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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그러나 이렇게 새롭게 나타난 세계는 갓난아기와 마찬가지로 완성된 자기모습을[1] 갖춘 상태가 아니다. 이 점을 놓치지 않아야 [생성운동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갓 등장하는 것은 다만 그것의 직접적인 존재양식, 달리 표현하면 개념만을[2] 갖춘 것이다. 건물의 기초가 다져졌다고 해서 건물 전체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듯이 전체의 개념을[3] 얻었다고 해서 전체가 다 되었다고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 원하는 것은 떡 버티고 서있는 줄기에 활짝 펼쳐진 나뭇가지와 잎사귀가 무성한 참나무인데, 이렇게 완성된 나무 대신 도토리만 불쑥 내놓고 <참나무 봐라> 하면 누가 만족할 것인가[4]. 이와 마찬가지로 정신세계의 정상인 학문이 등장단계에선 완성된 자기모습을 갖추고 있지 않다. 새로운 정신이 싹트는 터전은 다양한 교양형식이 지속적으로 변하여 폭 넓은 변혁을 이룸으로써 생산된 것이고 정신이 미로와 같은 도정에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때마다] 이것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 이리저리 도전하고[5] 노력한 대가로 얻은 것이다. 새로운 정신의 싹은 정신이 [그전 단계에서] 차례차례 자기모습을 펼쳐나가는 가운데 확장을 거듭하여 마침내 전체를 이룩하고 나서 다시 그 전체를 자신 안으로 움켜쥐어 복귀시킨 것으로서, 말하자면 전체가 다시 단순한 개념으로 생성된 것이다. 이 단순한 개념에 깃들여 있는 전체가 다시 완성된 자기모습으로서의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개념 속의 마디마디로[6] 응집되었던 정신의 갖가지 형태들이 새로운 지평 위에서 [이전 단계에서] 생성된 방향성에 맞춰 발전하면서 새로운 형태를 갖추어 나가야 한다.
[1] 원문
[2] 원문
[3] 원문
[4]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다윗상과 관련하여 한 말은 여기에 대조되겠다. “동상은 내가 끌을 갖다 대기 전에 이미 대리석 블록 내부에 들어있다. 그러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이란 단지 불필요한 돌을 쳐내는 일이다.” 관련 재미있는 사실은 부오나로티가 카톨릭이 이단으로 규정한 “정신의 무리”(“Sprituali”)의 일원이었고, 이 이단은 청교도적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또 재미있는 사실은 부오나로티가 다윗상 조각을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하고 그 진행작업에 관한 것들을 거의 다 파괴함으로써 그의 노고가 얼마나 컸는가 숨겨버린 사실이다.
[5] 원문
[6]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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