51:58
작가회의에서 '민족'자 빼는 것도 성공했고, 해외에 살면서 상하나 받아보자는 일념으로 오래 고생했는데 잘 안되는건가요? 그래서 콘크리트 녹색, 페인트 녹색의 악세사리 역할도 흔쾌히 응하는 건가요? 당신이 오래전 쓴 글들이 당신을 비웃겠소.
tonio74 (210.117.XXX.250) 2009/05/09 12:29:56
몇 년전 겨우 등단을 해서 문단 변두리에 머무는 무명작가지만 심한 배신감을 느낍니다. 지금 황석영 같은 대문호가 힐 일은 정부의 사이비 녹색성장, 민주주의 퇴보, 남북관계 역주행과 같은 꼴통짓에 대해 비판하고 할말을 다 하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소설가 황석영을 뇌리에서 지우겠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말든 이름깨나 있는 것들 하나같이 참 별일없이 잘들 놀고 자빠졌다~아주그냥~
hannb (123.213.XXX.140) 2009/05/09 11:03:32
당신이 뭘 할 수 있을거라 착각하지 마세요. 병신의 악세서리일 뿐입니다.
f8076 (115.93.XXX.36) 2009/05/09 10:55:05
김우중이 따라다니던 장기표짝 나지 마시고 잘 생각해서 하세요
당신은 자원입니다.
[추가1]
황씨가 작년에 파리에서 완전히 철수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도대체 그곳에서 뭘보고 느꼈는지가 궁금하여 구글에 '황.. 파리'를 쳐보니 동아-중앙의 지난 인터뷰 기사가 바로 나온다. "세계정신"을 현장에서 생생히 느끼고 깨달은 바가 너무 많아서 이어는 행보가 이런 것이라니, -대가의 고뇌와 통찰을 소인이 어찌 알 수 있을까만- 내가 보기에는 4년 동안 쳐발랐을 돈이 아깝다 (아마도 이런 돈도 해외송금-유학비에 포함되어, 국내경기가 어려울 때 가난한 유학생들 죄스럽게 하는 데 한 몫을 했으려나...).
[동아일보 2006-02-09]황석영씨 “佛 장기체류 준비 위해 일시 귀국”
(...) 그는 “해외 생활을 통해 21세기를 맞은 작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정신’을 갖는 것임을 절감했다”면서 “세계정신이란 다양하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를 세계 속에서 형상화하려는 의식”이라고 덧붙였다. 런던 테러 사건, 파리 폭동 사태 등 유럽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는 그는 “문제는 타지에서 온 떠돌이 이주자들의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것이 오늘날 세계의 고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황 씨는 “센 강 미라보 다리가 보이는 작은 아파트를 구했다”면서 “직접 식탁 의자까지 조립해야 하는 유럽 생활이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 [김지영 기자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602090061]
[중앙일보 2006.09.25]작가 황석영에게 듣는다
황석영씨는 올 2월 영국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로 이사했다. 영국에서는 2004년 초부터 2년 가까이 지냈다. 따라서 유럽 생활이 거의 3년이 돼 간다. 그는 요즘 오랜만에 충전의 기회를 얻고 있다고 했다. 외국에서 생활하고 작품 활동을 하면 두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과 사회로부터 '거리감'을 둘 수 있고, 밖에 나와 보면 이 시대를 관통하는 '세계의 정신' 같은 일정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낯선 곳에서 타인이 되는 외로움과 자유를 소중하게 여긴다고 털어놨다. (...) "혁명이 아니라면, 개혁이란 합리적 보수의 숫자를 늘려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파리에 체류 중인 한국의 대표적 진보 성향 작가인 황석영씨는 보수와 진보가 사사건건 맞붙는 국내 현실에 대해 이 같은 처방을 내렸다. 황씨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진보적 관점에서 통렬하게 지적해온 지식인의 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입에서 나온 '합리적 보수론'은 그래서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는 "중도적인 사람이 많이 늘어나야 과거 독재시절의 상흔을 치유하고 튼실한 민주사회를 다질 수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재차 확인해 주었다.인터뷰는 19일 오후 황씨가 사는 파리 센 강변 아파트에서 이뤄졌다. 중앙일보 창간 41주년 기념 '황석영에게 듣는다-2006년 대한민국 어디로 가나'를 위해서다. (...) [파리=박경덕 특파원 ※창간 41주년 기념 '이문열에게 듣는다'는 9월 18일자에 실렸습니다. 황석영(黃晳暎) [現]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1943년생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000&Total_ID=2457425]
[추가 II (5월15일)]
그리고 "욕 먹을 각오가 돼 있다"는 분(혹은 놈, 혹은 xxx)의 기대에 부응하여 모든 신문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전하는데 동참한다. 그 중 흥미로운 두 가지만 골라와 본다: 1) '왜 우리의 든든한 이문열을 놔두고 좌파냄새 나는 황씨를 데려갔냐'는 복거일의 MB에 대한 서운함을 전하는 기사가 흥미롭지만, 말에 담긴 내용은 결코 예사롭지만은 않다. 왜냐면 이명박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한국 정통 보수를 배반하고 실용으로 위장한 중도로 옮겨타서는 절대 안된다는 경고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 2) 이광일이 분석한 지식인의 역사의식 결여에 대한 비판과 '이명박표 실용주의'의 실체가 갖는 함정과 허상을 다루는 기고문. 대충 발췌하고 링크만 건다.
[송호균 기자] "이문열 제치고 황석영?…배은망덕 MB" / 소설가 복거일 "우파일각에서 MB정체성 의심"
... 소설가 복거일 씨는 15일 오전 "(이명박 정부가) 한나라당 정권인 이상 중도 정권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이 정부는) 분명히 우익정권"이라고 반박했다. [MB 내편 만들기?] ... 복 씨는 "좌파 정권 하에서 핍박을 받은 우익의 문인들을 대통령께서 만나고 초청을 해야 한다"면서 "대표적인 게 이문열 씨 같은 경우인데, 그를 제쳐놓고 갑자기 황석영 씨를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데리고 가면 우파 시민들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이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 (프레시안 기사입력 2009-05-15 오전 11:27:36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090515111820§ion=01)
[이광일 기고]소설가 황석영의 천박한 '마지막 구라' / 잘 가시오, 이 시대의 모든 '올드보이들'이여!
...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의 저자로 알려진 황석영 씨가 전향을 했든 어쨌든 그 자체를 뭐라 할 이유는 없다. ... 무언가 씁쓸한 뒷맛이 남는 것은 그래도 한 시대를 가로질렀던, 이른바 '큰 이야기꾼'의 '마지막 구라'치고는 너무나 함량미달의 천박한 역사인식과 언술이었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 ... 독단과 파시즘적 실용주의 비판. 즉 정치적으로 신자유주의를 위협하지 않는 세력들과의 부분적 타협을 의미하는 것일 뿐, 그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세력들에게는 오직 배제, 억압, 차별을 주저치 않는 그런 실용주의; 관료기술적 행태. ... (프레시안 기사입력 2009-05-15 오전 10:24:05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515101020§ion=01)
근데, '왜-어쩌다가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의 저자 였던 황석영이 이렇게 됐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단지 늙어간다는 이유 때문만도, 배부른 지식인이 됐기 때문만도, 좀 난 놈이 더 나려고 하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부려보는 단순한 명예욕(정권에 붙어야 노벨상 어쩌고 하는 꼼수 속의)으로도 해소될 수 없는, 그의 변절(?)과 막말들(광주사태, 민노당은 말야.., 등)에 대한 연원 혹은 동기를 추적해 볼 필요가 있겠다. 나는 딱 두 가지만 들고싶다: '여자-가족이 좀먹어버린 지식인의 의식', 그리고 ' '이빨 빠진 좌파의 현 꼬라지'.
[2004년 5월]소설가 황석영씨 부인 5억 손배소
소설가 황석영씨 부인 김명수씨(49)는 10일 “남편과 이혼소송이 진행 중인 데도 방송작가 출신 K씨가 황씨의 부인 행세를 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K씨를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김씨측은 소장에서 “K씨는 황씨의 이혼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본부인은 이혼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6년 가까이 황씨와 부부처럼 생활하면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이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2002년 9월 김명수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내 지난해 9월 서울 가정법원에서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으며,김씨측은 항소해 재판은 같은 법원 항소부에 계류 중이다. (스포츠투데이 김미현 입력시간 2004-05-10)
[2007년 7월] 황석영 前부인 이혼소송 변호사에 손배訴
소설가 황석영씨의 전 부인인 재미무용가 김명수(53)씨가 황씨와의 이혼 소송에서 자신의 변론을 맡았던 이모 변호사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5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김씨는 20일 접수한 소장에서 "(2004년 황씨와의 이혼 소송 상고심과 관련) 이 변호사가 상고 기간 내에 상고 이유서를 제출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해 상고가 기각되도록 한 과실이 있다. 또 상고 기각 결정이 났음에도 2달 반 이상이나 원고에게 통지하지 않은 보고의무 위반으로 정신적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입력시간 : 2007/07/22)
내가 잘은 모르지만, 이런 사실로 유추해봤을 때, 환갑이 넘은 황씨(1943년생)는 자기보다 12살이나 젊은 "재미무용가"인 본부인을 버리고, 아마도 본부인보다 더 젊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 "방송작가 출신 K씨"와의 평화로운 밀월을 위해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영국과 프랑스로 거처를 옮겼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러한 삶의 양태(낭만이 흐르는 센느강변 옆의 아파트에에서 누렸을 방만한 삶)가 그의 사고구조를 바꿔놓았던 것으로 보여지므로, '누가 진보작가 황석영을 이렇게 만들었냐'에 대한 1차적 원인제공 인자는 바로 여자라고 나는 겁없이(!) 단정을 하고싶다. 아니, 더 정확히(그러나 좀 비겁하게) 말하자면, 여자와 가족을 위해서는(이건 황씨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리라) 진보고 나발이고 다 버릴 수 있는, 꼭 그 정도의 신념과 의지로 본의 별로 아니게 만들어졌던 '껍데기 진보'의 탈을 쓴 남자.
그리고, 황씨가 겁없이, 막말도 서슴치 않고, 멋대로, 진보의 역사와 진보정치세력을 깔보는 듯한 발언을 뱉아낼 수 있었던 동기(동력)는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이빨 빠진 좌파의 현 꼬라지' 때문이 아니겠는가. 행여 지난해의 촛불이 소기의 실재적(추상적 말고) 성과를 거두는(최소한 미친소라도 막았다면) 위엄을 보였다던가, 그래서 지금의 진보라고 자처하는 야당 정치세력들과 노동단체들이 MB정권에 위협적인(최소한 유의미한) 대항세력으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 과연 그래도 황씨가 이런 행보를 자신있게 선택할 수가 있었겠는가? 그의 기회주의는 욕먹을 대상이라기 보다는 소위 진보진영이 무책임하게 허용하고 파생시킨 무능의 결과물은 아닐까? 그렇게 황씨의 기회주의적 선택의 이면에는 우습게 보이고, 무시될 처지에 놓인, 초라한 작금의 넓은 의미의 진보진영의 허상이 숨어있다는 말이겠다. 집나간 며느리 욕하기 전에, 지 아들만 싸고돌며 집안 전체의 안정적이고 평화적 운영에는 아랑곳없이 질투와 시기와 험담으로 무장한 성질 고약한 시어머니를 나무랄 수 있는 시아버지가 지금은 필요한 시점이려나... [최소한 좌파진영(광범한 진보 말고) 내에서만이라도 고약한 시어머니의 기질은 이제 좀 버리고, 좌파적 권위와 위엄을 하루속히 회복하길 기원 함.]
댓글 목록
앙겔부처
관리 메뉴
본문
우와... 살다살다 별꼴이네 그 사람한테 딱히 뭘 기대한 적도 없건만 충격이네요.....헐부가 정보
술래
관리 메뉴
본문
살다살다 너무 오래 산(늙은) 탓인지, 살 날이 얼마 안 남아서 챙겨보려는 명예욕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자는 "당신은 자원입니다"라고 할 정도로 '아무나'는 아닌 사람이 저러니 좀 안타깝지요. 이제는 골로 간 김지하도 그렇고... 늙으면 어째야한다는 소리 안 들으려면 좀 잘 늙어야겠다는 다짐이...부가 정보
냐옹
관리 메뉴
본문
무릎팍도사에 나올때부터 알아바쪄염 -_-;;;부가 정보
술래
관리 메뉴
본문
'무릎팍..'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진즉에 맛 간 물건을 제가 괜히 잡고있은 모양이군요.그래서 도대체 어디서 맛이 갔는지를 약간만 조사를 해보니 이런게 있군요(아래).
부가 정보
술래
관리 메뉴
본문
덧글에 있던 '이런 것'은 본문으로 옮김.부가 정보
스머프...
관리 메뉴
본문
골로간 김지하에서 이제는 황석영까지...세어 보면 어디 한둘이겠냐마는...그저, 서글픈 '현실'에 낙담만 할것인지, 아닌지...쳇~!부가 정보
tnffo
관리 메뉴
본문
최근 황석영의 언행에 대한 젊은 작가들의 입장우리 젊은 작가들에게 황석영이라는 이름은 각별했다. 황석영이란 이름은 한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 문학의 역사가 거기 깃들어 있는 이름이었다. 산업사회로 치달아가던 한국현대사의 질곡과 베트남전쟁, 오월 광주 민중항쟁과 분단모순을 극복하고자 전력투구했던 우리 문학의 양심이자 뜨거운 상징이기도 했다. 우리는 진정한 문학이 작가의 양심으로부터 시작됨을, 역사와 현실에 대해 치열하게 대면하면서 시작됨을 그에게서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황석영의 언행은 우리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었다. 특히 작가란 언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존재라고 할 때, 그의 언행은 실망을 넘어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 작가는 부정한 현실에 대해 정직한 언어로써 대응해야 한다. 문학이 의미를 지니는 것은 혼탁하고도 사물화 된 언어에 맞서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는 언어를 창조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언어에 대한 자의식이 결여될 때, 문학은 그 존재의의를 스스로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황석영은 80년 오월 광주 민중항쟁을 광주'사태'로 호명했다. 촛불을 짓밟고 민주주의를 압살한 이명박 정권을 '중도실용'으로 규정했다. 서울 한복판 용산에서 벌어진 철거민 '학살'을 단순한 '실책'으로 오도했다. 또한 황석영은 그의 언행을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변명했다. 그런데 정작 남북관계를 경색시킨 이명박 정권의 과도한 대북봉쇄 정책과 냉전적 사고에 대한 비판은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이 생략된 그의 언행이 진정성을 얻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황석영의 이른바 '알타이 문화연합'과 '몽골+2코리아' 구상 역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이를 현재 남북한의 경제위기와 분단 상황의 타개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의 경제위기와 분단 상황이 이와 같은 안이한 현실인식으로 극복될 수는 없다. 객관적이고도 겸허한 현실인식이 결여된 그의 구상은 남쪽 노동자들의 노동현실과도 거리가 있으며, 북쪽의 현실 정치와도 동떨어진 지극히 낭만적인 구상에 머물고 있다. 북미관계와 개성공단의 위기 같은 구체적인 현실로부터 사유하는 것이 아니라, 북쪽에서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는 주관적인 관념과 욕망에서 출발하여 행동하는 순간, 남는 것은 공허한 '알타이 문화 이벤트' 일 따름이다.
우리 젊은 작가들은 황석영의 이러한 안이하고 주관적인 현실인식이 혹여 메시아적 오만함과 과도한 개인적 욕망으로 인해 나타난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를 감추기 어렵다. 황석영 같이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에게는 문학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다. 문학의 윤리란 정직한 언어를 통해 사유하고 이를 발화함으로써 부정한 언어와 싸우는 것이며, 사회적 책임이란 현실을 정직하게 바라봄으로써 시대의 과제와 고뇌에 동참하고 한 시대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일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젊은 작가들은 시민사회의 생산적 담론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부정적이며 퇴행적인 담론을 만들어내 수많은 독자들의 탄식과 냉소를 재생산하고 있는 황석영의 언행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황석영 개인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작가 황석영은 우리에게 개인이 아니었다. 선배작가를 지켜보고 따라오던 많은 후배들이 느끼는 형언할 수 없는 실망과 안타까움을 황석영은 다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모범이던 선배 작가를 잃어버린 우리의 가슴이 얼마나 쓰리고 아픈지 선배 작가들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일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번 사태는 비단 황석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존경하는 선배 작가들의 잠재적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하고 있다. 우리 앞에 좋은 선배, 한국문학 진정한 대가라고 일컬을 수 있는 선배작가들이 계속 자신의 자리를 아름답고 올곧게 지켜주기를 바란다.
2009. 5. 20
(사)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 젊은작가포럼
출처 : 젊은 작가들 "황석영, 후배들에게 큰 실망줬다" - 오마이뉴스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