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씨알은 무엇을 해야 하나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다. 응원봉을 든 시민들의 모습은 함석헌이 말한 씨알의 힘을 떠올리게 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때 권력도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그가 오늘 우리에게 남긴 숙제는 몇 가지다.
첫째, 생각을 남에게 맡기지 말자. 맞춤형 영상과 편향된 소식이 판단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비판적으로 읽고 토론하는 시민교육이 필요하다.
둘째, 우리 편의 잘못도 비판하자. 함석헌은 일제와 북쪽의 공산정권,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권력을 가리지 않고 비판했다. 진영의 충성보다 양심의 판단이 앞서야 한다.
셋째, 비폭력의 힘을 제도로 이어 가자. 광장의 평화로운 저항은 출발점이다. 그 힘을 선거와 법치, 민주적 제도의 변화로 연결해야 한다.
넷째, 작은 목소리를 지키자. 『씨알의 소리』처럼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독립매체와 시민의 목소리는 민주주의의 숨구멍이다.
다섯째, 고난의 진실을 기록하자. 국가폭력의 피해자를 기억하고 책임을 밝히는 일은 과거에 매달리는 일이 아니다.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감옥은 함석헌의 몸을 가둘 수 있었지만 생각까지 가두지는 못했다. 정권은 바뀌고 독재자는 사라졌지만, 그가 던진 질문은 여전히 살아 있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그리고 살아 있는 씨알이라야 역사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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