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존감을 말아먹은 인간일까, 아니면 내가 느끼는 것이 진실일까.
비가시적 존재가 된다는 것.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내내 생각을 곱씹었다.
나는 안 보이는, 혹은 안 보고 싶은 존재였을까.
혹은 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던 것일까.
왜 나는 그렇게 느꼈을까.
세계에는 비가시적인 것들이 너무나 많다.
어느 공간에 가면 나 역시 비가시적인 존재가 된다.
어느 공간에서는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겠지만.
모든 공간에서 존중받아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배제되고 있는 것은 당신과 내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 적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나를 보아달라고 외치는 것이, 싸우는 것이 필요한 것일까?
그러나 나는 싸울 수 있는 유형의 인간이던가.
한편 나는 모두를 대등하게 대우하는 인간이던가. 그것이 과연 가능한가.
문득 옛 생각을 하였다.
나의 스펙들이 나를 가시적 존재로 만들어주던 순간들.
(물론 그것들은 아직도 나를 따라다닌다. 유령처럼... 실체없이)
나의 자존감은 스펙없이 그 자체로 의미로울 수 있기를 원했고,
그 스펙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존감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인간이었다.
보이지 않는 순간.......들
세수를 하다가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무엇이 기억이 났던 것일까.
조금 전의 생각인데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나는 듣는 이이기보다는 주로 말하는 이에 가까운 것 같다.
그러나 말할 수 없을 때 나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말할 자리를 잃었을 때 나는 그저 블로그에 넋두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궁금하다.
누군가를 비가시적으로 만드는 것은 누구인가.
-오랜만에 혼자 술먹으며 스트레스 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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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대로 의미있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저를 포함해서)
그대로 의미있고 소중하고 중요한것.
나무도 풀들도 하늘도
누가 봐주지 않아도 꽃을 티우고 살아가잖아요.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들의 묵묵함이 가슴 찡한 감동과 용기를 주기도 하구요.
오늘도
회사나오기 싫다고 칭얼거리다가
노란 호박꽃을 보았어요. 어느새 꽃을 피운 호박은 곧 호박이라는 열매를 만들겠죠.
하루도 쉼없이 살고 있는 그 모습을 보고는 아마도 호박은 맨날 놀기만 하면서
일하기 싫다고 칭얼거리는 제가 웃길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다시 힘을 냈어요. ^^
그렇다고 풀처럼 맨날맨날 성실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ㅎㅎ
그냥 누구누구에게 인정받는 삶이란 결국 공허하고 외롭게 만든단 생각이 들었고
저도 종종 그래서 슬퍼지고
그래서 글쓴이가 덜 외로웠으면 해서요.
얍얍!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