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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대대장 작심 토로 "사람에 충성하지 않았다"... 졸던 윤석열 '깜짝'

  • 그날 밤 자신을 국회에 보낸 전직 대통령이자 국군통수권자, 윤석열씨 앞에 한 군인이 섰다. 23년차 특전사. 그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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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았습니다."

"제 부하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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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의 밤 국회 본관까지 진입했던 특수전사령부 대대장이 21일 내란 형사 법정에서 한 말이다. 그의 앞에는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인 윤석열씨가 앉아 있었다. 특전사 대대장의 발언은 형식적으로는 재판장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내용적으로는 과거 윤씨가 했던 유명한 발언들을 사용해 눈 앞의 윤씨에게 하는 강한 항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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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잡힌 군복 차림으로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 증인석에 선 김형기(43) 육군 특전사 1특전대대장(중령)은 증언 내내 시종일관 큰 목소리로 윤씨 측 변호인 질문에 답했다. 김 대대장은 지난해 12월 4일 오전 1시께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가결되기 직전 자신의 상관인 이상현 특전사 1공수특전여단장으로부터 '대통령 지시사항이니 문을 부수고서라도, 유치창을 깨서라도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해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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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걸 어떻게 합니까?"

'상급자에게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면, 그 지시를 왜 수행하지 않았나'라는 윤씨 측 변호인 질문에 김 대대장은 "아니 그걸 어떻게 합니까"라고 거듭 반문했다. 그는 "군이 부여 받은 임무는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것"이라며 "(만일 지시를 이행했다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폭동이 안 생긴 이유는 저희 병력들이 참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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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대장은 특전사 등 군인이 그때 유혈사태까지 감수하고 지시를 수행하려 했다면 민간인들이 얼마나 있었든 간에 진압이 가능했다고도 말했다. 김 대대장은 당시 국회로 간 휘하 병력 130여명 중 49명은 국회 경내로 들어갔고, 나머지는 버스에 대기시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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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장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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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증인은 올바른 판단을 했고, 이상현 여단장과 곽종근 특전사령관은 상급자임에도 잘못된 지시를 내렸다는 거냐'는 추궁에 김 대대장은 "제가 상급자를 평가할 수 없다"면서도 "분명한 사실은 저는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제가 현장에 있다 보니까, 직접 몸으로 느꼈고 체감하다 보니 '이건 잘못됐다'고 느낀 것"이라며 "책상에 앉아서 임무만 주고 지시만 하는 사람이 뭘 알겠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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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대장의 단호한 답변에 피고인 윤씨 쪽 책상에 앉은 변호인 10여명이 놀란 듯 눈이 커졌다. 눈을 감고 잠시 조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윤씨도 고개를 들어 그를 잠시 쳐다보고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김 대대장과 윤씨 사이의 거리는 불과 3~4미터 안팎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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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날 항명죄로 처벌해달라, 그러면 부하들은 항명죄도 내란죄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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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43) 육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중령)이 지난 2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 제4차 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 국회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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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한 듯 김 대대장은 재판부에게 마지막 발언을 청했다. 지귀연 재판장은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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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대장은 비상계엄 당시 받았던 명령의 부당함과 군인으로서 느낀 번뇌를 호소했다. 윤씨가 검사 시절 했던 말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때 했던 발언 '아무 일도 없었다'를 사용해 자신의 말을 했다. 그는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거역한 자신을 "차라리 항명죄로 처벌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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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날 김 대대장의 마지막 발언 전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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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님 저는 그, 사실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여러가지 많은 게 언론에 노출되지 않다 보니까. 저는 앞서 (군 생활한 게) 23년이라 말씀 드렸는데, 저는 2003년도에 이등병으로 입대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에 다시 부사관으로 임관했고, 2009년도에 다시 장교가 됐습니다. 제 나이 올해 마흔 셋인데, 군 생활 23년 동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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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3년의 군 생활하면서 과거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은 게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겁니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았습니다. 조직에 충성해왔고. 그 조직이 저한테,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할 의무를 부여했습니다. 누군가 제게 그럽니다. 항명이라고 얘기합니다. 왜냐면 저희 조직은 철저하게 상명하복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조직입니다. 저는 항명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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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급자 명령에 하급자가 복종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는 고유의 임무를 부여했을 때, 그 안에서만 국한됩니다. 저는 제가 23년 동안 군 생활하면서,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임무를 수행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2월 4일 받은 임무는, 제가 거기서 어떻게 그런 임무를 수행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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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조직에 충성했습니다. 차라리 저를 항명죄로 처벌해주십시오. 그러면, 제 부하들은 항명죄도 아니고 내란죄도 아닙니다. 제 부하는 아무 잘못도 없습니다. 그날 그 자리에서 제 부하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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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우리 군이 다시는 이런 정치적인 수단에 이용되지 않게끔, 특히 제 뒤에 앉아 계신 분들께서 철저하게, 날카로운, 그리고 필요하다면 질책과 비난을 통해서 우리 군을 감시해주시길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래야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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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대장이 마지막 발언에서 군을 감시해달라고 부탁한 "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방청석에 앉아있는 언론인들과 시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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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1차 공판] 현장 특전사 대대장의 혼잣말 "의사당 주인은 의원인데 무슨 개소리야" https://omn.kr/2d1lj

[2차 공판] 흔들리지 않는 조성현 대령 "감히 3성 장군에게 내가 왜 그랬겠나" https://omn.kr/2d58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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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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