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도 없이 피곤하고 되는 일도 없고(하는 일이 없으니 되는 일이 없겠지)
늦은 출근을 하다가 본 광경이다
마을버스를 타고 역으로 나가자면 중간에 애완동물가게가 있는 정류장이 있다
한 청년이 그 앞에 쭈그리고 있어 창밖으로 멍하니 보았다
옆에 철가방을 실은 오토바이가 주차돼 있는걸로 봐서 중국집 배달하는 청년인듯한데
쪼그리고 앉아 그 추위에 장갑도 끼지 않고 포개진 짜장면 그릇들을 왼손에 들고 있는걸로 보아 확실하군 하고 생각하는데
오른손으로는 애완동물점 유리창에 검지손가락을 대고 있다
버스 창에 코를 쳐박고 자세히 보니 가게 안쪽에 작은 강아지가 앞발을 들어 유리에 대고 있다
그 젊은이는 유리를 사이에 두고 강아지 앞발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것이었다
버스가 정차한 대략 20초 동안 미동도 않고 그러고 있다
뒷모습이지만 강아지가 귀여워서 어쩔줄 몰라하는 포스가 느껴졌다
순간 마음속에 훈훈한 기운이 쫘악 번지면서 입가에 므흣한 미소가 흘렀다
강아지를 사랑하는 젊은이가 있는 한 세상은 아름다워 ---> 뭐 이런 기분이랄까
짱깨 배달하며 고단할 그 청년의 인생이 주마등처럼(내가 왜) 연상되면서 힘내야 해 하고 맘속으로 불끈했다
뜻하지 않게 감동을 준 당사자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고맙네 젊은이 (나 되게 노인네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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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태그에서 훗하고 웃어버렸다.
앗 달군 방가~
나름도 나름대로 보기와는 달리 훈훈한 면이 있네
호홋~