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TV의 어느 채널에서 일본 자위대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방송되고 있다.
내용 중에 자위대에 자원한 여러 대학생들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그걸 보고 생각나서 몇 자 적는다.
자원입대한 젊은 청년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국가수호에 이바지하기 위해 입대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것을 보면서 밥풀과 함께 한마디가 새어나왔다.
"아~ 불쌍한 청춘이여."
나와 같은 내용을 보면서,
혹자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군 기피 현상을 비판하며
일본 청년들을 본받아야 한다고 역성을 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방금 내가 뱉은 말을 들으면 아마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군장병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력한 비난의 화살을 던질 것이다.
이에 대비해 우선 한 가지만 분명히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난 군인들 욕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내가 그 젊은이들을 불쌍하게 생각한 것은(사실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그 좋은 머리를 왜 '사람을 죽이는 방법'으로만 사용하려고 하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해서이다.
누구는 침략에 맞서 싸우는 것이 무슨 사람을 죽이는 것이냐며,
적에게 가족이 죽어도 좋다고 따질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조금만 더 머리를 굴려보자.
국가 침략은 누가하는가? 군대 아닌가?
방어만을 주된 임무로 하는 군대는 이 세상에 없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사람 안 죽이는 군대는 이 세상에 있어 본 적이 없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군대를 해체하고 모든 무기를 없애야 한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내가 이상주의자라며 꿈에서 깨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군대 존재의 당위성을 바탕으로 군사력 증대를 주장하는 자들의 논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우리를 둘러싼 적들의 공격에 대비하여
할 수 있는 한 최강의 전투력을 보유해야 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최강의 전투력'
이는 상대적 개념이다. 즉, 우리의 적들과 비교하여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적들도 똑같이 한다.
고로 이러한 군비경쟁은 다람쥐 쳇바퀴돌 듯 영원히 계속된다.
(다람쥐는 지치기라도 하지. 이 놈의 인간들은 지치질 않아.)
결국 군사력 우위에 의한 평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 무기를 없애는 것도 이상(理想)이고, 군비경쟁도 이상이면
인간 삶에 좀 더 이익이 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 아닐까?
밑빠진 독에 물 붓기도 아니고, 쓰나 마나한 국고를 언제까지 쏟아 부어야 하는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이상주의자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난 절대신을 믿고,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는 가톨릭이기 때문이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나와 비슷한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교인이
남을 '이상주의자'라고 비판하는 것이 얼마나 모순된 행위인가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늘나라가 이 세상에 오는 것보다,
군축을 통한 평화 정착이 더 빠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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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007/11/14 0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맞는말이요,,이상주의자의 비애,,특히나 종교인들이 신의나라,극락을 말하는것보다 군대없애자는것이 더 천국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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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2007/11/14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그런 다큐가 있었군요. 저도 한번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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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파 2007/11/15 2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22님> 사실 이상주의자가 아니면 삶의 발전도 없을 것 같아요...늘 안주할 수 없는 것이 이상주의자들의 운명이자 특권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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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파 2007/11/15 2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삼 님> 정확히 어느 코너였는지 모르겠으나, KBS1에서 한 것만은 확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