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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2/18
    1번가의 기적
    피에로
  2. 2007/02/10
    기껏해야(2)
    피에로
  3. 2007/02/10
    '영화'는 '체력'이다.(3)
    피에로
  4. 2007/02/07
    2007 KNUA FILM FESTIVAL 'new cut
    피에로
  5. 2007/02/05
    그놈 목소리
    피에로
  6. 2007/02/03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노동석 감독 인터뷰(2)
    피에로

1번가의 기적

<1번가의 기적>

감독 : 윤제균, 출연 : 임창정, 하지원, 주현, 박창익, 박유선, 이훈 등

 

박창익과 박유선이라는 위 사진 속의 두 아역 배우들이 이 영화를 살렸다. 단점을 이야기하자면 끊임없이 많지만 이 영화는 유치함과 대중성의 그 위험한 선위에서 간신히 대중성을 띈 '감동', '휴먼' '코미디' '드라마'라는 장르영화의 면모를 갖추었다. 이 영화에서는 아래의 '뻔한' 공식이 성립하는 가운데 스토리가 전개된다. 따라서 누구나 극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철거촌, 어린이들, 가족애, 사랑, 꿈 = 순수

용역깡패, 재개발, 돈, 출세지향주의 = 침략자

 

정확한 대립구도가 존재한다. 순수를 지키는 사람들은 하지원, 주현, 정두홍, 아이들을 비롯한 30여가구의 '1번가' 마을 사람들. 그리고 조폭으로서 철거촌 마을 사람들을 내쫓으려고 들어왔지만 결국 이 마을의 순수함에 동화되어 함께 그것을 지키게 되는 임창정.

한편 깡패들, 재개발 계획, 돈, 출세지향주의, 그리고 덤으로 다단계 피라미드까지. 이런 것들을 세상의 순수함을 침범하고 파괴하려든다. 마치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의 눈물을 짜내는 그 무지막지한 크레인, 굴삭기의 굉음처럼말이다.

이런저런 흠들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살 수 있었던건 여러가지 '재료'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때로 감독의 욕심이 지나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보일 정도다. 보여주고 싶은게 정말 많은듯, 전체 흐름에 비해 사변적이고 별 도움안되는 장면들도 몇몇 있었다. 그치만 그게 영화를 망치진 않았으니 다행이다.

 

굳이 리얼리즘 영화가 아니라 상업성짙은 휴먼드라마 이더라도 마지막 장면은 빼도 괜찮지 않았을까? 갑작스런 해피엔딩이 눈에 심하게 거슬렸다. 날고싶었던 꼬마아이가 철거 깡패들의 발길질과 굴삭기에 의해 파괴되는 잔해들 위로 날아가는 판타지 씬을 끝으로 영화가 끝났다면 더 좋았을껄. '설정된 그 후 이야기'는 완전 흠이다. 지금이라도 편집해서 틀면 훨씬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p.s.

마땅히 극장에서 볼 영화가 없었다. 요즘 상업영화 개봉작 대열엔 왜 이렇게 코미디 영화뿐인지...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의 선택지를 이런 방식으로 제한하는 한국영화판이 맘에 안든다. 코미디 영화를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지나치게 코미디영화 일색이니 가끔 오히려 질릴 뿐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전체 한국영화 제작능력도 추락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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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야

내가 영화판 오야지들과 비호감 마초들의 마초적 쓰레기 농담고 군대문화를 이야기하며,

"이래갖고 예술 언제하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고 멘트 띄워줄때,

웃어주는 센스!!

가 있는 분들은 우리편 찜!

마초 농담하는 사람들은 예술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감수성으로 어디 상상력이 생기겠어?

기껏해야 쓰레기 삼류 코미디영화 만드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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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체력'이다.

오늘의 하루.

어제밤에 새벽까지 촬영하고 새벽3시반쯤 집에 도착.

정오 기상,
아점,
음악 듣다가,
필름2.0 읽다가,
17시 학교,
1시간반동안 세트장에 조명 치고,
19시반 밥,
20시반 몰래 매트리스에서 잠,
(그동안 촬영계속되고)
23시반에 누가 깨움;;;
스쿠터타고 집 도착.
내일은 아침7시까지 학교로...

 

 

영화는 혁명적 도구라기보다는...

영화는 그냥 '체력'이다.

요즘 너~~~무 피곤하다. 헬쓰장 다닐까, 등산다닐까...

체력이 있어야 뭘 찍든지말든지 하지...

 

 

과 선배가 말해주길 우리 과에는 꼴마초부터 패미니스트까지,

보수주의자부터 좌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꼴마초부터 꼴마초까지, 보수주의자부터 보수주의자까지 있었는데,

새 학교는 다양하니까 좋다.

근데 페미니스트와 꼴마초는 어떻게 서로 같이 4년을 지낼까?

선배의 대답.

"서로 피해다니지."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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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KNUA FILM FESTIVAL 'new cut

저희 과 영화제를 한다고 합니다. 관람비 무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영화제 'new cut'

http://www.knuafilm.com

 

1. 명칭   2007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영화제
KNUA FILM FESTIVAL
2. 주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영화제 준비위원회
3. 시기   2007년 2월 8일 목요일 - 2007년 2월 13일 화요일 (6일간)
4. 장소   필름포럼 (구 허리우드)
   

5. 내용
 
상영작 총 78편
예술사 재학생 작품 / 전문사 재학생 작품
예술사 졸업생 작품 (2회 상영) / 전문사 졸업생 작품 (2회 상영)

6. 영상원 영화과
 
현대적 테크놀러지에 바탕을 둔 영상매체를 이용한 새로운 영상작품을 창의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우수한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국내 최초의 국립영상학교인 영상원은 학부과정인 예술사와 대학원과정인 예술전문사로 이루어져 있다.
영상원은 실습위주의 교과과정과 더불어 영상작품에 대한 비평적 분석의 이론교육을 병행함으로써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영상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배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는 전 문화부 장관인 이창동 감독(“오아시스” 연출 등)을 비롯해 박광수 감독(“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연출 등), 박종원 감독(“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연출 등), 김형구 촬영감독(“살인의 추억” 촬영 등), 박현철 촬영감독(“2009 로스트메모리즈” 촬영 등), 김성수 감독(“무사” 연출 등) 등 한국영화계와 문화계를 이끄는 인물들을 교수로 모시고 있으며, 그 동안 졸업했던 선배들로는 “일단 뛰어” 조의석 감독, “...ing”의 이언희 감독, “질투는 나의 힘”의 박찬옥 감독, “여고괴담3”의 윤재연 감독,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 “빙우”의 김은숙 감독, “신부수업”의 허인무 감독 등이 있었으며 이들은 새로운 수혈을 필요로 하는 한국영화산업에 젊은 영화인 공급원으로써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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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 목소리

 

<그놈 목소리>

 

평론가 강유정의 정의가 옳다. <그놈 목소리>는 '팩션'보다는 하나의 '르포'에 가깝다. 영화를 보는 내내 폐쇄공포증 비슷한 공포감을 느꼈고, 이것이 영화라기보다는 '현실'이라는 느낌 속에서 영화를 보았다. 감독의 실험은 그런 점에서 유의미하다. 박진표 감독은 이 이야기를 관객들이 현실로 보아주기를 바랬고, 이 영화가 "범인을 잡는 순간 끝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영화적으로 굉장히 뜻밖이고 당황스러움을 느끼게 할만한 극의 전개는 '실험'으로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일상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책임하다. 영화 <그놈 목소리>에는 그 무관심한 감정의 깊은 곳을 찌르는 무언가가 있다. 가슴 한쪽이 따가워 부채감을 느끼거나, 아니면 설경구나 김남주의 무언가에 동화되어 비슷한 감정을 느껴 무지막지한 답답함 또는 슬픔을 느끼거나...

 

그리고 무엇보다 설경구와 김남주 두 배우의 열연에 경의를 표한다. 김남주라는 배우를 다시 평가하게 되었다. 영화가 개봉한 지금도 그녀의 가슴팍엔 시퍼런 멍이 들어있다고 한다. 가슴이 터질듯한 상우 엄마의 심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씬에서 가슴팍을 주먹으로 치는 씬에서 너무 세게 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든 것들, 이야기들이 '어쩄건' 영화 마케팅의 한 효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한가지만큼은 확실한 영화이다. 그점만큼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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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노동석 감독 인터뷰

나의 역사에서 길어올린 청춘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노동석 감독
2006.02.28 / 허지웅 기자 

<마이 제너레이션>을 통해 신용자본사회의 허상과 그 안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무기력함을 그렸던 노동석 감독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돌아온다. 현재 촬영에 한창인 노동석 감독을 만났다.

새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간략히 설명해달라.
종대(유아인)와 기수(김병석)라는 형제보다 더 절친한 두 친구를 축으로 하는 청춘영화다. 여기에 김 사장(최재성)이라는 권력을 가진 인물이 등장해 종대를 유혹하는데, 그는 부정적 의미의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두 젊은이가 아무도 돌보지 않는 현실 속에서 희망을 현실로 바꿔보려 발버둥치지만 역시 녹록지 않다. 비극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젊음이라는 주제 자체가 그러하듯 기본적으로 희망을 논하는 영화다.

촬영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10회 차까지 찍었고, 전체적으로 보면 40%가량 진행됐다. 총 29회 차 계획했던 것이라 앞으로는 좀 설렁설렁해도 욕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웃음) 계획대로라면 가을쯤 개봉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 제너레이션>에 이어 두 번째 청춘영화를 연출하면서 달라지는 것이 있나?
나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으니까, 내 자신을 영화 속에 위치시키는 지점들, 대상을 바라보는 시점의 위치가 변화되는 것 같다. 전작에서 내가 주인공의 입장에서 극을 구성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윗세대, 그러니까 극중 기수의 입장에서 만들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내가 80년대 이후 세대들에 대해 이렇게 몰랐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현장에서 새롭게 재구성되는 요소들이 매우 많았다. 만약 한 편을 더 찍는다면 시간의 흐름만큼 내 자신을 위치시키는 지점이 달라질 것 같고, 인물들을 바라보는 눈높이 역시 또 그만큼 달라질 것이다.

시나리오가 참 좋다. 일상적인 청춘영화의 틀을 따라가는 듯 싶다가 기대를 배반하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최초 시나리오는 <마이 제너레이션> 후반작업하면서 썼는데 거의 날림으로 작업한 것이라 주위에서 욕을 많이 들었다. 내가 봐도 무슨 예전 홍콩영화 짝퉁 같았다. 반성을 하고 대대적인 개보수를 해 완성한 것이다.

철저하게 인물 중심으로 진행되는 영화 속성상 캐스팅 과정이 고민스러웠을 것 같다.
캐스팅을 생각하면 입가에 웃음부터 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캐스팅이다. 배우 오디션 때 유아인을 만난 그 처음 5분을 잊을 수 없다. 다른 배우들에게 종대 캐릭터에 대해 물어보면 보통 '어떤 옷을 입을 것 같고 무슨 머리 스타일에 이런 성격일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아인이는 창 밖을 한참 바라보더니 살짝 울컥하면서 “슬프죠” 한 마디를 하는 거다. 그 순간 '종대는 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기수 역의 김병석은 <마이 제너레이션>에 이어 다시 주연을 맡았다. 그는 내가 단편 작업할 때 스탭으로 도와주다 연기를 시작한 사람이다. 늘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갈 친구라고 생각한다.

앞의 두 배우가 노동석의 영화에 납득할 만한 캐스팅이라면, 최재성의 경우는 의외다.
김 사장 역을 가지고 적임자를 찾을 수 없어 굉장히 고민했다. 김 사장과 종대가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는 캐릭터라는 것이 중요했다. 김 사장은 어떤 의미에서 종대의 성장한 모습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착안해 최재성 선배를 떠올렸다. 종대 역의 유아인이 <반올림>을 통해 인기를 얻은 청춘 스타라면, 최 선배는 그 나이에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린 청춘 스타 아니었나. 이 두 배우 사이에서 어떤 아이러니컬한 공통점을 느꼈다. 영화 찍으면서 최 선배에게 한국의 존 트라볼타로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웃음) 마치 <펄프픽션>으로 재기에 성공한 존 트라볼타처럼 말이다.

촬영 중에 어려운 점은 없나?
이렇게 큰 식구를 데리고 영화를 만드는 것은 처음인데, 스탭들이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해주고 노력을 하기 때문에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촬영 중이다. 배우 황정민씨가 한 시상식에서 배우는 스탭들이 차려놓은 밥상을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고 하던데, 나도 딱 그 짝이다. 아, 한 가지 큰 애로사항이 있다. 이건 정말 꼭 써줬으면 좋겠는데, 촬영감독님이 하루 2갑 반의 담배를 피워대는 바람에 5년 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서로 대화를 하려면 내가 담배를 안 필 수 있나. 이렇게 우회적으로 압력을 가하면 담배를 좀 줄여주지 않을까 싶다.(웃음)

제목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다. 동명의 영화에 등장하는 클라이드도 종대처럼 성 불구자다. 어떤 연관성을 염두에 둔 것인가?
아서 펜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그 시대 미국영화들의 정서를 사랑한다. 왠지 모를 반란의 기운이랄까, 기성세대들에 대한 분노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내 영화의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내 주위 친구들에게서 역할 모델을 따온 것이다. 청춘영화라는 것이 어찌 보면 전형적인 것이고 이것이 힘을 받으려면 동시대적인 지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것을 내 자신과 주위 사람들의 역사에서 가져온다.

처음에는 상당히 암울하고 정적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작과 달리 인물들이 상당히 역동적이다. 주인공들은 더 이상 무기력하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다.
영화사에서 시켜서 그렇다.(웃음) 전작과는 다른 느낌으로 가보자는 생각도 있었고. 실제 촬영하면서 시나리오보다 더 격정적인 느낌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전작이 영화적인 형식미를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면 이번 작품은 그 반대 지점에 위치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카메라 움직임부터 음악, 미술 등의 요소를 아끼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기수와 종대는 혈연이 아닌데 실제 형제 이상의 유대관계를 유지한다. 반면 기수와 영수는 실제 형제인데 둘 사이 관계는 뭔가 어그러져 있다. 당신의 영화를 보면 늘 가족의 기능이 제한적이거나 아예 부재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결정하는 데 핏줄이 그리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를 만들면서 내 시점이 주로 기수 쪽에 놓이다보니 좀 더 윗세대인 영수에 대해서는 비관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아무래도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이 투영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멀쩡하게 살기가 왜 이리 힘드냐”처럼 현실에 대한 발언으로 느껴지는 대사가 많아졌다.
영화를 현실에서 무슨 발언을 하려고 만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아무리 안 그러려고 해도 동시대의 젊은이들이 공유하는 섬세한 느낌들, 바로 이곳, 바로 이 시간의 느낌을 담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맥락이 섞여들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그런 것들이 가장 많이 힘들고 고민하는 지점이다. 자칫하면 잘못 해석될 수도 있고, 또 실제 당사자들에게 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카메라를 어디에 둬야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전 청춘영화들 보다 보면 대상을 착취한다는 느낌, 볼거리로 전시한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들을 경계하려 한다. 또 워낙 강하고 다양한 볼거리가 많은 영화다 보니 소재주의의 함정에 빠지는 것 또한 조심하려 하고.

그간의 영화들을 돌아보면 대부분 사회적인 맥락과 상당히 맞닿아 있으면서 비판적인 시각, 특히 윗세대들에 대한 분노를 견지하는 경향이 짙다.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인데.
아까도 말했듯이 내 영화는 모두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나 정서가 일관되게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영화는 현실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거듭 깨달았다. 촬영을 할 때마다 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꼭 닮거나 더 비극적인 실제 군상들을 수시로 마주친다. <마이 제너레이션>에서 여 주인공이 카드로 금을 구매하는 방식의 대출수법도 사실 매우 너그러운 것이다. 현실은 그보다 훨씬 냉혹하고 잔인하다.

마지막 즈음해서 등장하는 안마 시술소에서의 사건들은 전작들을 고려할 때 매우 의외다. 하드보일드 누아르에서나 등장할 듯한 이 장면은 <택시 드라이버>를 떠올리게 한다.
안마 시술소를 섭외하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폐업 직전의 시술소를 간신히 섭외하고 마지막 부분을 몽땅 몰아서 찍어버렸다. 그 장면도 그때 이미 찍었는데, 스탭들은 한국영화사에 남을 명장면이라고 하더라.(웃음)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면서 떠올리는 것만큼 하드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관객의 일반적인 정서에 부합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당신은 한국에서 가장 독특한 청춘영화를 만들었고, 또 만들고 있다. 젊음이라는 주제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나?
내 자신이 아직 젊기도 하거니와, 청춘영화라는 타이틀 그 자체가 좋다. 욕심 같아선 한 편 정도 청춘영화를 더 해서 연작으로 꾸며보고 싶다. 내가 통과해온 젊은 시절이 너무나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내 영화도 어두워 보이지만, 갈수록 더 밝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내 자신도 더 밝아질 수 있지 않을까.

사진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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