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얘기다
일주일간의 휴가를 냈다
휴가 마지막날 급한 전화가 와서 부랴부랴 현장으로 나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떤 중요한 국가기관의 건물 옥상에서 대형 플래카드를 내리려고 한단다
장소를 못찾아서 열나게 헤매다가 한 무리의 경찰들이 뛰어가길래 따라 뛰었다
숨이 턱에 차도록 뛰었다
그 중요 건물의 출입구는 폐쇄됐고 십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플래카드를 껴안고
건물 측면에 난 철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전경들이 따라 올라갔다
폭 30센티도 안되는 좁은 철계단에서 노동자들과 경찰들이 얽혀 몸싸움을 한다
허억 허억 숨을 몰아쉬면서 올려다봤다 아 정말 높다
아는 얼굴이 한둘 보인다
플래카드가 슬로우비디오처럼 떨어져 내린다
곧이어 한 노동자가 툭 하고 떨어졌다
눈을 질끈 감았다
그대로 집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껐다
휴가가 끝났다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사무실에 나가지 않았다
어떻게 된거냐고 전화가 왔다
"이제 이 일 그만두겠어요"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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