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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Nadja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살을 다 드러낸 팔을 내게로 뻗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칼을 한번 더 쓰다듬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순간 그녀의 팔이 내 엉덩이를 감쌌다. 그녀는 남성이 사랑하는 여성이 아니었다. 반면 끝없이 곁에 두고 싶은 여성이었다. 그녀는 원천적인 욕망(das Ursprüngiche des Wollens)과 엇갈리는 사랑의 감정과는(die Zwiespältigkeit der Liebe) 거리가 먼(fremd) 여성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모든 것에 무위로 일관하는(Gleichgültige) 그런 여성은 아니었다. 상처를 받으면 분명 비명을 지를 그런 여성이었다. 물론, 그녀에겐 아무것도 당장 처리해야 하는 시급한 것이 없었고, [내가] 다른 여성을 애무하는 동안 묵묵히 기다렸을 것이지만 말이다. 지금와서 보면 그녀는 수정과 같이 맑은 산의 시냇물속에서 좌우로 사뿐히 흔들리는 풀과 같았다. 정말 그랬다. 지금까지 마주하고 경험했던 모든 사랑의 종류에서 그녀의 만짐은, 비교하자면, 에워싸는 식물의 덩굴(Umrankung einer Pflanze)과 같았다.
아무튼 동물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러기엔 그녀에게 앗아 취하려는 욕심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불감증에 걸려 사랑을 멀리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항상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쩌면 뭔가 좀 뚜렷한 것이 없고, 너무 부드러운, 어쩌면 생식역사에 죽음과 섹스가 등장하기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무척추동물식의 사랑이었지만 말이다. 아름답게 뿌리내린(schön Angewachsene) 그녀와의 사랑은 이러했다. 그녀는 만짐을 통해서, 그리고 만져짐으로써 살아가는 여성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어딘가에 정열적으로 푹 빠지는(hingerissen) 법이 없었다. 왜냐하면 어딘가에 정열적으로 푹 빠진다는 것은 그녀가 뿌리를 내리고 영양소를 섭취하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터전에서 통째로 뽑혀 나오는 것과 같은(wie herausgerissen)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그녀를 그 터전에서 뽑아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러기 전에 이미 모든 이를 그녀의 어렴풋한 사랑에(in das Halb und Halb ihrer Liebe) 초대하여그녀와 유사하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조심스러움으로(Vorsicht), 그리고 그녀 외 다른 사람들 사이엔남아 있지 않아 찾아볼 수 없는, 머리로는 다다를 수 없는(unvordenklich) 아낌과보살핌(Schonen)으로 감염시켰지때문이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와 작별했다.“
(Botho Strauß, die Unbeholfenen(어설픈 사람들), dtv, S. 122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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