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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권에 맞선 ‘다극화’ 추진…북-중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

박민희기자

  • 수정 2026-06-08 22:17

김정은·시진핑 ‘새로운 협력’ 신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환영 의식을 하고 있다. 뒤에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과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서 있다. 평양/신화 연합뉴스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중 관계를 전면 복원하고 ‘전략적 동반자’라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통관의 전면적 재개를 비롯해 양국의 경제 교류를 대폭 강화하고, 군사적 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비핵화’ 언급은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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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중 관계를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전략사업”으로 규정하고 “새 시대 조-중(북한과 중국) 우호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인민의 선택이자 시대의 요구”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중국이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취하는 정책과 입장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문제를 비롯한 중국의 핵심 이익 수호 입장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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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도 김 위원장에게 “이번 방문을 계기로 새 시기 조-중(북-중) 관계의 최고위 설계와 전략적 지침을 강화하고 조-중 관계가 시대와 함께 발전하여 더 큰 발전을 이룩하도록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고위급 교류를 통한 정치적 신뢰 강화 △인민 복지 증진을 위한 실무 협력 △우호 전통을 동력으로 한 유대 강화 △전략적 협력 강화 등 4가지 의견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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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시 주석이 “국경 통상구 전면 재개통, 민간 항공 노선 및 국제 여객 열차의 운행 재개를 계기로 인적 왕래를 확대하고 쌍방향 교류를 실현해야 한다”고 한 부분이다. 완공 뒤 10여년 동안 개통하지 못한 북한 신의주-중국 단둥 간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포함해 양국 경제 협력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시 주석은 “양국의 발전 전략 연계를 강화한다”고도 했는데 과거 중국의 대북 지원과는 차원이 다른, 경제 협력 확대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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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은 군사·외교 협력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올해는 ‘조-중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 체결 65주년이 되는 해”라며 “양쪽이 외교, 법 집행, 군대 등의 교류를 강화하고, 중요 컨센서스를 잘 이행해 조-중 관계 발전을 위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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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 주석은 이날 방북에 맞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린 기고문에서 북·중이 “국가주권과 안전, 발전 리익(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굳게 지지하고, 전후 국제질서를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면서 북-중 관계가 한반도를 넘어 미-중 경쟁과 북·중·러 협력 속에서 작동하는 국제질서 차원의 중요한 동반자 관계임을 부각했다. 시 주석은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반대하며,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에 위해를 주는 모든 야욕과 책동을 반대해야 한다”며 “세계의 다극화와 경제 세계화를 공동으로 추진하자”고 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세계의 다극화’는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의 대외전략이다. ‘군국주의 부활 반대’는 일본의 재무장에 함께 반대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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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정상회담과 시 주석의 기고에서 북한 비핵화나 남북 관계 등 한반도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2019년 시 주석이 방북할 때 기고문에서 북-미 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를 여섯 차례 언급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북-중 관계에서 ‘비핵화’는 더는 우선순위가 아니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라는 북한의 요구를 사실상 묵인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의 대북 접근 패러다임이 ‘북-미 비핵화 중재자’에서 ‘구조적 대미 견제를 위한 결속력 높은 전략적 동반자’로 완전히 이동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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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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