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단독] 철도공사, 尹 정부 철도 정책 반대했다고 직원 175명 대량 징계

사실관계 틀린 징계사유서도…노조 "12월 총파업 앞두고 분위기 조성용"

최용락 기자/박정연 기자 | 기사입력 2024.11.15. 05:01:44

​

한국철도공사가 '수서행 KTX 운행', '쪼개기 민영화 반대' 등 정부의 철도 정책에 반하는 요구사항을 담은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 170여 명에게 징계 처분을 내린 사실이 확인됐다. 파업 당시 노조 집행위원이 아니었던 일반 조합원을 집행위원으로 지목해 징계한 사례도 있었다.

​

파업이 끝나고 1년이 넘은 시점에서 무더기 징계가 이뤄진 배경과 관련해선 철도노조의 12월 파업을 앞두고 사측이 압박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프레시안>의 취재를 종합하면, 철도공사는 2023년 9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 조합원 175명에게 파업 1년 2개월 만인 지난 8일 징계처분 사유서를 보냈다. 징계 내역은 △정직 8명, △감봉 43명, △견책 124명 등이다.

​

징계를 받은 조합원 중에는 파업 당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위원회에 속해 쟁대위의 모든 사업을 총괄, 투쟁상황을 점검·통제했다"는 내용의 감봉 처분 징계사유서를 받아든 이도 있었다.

​

앞서 철도노조는 노조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열어 조합원 64.4%의 동의를 얻은 뒤 지난해 9월 14일~18일 파업을 진행했다. 요구사항은 △수서행 KTX 운행, △직무급제 도입 철회, △4조 2교대제 시행, △임금인상 △시설유지·보수 업무 이관 등 쪼개기 민영화 중단 등이었다

​

철도공사는 그 중 수서행 KTX 운행, 민영화 중단 등이 노조법상 노사교섭 사항인 '노동조건'이 아닌 '정부정책'에 관한 요구라는 이유로 2023년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를 기획·주도·선동하는 행위 등을 했다는 점을 징계사유로 삼았다.

​

철도노조 관계자는 그러나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작년 파업 당시 국토부도, 철도공사도 '이번 파업이 불법이니까 파업을 하면 안 된다'고 공표한 적이 없다"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토부 철도국장도 '(2023년 철도노조 파업을) 명확하게 불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철도공사 등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과 박지홍 전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간 질의. ⓒ국회 회의록 갈무리.

철도공사가 정부정책 관련 요구를 문제 삼은 데 대해 그는 "당시 파업은 임금교섭 과정에서 이뤄졌고, 노사가 수서행 KTX 투입 문제를 논의하고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기로 합의까지 했는데 뜬금없이 징계를 했다"며 "수서행 KTX 투입은 국토부가 수서-부산 SR 노선을 11% 축소하겠다고 해 시민 불편을 해소하려 한 요구였다. 민영화 중단은 주된 쟁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

그는 "파업이 끝나고 1년 넘게 지나 징계하는 경우도 처음 본다"며 "12월 초 파업을 할 계획인데, 그걸 앞두고 분위기 조성용으로 징계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이어 "징계와 관련해서는 이후 여러 절차와 과정을 통해 다투겠다"고 밝혔다.

철도공사 측은 이번 징계가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프레시안>의 질문에 "징계가 진행 중이라 입장을 밝히기가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

한편, 철도공사는 지난 4월 29일에도 철도노조 조합원 5명에게 정직, 6명에게 감봉, 6명에게 견책 징계를 했다. 철도노조가 2023년 파업을 2주일 여 앞둔 8월 14일~9월 2일 진행한 준법 운행 투쟁 과정에서 차량 정비 대체인력 투입을 막고 정시운행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징계 사유로 제시했다. 철도공사가 파업이 아닌 태업을 이유로 징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

철도노조는 이에 대해 지난 5월 2일 성명에서 "작년 철도 노동자의 투쟁은 사측 스스로 정한 작업 규정을 좀 더 정확히 지키는 준법 운행에 불과했다"며 "억지 징계"라고 주장했다. 이어 준법 운행 투쟁 당시 사측이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정시 운행 명령을 남발하는 등 규정을 무시한 위험천만한 행위를 했다"며 "징계의 칼날은 작업 규정을 지킨 조합원이 아닌 사측을 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전국철도노동조합 대전지방본부가 지난해 9월 14일 대전역 동광장에 모여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최용락 기자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